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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The Emperor's Gift, 백마 탄 회색 기사 -4-

리만러스(222.110) 2023.05.28 17:25:40
조회 414 추천 13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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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음에 맞서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다. 노화 방지 시술은 웬만한 부자와 인맥이 아니라면 구경조차 하기 힘들 테니까. 하지만 나태함은 부자부터 거지까지 누구든 극복해낼 수 있다. 저 타락한 몸뚱아리는 그만큼 나약한 정신 상태를 가지고 있다는 증거였다.


"자, 아가씨-"


"내 이름은 이단심문관 야를스도티르라는 점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아니카가 말을 자르며 쏘아붙였다. 수행 시종들이 더 크게 웃었다. 섭정이 여전히 미소를 풀지 않은 채 정정했다.


"알겠소. 야를스도티르 이단심문관."


그는 자신의 비웃음이 얼마나 그녀의 화를 돋우는지 잘 알고 있었다. 굳이 그의 마음 속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대의 도착 소식에 우리가 지나치게 흥분했나 보오. 우리 행성을 둘러본 경험은 어땠소? 추수기는 황제폐하께 바치는 최고의 시즌이라고 할 수 있지요. 말해 보오. 이단심문관. 우리 도시의 종교 구역에서 들려오는 찬송가 합창 소리를 들어봤겠지. 영혼까지 편안해지는 소리 아니었소?"


"내가 여기에 온 이유는 단 하나, 이단심문관 켈만에게서 아스토패스 메세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아니카는 말을 끝마치면서 천천히, 하지만 신중하게 몸을 틀어 접견실의 전부를 볼 수 있도록 자세를 잡았다.


"나는 신성하시며 전능하신 황제 폐하, 영원불멸하시는 그 분의 종복인 성스러운 이단심문소를 대표하여 왔습니다."


더 큰 웃음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는 섭정마저 웃음을 참으려는 듯 턱 끝이 살짝 떨렸다. 그의 마음을 읽지 않아 나는 그 자가 그러는 척 연기하는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일이 잘 돌아가고 있다고 믿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우리는 여러분들을 이 접견실까지 안내했소. 그런데도 문제가 있다고 믿는 것이오?"


그의 끈적한 목소리를 듣자 나도 모르게 그가 아까 연설장에서 대중들에게 했었던 그 장대한 연설을 기억해냈다. 그의 외형은 확실히 볼품없었지만, 적어도 그의 연설 실력만큼은 인정할 만 했다.


"그만하면 됐습니다. 섭정."


아니카는 여전히 무기로 손을 뻗지 않은 채 몸만 돌려 섭정을 바라보았다.


"나는 이 행성을 당신과 같은 운명에 처하게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제 자신의 죄를 인정하시오. 그럼 적어도 자비롭게 죽여드리겠습니다. 당신의 부하들은 따로 구금되어 심문을 받을 것이고, 반역 혐의가 없다고 인정되면 자연스레 석방될 것입니다."


이제 섭정은 더 이상 웃고 있지 않았다. 그의 시종들은 자기들끼리 속삭이거나 코웃음을 쳤지만, 아까와 같은 웃음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만약 내가 그 명령에 불복종한다면 어찌할 것이오?"


그 말에 아니카가 펜리스인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이빨 사이로 거친 숨을 내쉬었다.


"저항하고 싶다면 저항해도 좋습니다. 다만 그렇게 되면 살아서 이 방을 나갈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되겠지요. 어느 쪽이든, Cheth 행성의 현 정권은 이번 태양이 추락하기 전에 끝날 겁니다."


'태양이 추락한다', 내 기억이 맞다면 저건 펜리스인들의 관용어다. 아니카는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나면 항상 자기 고향의 표현을 쓰고는 했다. 분노한 상태로 보건데 아마 조금 있으면 으르렁거리기 시작할 것이다.


"이단심문관 아가씨, 아마도 뭔가 단단히 오해를 한 모양이구려."


그가 조용히 말했다. 그의 입 속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사태를 진정시킬 군정 총독이 곧 도착할 것이다. 당신의 그...야만적이고 이단적인 집회는 역사 속에도 남지 않게 되겠지."


그녀는 씹어 뱉듯 말했다. 그때 섭정의 몸이 커졌다. 커지고 또 커져 마치 부풀어 오르는 것 같았다. 그의 피부 속 혈관이 마치 벽에 부딪치는 채찍 마냥 이리저리 뒤틀리는 것이 보였다. 한때 섭정이었던, 혹은 인간이었던 생물은 이제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것으로 변이되었다. 아니카는 급히 뒤로 물러나 단 한 마디만을 내뱉었다. 그녀가 조용히 속삭인 단어는 이름이었다. 나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내 정신을 울렸다.



+히페리온!+






부르면 나타나는 나는야 그레이나이트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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