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봤는지 말해다오.+

“이미 아실 것입니다.”

생귀니우스가 답한다.

+이것 말이더냐?+

생귀니우스는 열기를 품은 악몽의 상이 머리를 스친 순간 표정을 일그러뜨린다.

“아닙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붕어를 본 적은 없습니다. 아버지께서 쓰러지는 것 또한 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그러한 이단의 환상을 바꾸기 위해 온 것이 아닙니다.”

천사가 눈을 깜빡인다. 아주 작은 말이지만, 충분했다. 아니, 전혀 아니었다.

“저는 호루스의 손에서 다른 죽음을 예견했습니다.”

천사의 목소리는 거의 속삭임이 된다.

“이미 오랜 시일 동안 보아 온 환상입니다. 그 예언이 저에게 다가올 때마다, 모든 단계를, 모든 변형을, 모든 가능한 판본을 봅니다. 그것을 피하고, 그 진실을 거부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미 여러 번 그 예언을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가능한 경우의 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시그너스도 아니었고, 울트라마도 아니었습니다. 고르곤 관문 역시 아니었고, 영원의 문 또한 아니었습니다. 가능성은 유한하고, 이제 단 하나의 가능성이 남았습니다. 지금이어야 합니다. 지금이 바로 종말이어야 하고, 복수하는 영혼이어야만 합니다.”

+네 죽음을 이르더냐?+

생귀니우스가 말을 멈춘다. 그리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것이 성취됨을 보고 싶은 것이더냐?+

“아니오, 아버지. 제가 가서 보고자 하는 것은 마지막으로 그 진실이 거부되는 순간일 뿐입니다.”

“너무 큰 위험입니다.”

카이칼투스가 말한다.

“안 되네, 프로콘술. 결코 안 돼!”

생귀니우스가 선언한다.

“그 대안이 더 큰 위험일 뿐이란 말일세!”

생귀니우스는 꿰뚫을듯한 눈빛으로 부황을 응시한다.

“만약 제가 루퍼칼의 손에 죽음을 맞는 것이 이미 정해진 길이라면, 결코 아버지를 홀로 보내드릴 수 없습니다. 호루스가 결국 살아남아, 저를 잡으러 오게 될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모르시겠습니까? 제가 만약 남는다면, 호루스는 살게 됩니다. 그리고 호루스가 살아남는다면, 아버지께서 실패하신다는 뜻이겠지요.”

+생귀니우스-+

“그 마지막 경우의 수와 맞서야만 합니다. 맞설 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다른 가능성은 결코 허용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너무도 큰 대가가 치러져야 합니다.”

“그래서 기꺼이 파멸을 향해 가실 생각입니까? 스스로를 희생하여-”

은멤보가 묻는다.

“아닐세.”

그 어느 때보다 확신에 찬 목소리다. 생귀니우스가 그의 아버지와 이리도 닮은 순간은 처음이었다.

“그 운명을 거부할 것입니다. 맞설 것입니다. 지금까지 매번 운명을 바꾸어 냈듯이, 운명을 바꿀 것입니다. 아버지, 해야만 할 일이라면, 제가 호루스를 직접 죽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 경우의 수는 단 하나로 줄어들었습니다. 그 경우의 수가 다시 늘어나고 회복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 호루스가 있는 미래를 절대 용인할 수 없습니다.”

상처 입은 생귀니우스의 합류를 거부한 황제. 그리고 그 뜻을 되돌리고자 하는 생귀니우스.

저 경우의 수란 표현은 나중에 본편에서 바꿀 생각.

결국 그가 호루스의 손에 죽을 운명이기에, 만약 자신이 합류하지 않는다면 황제가 패하게 된다는 예지로 이어짐을 역설하는 것.

그저 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