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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The Emperor's Gift, 백마 탄 회색 기사 -5-

리만러스(222.110) 2023.06.03 17:11:04
조회 393 추천 11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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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정의 궁정으로부터 약 1천 킬로미터 위에서 대기하고 있던 나는 눈을 뜨고 형제들을 바라보았다.


"지금이다."


그러자 교전 사이렌이 울리며 방의 조명이 붉은 색으로 바뀌었다. 로브를 깊게 뒤집어쓴 테크 아뎁트들이 방의 가장자리에서 기계들을 조정했다.


"15초."


테크 프리스트 한명이 감정이 결여된 목소리로 텔레포팅 카운트 다운을 보고했다. 모두는 나와 같은 모습이었다. 우리는 동시에 무기를 들었다.


+다들 준비됐나?+


갈레오가 마음속으로 우리게에 텔레파시를 보냈다. 하얀 증기가 피워 오르기 시작하며 우리를 에워쌌다.


"10초."


언제나 그렇듯, 두메니돈이 우리를 대표하여 답했다.


+말카도르 경과 황제폐하를 위하여+


"5초."


잠시 뒤, 테크 프리스트가 카운트 다운을 끝냈다.


"머신 스피릿이 노래하기 시작하노니, 텔레포팅을 시작-"


시야와 감각이 흐려졌다. 몰아치는 소음과 형형색색의 빛무리가 우리의 눈과 귀를 강타했다. 곧 이어 허무(無)의 파도가 불쾌한 감각의 물결과 섞여 밀려왔다. 그 모든 것들은 손으로 움켜잡거나 다리로 휘감을 수 있을 만큼 실체가 있었다. 내가 정신을 집중하여 몸의 감각을 되찾기도 전에 우리는-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 지정된 장소에 도착해 있었다. 우리 5명은 원형으로 모여있던 모습 그대로 섭정의 옥좌실에 텔레포트 되어 있었다. 우리의 무기는 여전히 전투준비가 끝난 상황이었다.


손목 장갑에 부착된 5 개의 스톰 볼터가 끔직하게 변이한 Cheth 행성의 섭정을 겨누고 있었다. 그가 입고 있던 화려한 비단 로브는 갈기갈기 찢어져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었다. 우리가 텔레포팅하면서 생긴 소닉 붐이 옥좌실을 수놓고 있던 30개의 스테인글라스 창문을 모두 박살내버렸고, 그 사이로 햇빛이 옥좌실을 비추고 있었다.


텔레포팅으로 인해 생긴 하얀 연기가 진홍빛 옥좌실을 물들였고 천장으로 회오리쳐 올랐다. 항상 생각하지만 저 연기는 도통 사라질 줄을 모른다. 지금만 해도 열심히 광을 낸 우리 갑옷을 하얗게 덧칠하고 있었다.


섭정은 우리의 등장에 제대로 놀란 듯 보였다. 그의 눈에선 피가 흘렀고 근육은 꽉 조였으며 살결은 붉게 달아올랐다. 이미 인간이라고 보기 힘들었으나 우리로 인해 생긴 공포가 변이를 멈춘 것 같았다. 갈레오가 한때 섭정이었던 흉물에게 텔레파시를 보냈다. 그의 싸이킥 심판은 내가 이를 꽉 깨물어야 할 정도로 무거웠고, 강력했다.


+인류의 주인이신 황제 폐하의 이름으로, 그대에게 디아볼루스 트레이토리스(Diabolus Traitoris)를 선고하는 바이다. 그대에게는 처형만이 남아있으며, 지금 즉시 집행될 것이다+


우리는 무기를 손에 쥔 채로 스톰 볼터의 방아쇠를 당겼다. 마치 한 명이 쏜 것처럼 10개의 총구가 동시에 불을 뿜었다. 섭정이 몸이 터져 나가며 우리의 갑옷을 적셨고, 떨어져 나간 고기 조각들이 은색 아머에 달라붙어 더러운 궤적을 남겼다. 부서진 뼛조각들이 우리의 갑옷과 헬멧과 부딪치며 경쾌한 소리를 냈다. 섭정의 견갑 조각은 척추에서 떨어져 나와 옥좌에 걸려 있었다.


+사격 중지+


저스티카의 명령에 우리는 사격을 멈췄으나 총구를 내리지 않았다. 스톰 볼터의 총열에서 증기가 피었고, 매캐한 화약 냄새가 피비린내와 섞여 방을 채웠다. 앞에 남아있는 것이라고는 섭정의 잔해 뿐이었다.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섭정이 있던 곳에서 그림자가 솟구쳤다. 그것은 우리가 서있는 원형의 중앙으로 다가오더니 꿈틀거리며 새로운 육체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두메니돈+


저스티카가 소리쳤다. 두메니돈은 한 조각의 망설임 없이 검을 들었고 우리는 그 칼날에 우리의 감정을 담았다. 혐오, 증오, 역겨움 등, 우리가 제국의 적에게 보이는 감정을 모두 모았다. 두메니돈은 자신의 투명한 분노를 중심으로 그 감정들을 한 겹씩 덧씌웠다. 그럼으로 그의 몸은 우리의 싸이킥 포스를 담는 그릇이 되었고, 우리의 힘이 그의 검날을 타고 흘렀다.


신성한 칼날 위로 싸이킥의 라이트닝이 춤을 추었다. 전부 담기지 못해 폭주하는 싸이킥 전류의 파편이 마치 겨울에 내리는 눈 마냥 나풀거리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 모든 순간, 우리의 도착부터 마무리 일격을 날리려는 지금까지 걸린 시간은 찰나의 순간이라고 불러도 좋았다. 아니카의 심장이 다섯 번 뛸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으니까.


그걸 어떻게 알았느냐고 한다면, 그냥 내가 그녀의 심장 박동을 세었기 때문이라고 해두자. 처형식을 보는 사람 치고는 굉장히 안정된 심장 소리였다.


아직 완전히 실체를 갖지 않아 제대로 보기 힘들었지만, 두메니돈은 문제 없이 그것의 중심을 강하게 꿰뚫었다. 그의 검날이 그림자를 찌르자마자 불길이 일었다. 방금 전 스톰 볼터 사격이 매우 실제적인 사형식이었다면, 지금은 현실에서 보기는커녕 떠올리기도 힘든 비현실적인 처형식이었다.


슬라임같이 꿈틀대던 그림자는 자신의 조각을 우리에게 흩뿌렸지만 부질없는 발악이었다. 그것이 질러대는 비명이 우리의 귓가를 때렸고, 우리의 텔레포팅 충격에서 살아남은 나머니 스테인글라스 창문을 모조리 깨뜨렸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단말마의 비명소리를 남긴 채 Cheth 행성의 섭정 케지드하 11세는 그렇게 자신의 치세를 마감했다. 나는 심문관 야를스도티르를 찾았다. 그녀는 강아지처럼 몸을 납작 엎드린 자세로 옥좌로 올라오는 계단 밑에 서 있었다.


나는 수 백명의 비단 옷을 입은 궁정 수행원들과 시종들이 우리를 노려보는 것을 느꼈다. 50 명의 근위병들도 마찬가지였다. 그 중 누구도 움직이지 않았다. 심지어 눈을 깜빡이는 사람조차 없었다. 하긴, 이건 자신들이 예상하고 기대했던 환영식이 아니었으리라.


"저들의 처분은?"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복스 그릴을 타고 흘러나오는 나의 목소리는 사실 '목소리'라기 보다는 짐승이 으르렁 거리는 소리에 조금 더 가까웠다. 그녀가 한 마디 내뱉었다.


"Skitnah..."


Skitnah, 펜리스어였다. 그녀와 함께 일하며 펜리스어를 배웠던 나는 저 단어의 뜻을 잘 알고 있었다. 더러운, 추악한, 오염된.


우리는 천천히 무기를 들어올렸고, 궁정에 모여있던 이들은 이내 달아나기 시작했다.






싸이킥 파워를 검에 담는 장면은 왠지 모르게 드래곤퀘스트의 라이데인이 생각나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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