스톰시어

스톰시어들은 본래 화이트 스카의 라이브러리안으로서, 초고리스 특유의 절제력을 갖춘 사이킥으로 날씨를 다루는 이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너글에게 군단이 넘어간 이후, 군단의 그 누구보다도 무절제한 역병과 곰팡이를 퍼트리는 너글의 사도가 되었습니다.

그 까닭은 치프 라이브러리안이었던 예수게이에게 있습니다. 예수게이는 초고리스에서 사이킥을 사용하기 위한 의식을 치르면서 카오스 신들을 만났습니다. 비록 황제가 나타나 신들을 물리쳤지만, 그 짧은 순간 동안 너글은 예수게이에게 삶의 순환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었고, 예수게이는 거기에 매료되었습니다. 스페이스 마린이 된 예수게이는 카오스와는 거리가 먼 사이킥을 부렸지만, 내면은 점차 너글이 보여준 장면에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헤러시가 터질 때쯤엔 이미 축복을 받지 않았을 뿐 완전한 너글의 사도가 되어 있었지요. 헤러시가 터지고 자가타이가 카오스 신들에게 매료된 그 순간, 예수게이는 사이킥으로 너글이 자신에게 보여주었던 것을 자가타이에게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자가타이는 군단 전체를 너글에게 바쳤고, 너글은 군단 하나를 통째로 자신에게 바친 보상으로 예수게이에게 막대한 축복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예수게이는 그 모든 축복을 자신만 받는 대신 동료 스톰시어들에게 나누어달라고 간청했고, 너글은 흔쾌히 그 말을 들어주었습니다.

어째서 예수게이가 스톰시어들에게 축복을 나누어주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사이커도 한 명보단 여럿이 모여야 더욱 강해진다고 보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자신의 동료들을 챙기는 자애로움이 발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찌됐든, 그 덕에 스톰시어들은 너글의 열렬한 추종자이자 열정 넘치는 연구원들이 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사이킥으로 역병 곰팡이를 연성하고, 효율적으로 역병을 퍼뜨릴 방법을 모색하고 있죠. 이는 연구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스톰시어는 전쟁 중이 아닐 때라도 꾸준히 제국의 행성에 너글의 축복을 내리고, 실험체들을 잡아갑니다. 제국의 방어군들이 반격하려고 준비할 때쯤 이미 화이트 스카는 빠른 속도로 후퇴해 있기 때문에, 이들은 제국에서 가장 위협적인 약탈자들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장에서, 스톰시어들은 가장 위협적인 적으로 활동합니다. 적들에게 역병이 담긴 비와 눈을 내리고, 곰팡이가 실린 바람으로 적들을 휩씁니다. 하늘을 맹독 구름으로 뒤덮어 전투기를 순식간에 너글에게 오염시키기도 하고, 순수한 너글의 힘이 담긴 번개로 땅을 박살내기도 합니다. 이런 공격은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기에 제국군은 스톰시어를 극도로 혐오합니다. 스톰시어가 모이면 모일수록 날씨-역병은 더욱 강해져서, 열댓명의 스톰시어가 행성 전체에 폭우를 내려 데몬 월드를 만들어버린 사례도 있습니다. 물론 손짓 한 번으로 적을 폭스 워커로 만들어버리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건 스톰시어의 방식이 아니기에 위급할 때가 아니면 쓰지 않습니다.      

스톰시어들은 여전히 군단의 현자로서, 칸에게 조언하고 전사들을 다독이는 역할도 겸합니다. 그러나 이는 무척이나 뒤틀린 형제애의 일환으로, 스톰시어는 이러한 활동을 통해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합니다. 아군이 어떻게 되든 말든 자신이 이득을 볼 수 있다면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결국 그렇게 보여준 자애로움도 위선에 불과한 것이지요. 이건 모든 화이트 스카가 마찬가지지만, 스톰시어는 연구원으로서 학구열을 지니고 있다보니 더욱 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