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그 마린

플레이그 마린이란 명칭은 엄밀히 말하면 너글에게 축복받은 마린을 전부 일컫지만, 보통 플레이그 마린이라고 하면 화이트 스카의 계급이 낮은 보병들을 칭합니다. 화이트 스카는 기본적으로 젯바이크를 타고 적들과 짜릿한 기병전을 벌이기를 원하지만, 모두가 젯바이크에 탑승할 수는 없습니다. 카오스의 보급이 원활하지 않아진 지금 더더욱 그렇죠. 때문에 젯바이크를 하사받지 못할 만큼 계급이 낮은 화이트 스카는 보병이 됩니다. 이러한 하급 보병들은 이렇다할 특징이 부족하기 때문에 플레이그 마린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것이지요.

느릿느릿한 너글의 악마들과 대조적이게도, 플레이그 마린들은 특유의 속도를 잃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그들의 검은 제국의 검술학교 석학들도 따라가지 못할 만큼 빠르고, 발은 제국의 그 어떤 스페이스 마린보다도 빠르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플레이그 마린의 역할은 너글의 악마들 및 드레드노트, 페스트 케식들과 방진을 이루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에 비해 발이 빠르더라도 기본적으로는 늘 그들에게 맞춰 느리게 움직입니다. 이들이 본래의 속도를 되찾는 것은 방진에 붙었던 적들이 패주할 때로, 플레이그 마린들은 최대한 공을 세워 높은 반열에 오르길 바라기에 패잔병들을 최대한 뒤쫓습니다. 물론, 기병대와 보병들에 둘러싸인 적들이 도주라는 것을 시도해볼 수 있을 때의 이야기지만요.

자애로운 너글의 품에 들어왔지만, 화이트 스카 특유의 야만성은 여전합니다. 상투머리를 튼 채 적들의 머리를 잘라 전리품으로 들고다니거나 수류탄으로 씁니다.(물론 그렇다고 이 머리가 죽은 것은 아닙니다! 살아서 비명을 지르죠. 아버지 너글은 사람을 함부로 죽이지 않으시니까요.) 군단의 고위층들은 너글의 눈에 들기 위해 역병을 퍼트리는 것을 목표로 삼지만, 이들은 당장 군단 내에서 승진해야 하므로 전장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을 우선시합니다. 적들을 최대한 많이 죽이고, 선두에 서서 다른 이들이 죽어갈 때 홀로 살아남길 바랍니다.

플레이그 마린들은 끈끈한 형제애를 지니고 대열을 유지하지만, 카오스는 본질적으로 인간을 편협하고 이기적으로 만들고, 화이트 스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닙니다. 형제애는 승진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리는 것에 불과합니다. 내면은 언제나 남의 공을 빼앗고 자신의 이득을 많이 챙기려는 마음으로 가득합니다. 경쟁자의 등에 칼을 꽂는 것은 물론이고, 가장 살육을 많이 한 형제를 죽이고 갑옷을 뺏어입어 위장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칸들도 플레이그 마린들이 어떤 수단을 썼는지 알고는 있지만,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들도 어릴 적에는 그런 방법을 썼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