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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퍼라이어 - 7장 -

ㅇㅇ(112.169) 2023.07.15 22:16:48
조회 167 추천 10 댓글 2
														

나의 심장은 여전히 전쟁맹인과의 조우로 인해 빠르게 뛰고 있었고, 나는 하트힐 고개 아래의 아랫길을 떠나서 분주한 로프번(Ropeburn) 거리로 들어갔다.

이곳은 낡았지만 잘 정돈된 구역으로, 아파트 건물들이 1층 길거리에 있는 상점과 매점들 위로 마치 잿빛의 절벽 처럼 늘어서 있는 곳이었다.

몇몇 부분에서는 퀸 마브의 오래된 트램 시스템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었다. 

덜컹거리는 황동으로 만든, 철로 된 바퀴에 밝은 색으로 칠해진 나무로 된 외장재로 만들어진 차량들이 

여전히 작동하는 도로 위의 매립된 선로 위를 돌아다니고 있었고, 

근무 교대시간에 출근하는 노동자들과 쇼핑객들과 장을 보러 나온 귀족들의 서비터들을 나르고 있었다.

밤이 되면 차량은 가스 램프로 된 조명이 들어왔고, 덕분에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이것들을 만들었고,

어둠이 깔린 거리를 시끄럽게 돌아다니는 도금된 피난소로 만들어 주었으나, 나는 이것들이 사라져 가는 것들이라는 것을 안다.

한때 트램은 요정의 문(Feygate)까지도 운행했고, 남쪽으로는 일꾼의 문(Toilgate)을 지나서 창고들이 있는 곳 까지 갔었고,

그것들을 모두 지나서 학자의 장소 (Savant Point) 까지 운행했었다.

하지만 철도망은 낡아서 파손되었고, 오직 노선의 일부분만이 사용 가능했으며, 마지막으로 남은 운수 업체들이 운영하고 있었다.

이는 죽어가는 도시에게 남은, 작은 삶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는 거리 바닥의 돌 포장 아래로 반쯤 파뭍히듯 깔린 은빛의 선로를 보았고, 그래서 이곳이 트램이 아직 운영중인 곳임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선로를 돌로 포장된 육신에 뭍혀있는, 서서히 죽어가는 시체에서 마지막으로 살아있는 신경이라고 상상했다.


로프번의 덜컹거리는 트램들이 내게 생명을 생각나게 한다면, 거리의 블록들과 교수대들은 죽음을 떠올리게 한다.

과거에는 로프번의 멋지고도 넓은, 가지치기가 되어 있는 페펜(fepen) 나무들과 철로 된 벤치들이 늘어서 있던 파나소스 대로(Parnassos avenue)는

이 도시의 주된 공개 태형과 처형이 이루어지던 곳이었다.

미끈한 암석으로 된 블록들과, 검은 철로 된 처형대들과 드롭 해치가 장착된 무대들이 세월에 낡았지만 아직도 그곳에는 남아 있었고,

들보들과 기둥들은 여전히 깃대들 처럼 거리 위로 길게 뻗어나가고 있었다.


블랙와즈 상점은 겔더 스트리트에 있었는데, 대로에서 나오자 마자 보이는,

타르 투성이의 나무와 철로 된 볼트로 만들어진 특별히 흉악하게 보이는 처형대가 놓여져 있는 코너 근처에 위치하고 있었다.

한때 폭도와도 같은 군중들은 이곳에 모여 처형을 요구하는 고함을 질렀고, 배반자들과 반역자들의 최후의 유언 소리를 파묻어 버리곤 했었다.

북치는 소년들이 일정한 리듬으로 북을 울리다가 마지막 순간에 쾅 하는 울림과 함께, 교수대의 해치가 쿵 하고 열렸고, 군중들은 함께 숨을 죽였다.


상점에는 창문이 하나 있었고, 밤낮에나 트램의 황금빛 조명처럼 불이 켜져 있었다.

매일 창가에 진열한 상품이 바뀌었는데, 그 누구도 상점의 직원이 창가에 가서 진열장을 세팅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한다.

밤 늦게 누구도 보지 않을 때에 작업을 한다는 말도 있었다. 다른 누군가는 마법을 써서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나는 전자는 그다지 믿지 못하겠는데, 왜냐하면 비교적 조용한 겔더와 같은 거리에서도, 퀸 마브는 밤낮 구분 없이 깨어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순간 밤 늦게, 상점의 창문에 커튼이 드리워진 다음, 몇분 뒤에 커튼이 걷히면서 새로운 장면을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 상상했다.
매우 손이 빠르고 독창적인 무대 예술 처럼, 마치 연극 극장에서 살아 숨쉬는 예술 작품을 공연하는 것 처럼 말이다.

나는 문에 다가가서 황동으로 된 벨을 울렸다. 손목 수갑은 켜져있었다. 나는 라우라엘 라에시데, 타 행성에서 찾아온 상인들의 대표였다.


나는 기다리면서 창문의 디스플레이를 바라보았다.


마침 그날은 단촐한 구성이었다. 회색의 비단이 깔려 있었고, 마치 꾸며지지 않은 무대와도 같았다. 두껍고 살짝 두께가 불균일한 납유리 너머로, 벽에 매립된 가스 램프의 조명이 비추고 있었고, 창가 안쪽에는 가느다란 막대등이 천장 조명으로 켜져있었다.


디스플레이 되어 있는 상품은 두개의 인형이었다. 마네킹이라고 하는게 좀 더 어울리지도 모르겠다.

그것들은 인간의 4분의 1정도 크기로 스케일된 모형들이었고, 작은 아이들 만한 크기로 어른의 무릎 위에 앉힐 수 있을 정도였다.

그것들의 눈은 정교하게 만든 유리로 된 가공품으로, 큼지막했고 진열대에서 거리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것들의 얼굴은 하얗게 칠해져 있었고, 뺨은 장미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그것들의 입은 넓었고, 입술의 가장자리에 보이는 아래로 내려오는 틈새들은 

인간의 움직임을 흉내내서 입을 벌렸다 닫았다 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어떻게 나무로 짜냈는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것들은 극장에서 복화술사들을 위한 인형들이었다.

내가 짐작하기론 낡았고, 정말 낡았으며, 뭔가 불편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들은 예쁘지도 않았고, 실물같지도 않았으나, 그것들의 바라보는 눈빛은 나의 관심을 끌었고,

그것들의 입은 미소도, 잔뜩 찌푸린 것도 아니고, 살짝 찡그리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나는 남자애였고, 다른 하나는 여자애였다. 

사실 둘의 얼굴은 똑같았고, 아마도 같은 제작자가 만들었겠지만, 

다만 하나는 작은 귀족 남성의 벨벳으로 된 양복을 입고 있었고, 다른 하나는 귀족 부인의 궁정 예복을 입고 있었다. 

신사 인형은 검은색의 윤기나는 머리가 칠해져 있었고, 부인 인형은 내 생각엔 실제 인간의 머리카락으로 된 털이 심겨져 있었다.


그것들은 오르파에온 시대(Orphaeonic period)의 양식의, 탁아소의 좌석같은 미니어처 의자에 앉아 있었고 마치 초상화를 위해 포즈를 잡는 것 같았다.

그것들의 발에 신겨진 완벽하게 조형된 작은 신발도 볼 수 있었다.


그때 상점의 문이 열렸다.


“루판이라고 합니다” 상점 주인이 말했다. “어서 오세요”

“전 라우라엘 라에시데라고 합니다” 나는 답변하면서 나의 명함을 내밀었다. “미리 방문을 예약 드렸죠”

“그렇습니다” 그는 동의하면서 매우 사교적인 미소를 지었다. “당신네 고용주의 수집욕은 매우 잘 알려져 있으니깐 말이죠.

우리 블랙와즈는 그 분의 에이전트를 환영합니다.”


“제 고용주 께서는” 나는 답했다, “블랙와즈가 이 행성에서 가장 뛰어난 상점이라고 들으셨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요구에 따라서 제가 여러분을 찾아 이곳을 방문하게 된 것이죠.”


우리는 한동안 이런 식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의 세심한 발언을 다른 세심한 발언으로 답하거나, 

나의 고용주의 명성을 점잖게 칭찬하거나 상점을 마찬가지로 칭찬하는 것을 이어갔다. 

관습 역시도 기대하는 대로 행해졌다. 

루판은 높은 흰색 칼라에 회색 정장 차림으로 매우 유창한 로우 고딕으로 말했다. 

나는, 위장한 대로, 엔마빅어로 말을 했으며, 가끔씩 살짝 구드룬어의 억양을 섞곤 하면서, 

어휘나 동사 활용에 작은 실수를 만들었다. 


나의 “고용주”는, 스카루스 섹터의 매우 유명한 대기업가였고, 당연히 그는 나에 대해선 전혀 모르겠지만, 

그가 수집가로 유명했기에 이번 임무에 그를 선택하였고, 그리고 또한 그의 신임장은 손쉽게 위조가 가능하기도 했었다. 


라에시데의 캐릭터를 만들면서, 나는 그녀가 현지 사투리를 써서 환심을 사려 들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이 도시의 여러 전문 매장들을 방문하는 에이전트들이 바로 그러한 허세를 부리는 것을 목격한 바 있다. 

이 역할을 준비하면서, 나는 그러한 높으신 분의 대리인이라면, 분명 나보다 좀 더 나이가 들었을 것임을 깨달았기에, 

나는 살짝 메이크업을 해서 60~70세이지만 노화 억제 시술을 받아서 젊어보이는 요염한 성숙한 여성으로 보이도록 만들었다.


그는 나를 안쪽으로 이끌었다. 그는 깡마르면서도 단정한 남성이었다. 그의 태도는 능란하면서도 살짝 깐깐해 보였다.

서비터들이, 얼굴은 도자기로 되어 있고, 오랜 명품 시계와도 같이 윙윙거리는 소리를 내는 우아한 메커니즘을 가진 것들이

우리에게 솔리안 차(solian tea)와 나파 과자(nafar biscuit)를 가져왔다.

그는 계속 말을 했고, 모든 것에 대해 말했다.


상점은 방들과 홀들이 늘어선 거대한 소굴과도 같았고, 대부분의 방들에는 진열장이나 캐비넷들이 늘어서 있었다.
여기엔 두꺼운 고급 천과 같은, 번드르르한 어둠이 깔려 있었다. 
루판은 부유 조명구를 가져와서 물건들을 각각 내가 볼 수 있게 비췄고, 몇몇 물건은 유리 뚜껑 아래에서 꺼내서 내게 보여주었다.
그는 그것들을 장갑을 낀 손으로 들거나, 검은 모직 천을 펼쳐서 그 위에 늘어놓았다.

커다란 물건들은 진열대에 올려져 있거나, 서까래에 걸려져 있었다.

마치 박물관에 진열될 옛 골동품들을, 집이 가득 찰 때까지 작은 마을집에 쑤셔넣은 것 같았다.


인형들, 서적들, 데이터 슬레이트들, 유리잔들, 병들, 은식기들, 자전거(velocipede)들, 

보석류들, 동상들, 가구들, 박제 표본들 (비록 낡아 빠졌지만 커다란 카르노돈의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빈티지 무기류들, 고대의 기기류들, 지도들, 사진들, 입체영상(mezzopict)들과 실체화상(simulacrantint)들, 

혼천의들과 헤랏 직물 재질의 카펫들.


우리는 4시간 동안 이곳에 머물며 각 상품들을 검토했다. 나는 그 밖에 다른 스탭들이나 손님들을 보지 못했다.

가끔씩 나는 마치 저 멀리서 어린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지만 확실치는 않았다.

그리고 다른 소리들도 들렸다. 산발적으로 울리는 시계의 종 소리와, 고대의 메모리 저장장치의 중얼거리는 소리와,

오르골이 노래하는 소리와 자동 피아노의 연주 소리, 그리고 오래된 파워 시스템의 웅웅거리는 소리.


나는 데이터 슬레이트에 내가 특별히 흥미롭다고 느낀, 그리고 나의 고용주 역시도 소유하고 싶어할 물건들의 목록을 적어내려갔다.

나는 다음날 다시 찾아와서 그것들을 더 살펴보기로 약속하였고, 먼저 어음 브로커를 방문해서 수표를 뽑아야 하겠다고 말했다.


“이것을 좀 보고 가시죠” 내가 떠나기 전에 그가 고집했다.

작은 베이지색의 물건 3개가 캐비넷에서 꺼내져서 천 위에 놓였다. 그것들은 한때 흰색이었지만, 오랜 세월로 인해 뼈색으로 바랜 것이었다.

그것들의 표면은 헤졌지만, 여전히 엔진의 벨에 달린 은 도금의 흔적을 볼 수 있었고, 기체에 새겨진 붉은 데칼도 볼 수 있었다.


“장난감인가요?” 나는 물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완구입니다.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모델이죠”


“이건 무기용 로켓인가요? 미사일 같은거?”


“로켓은 맞습니다” 그가 말했다. “우주 비행을 위한 거지요. 

너무 놀라지 마시죠 라에시데 여사. 홀리 테라에서 최초의 우주 비행은 화학 연료 로켓을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역사는 압니다. 비록 가장 오래된 시대의 상세한 자료는 상실된지 오래지만요. 근데 진짜요? 이렇게 투박한 비행체로?”


그는 다시 미소를 지었다.


“전 이것들이 진짜로 날았으리라곤 생각치 않습니다” 그는 말했다.

“제 생각에는 이것은 과거 실존했던 기계들의 간략화된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원시적인 방식의 비행체죠. 하지만 이것들의 나이 때문에 당신께 보여드리는 겁니다. 

고용주 분께서 매우 오래된 것을 좋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얼마나 오래된 거죠?” 나는 물었다.


“오직 추정만 가능합니다만” 그가 말했다. “이것들은 투쟁의 시대와 기술의 암흑기 이전의 물건입니다. 

제 생각에는 태양계 개척 이전 시대인, 테라의 첫번째 천년기에 만들어진 물건 같군요.”


“뭐라고요? 38만 아니면 39만년 전의 물건이라구요?”


“아마도요. 이런 우주선들이 우리 종족을 미지의 세계로 처음 이끌었습니다.” 그가 말했다.

“그것들이 우리를 우주의 암흑으로 (blackwards) 이끈 것이죠. 이 가게의 이름 역시도 바로 그러한 탐험 욕구를 따서 만든 겁니다”


“제 고용주 께서도 진가를 알아보실 것 같군요” 나는 말했다. “얼마를 원하시죠?”

“제가 적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그리고 이 로켓 우주선의 옆에 새겨진 문구 말인데요.” 나는 물었다. “빨간 색으로 쓰여진 글자? 대체 CCCP가 무슨 뜻일까요?”


“아무도 모릅니다” 그는 말했다. “아무도 기억 하지 못하겠죠”


나는 그날 저녁, 미궁으로 돌아왔다.

그날의 마지막 햇빛이 보로딘 대로에 늘어서 있는 칙칙한 거뭇거뭇한 색의 고층 거주구를 가로지르며, 

거대한 계곡과도 같은 오르페우스 언덕의 만(灣, gulf)을 비출 무렵, 나는 하이게이트 힐로 돌아왔다.


나는 고아 학교(스콜람 오르부스)의 서쪽 벽의 첨탑에서 몇몇 수녀들이 북풍에 건조시키고 있던 침대 시트를 꺼내서 거두는 것을 보았다.
그들의 붉은 제복과 풀을 먹인 하얀 머리가리개를 쓴 모습은 무너져가는 잿빛 벽의 작은 형상에 불과했지만,
시스터 비스밀라가 날 보고는 손을 흔들었다.

나는 그녀와 만나는 것이 언제나 즐거웠다. 함께 앉아서 차를 한잔 하면서 옛날 이야기를 나누거나, 그저 지나가면서 안부를 묻는 것도 좋았다.
바로 그녀가 날 키워준 사람이었다.


나는 골목의 축축한 계단을 걸어 올라갔고, 바위 언덕 위를 지나서 

과거 건물 단지의 외부 뜰이었던 곳에 있는 너덜너덜해진 판돌로 된 진입로로 들어섰다.

오른쪽으로 꺾어서 지독한 미궁으로 돌아가는 것 대신에, 나는 왼쪽으로 돌아서 계단을 걸어 올라가 고아원의 서쪽 벽을 향했다.


북풍은 매섭게 불고 있었다. 그 너머로, 마치 밤의 조각 처럼, 산맥이 꿈을 꾸듯 우뚝 서 있었다.

공기 중에 풀 냄새와 깨끗하게 세탁한 면의 냄새가 났다. 수녀들은 팀을 이루어 침대보를 개고 있었고, 바구니에 쌓아서 아래 층으로 옮겼다.


“베이타” 시스터 비스밀라가 불렀다. 그녀는 나의 뺨에 키스를 하고 나의 손을 붙잡았다.


“일하러 나갔었니?” 그녀가 물었다.


“네 시스터” 나는 답했다.


“학교에서 공부는 잘 하고 있고?”


“언제나죠”


“너 요즘 자주 못 보는 것 같구나” 그녀가 말했다.


“좀 더 노력할께요. 한동안 학교에 들어가 보지 못했어요. 애들은 잘 지내나요?”


“언제나 그러듯 다들 잘 지낸단다. 불쌍한 애들 몇명을 데려왔어.”


흰색의, 빳빳하게 풀을 먹인 그녀의 머리가리개가 마치 갈매기의 날개 처럼 그녀의 얼굴에서 휘어져 있었다.

그것들은 그녀의 어두운 톤의 피부와 날카로운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새 시스터들도 왔군요” 나는 말했다.


시스터 비스밀라는 고개를 돌려서 내가 지금까지 보지 못한 수녀에게 말을 걸었다.

그 시스터는 키가 크고 늘씬했으며, 다부진 몸매가 거의 거만해 보이기 까지 했었고, 피부는 창백했다.

그의 얼굴은 각져있었고, 눈은 녹색이었다. 그녀는 제복과 머리두건 속에서도 드라마틱해 보였지만, 내가 느끼기엔 뭔가 안 어울렸다.

그녀는 금욕적인 수도원 생활 보다는 궁정의 화려함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았다.


나는 연기를 하는 것에 익숙했기에, 누군가가 겉보기엔 그럴싸해 보여도 뭔가 미세한 디테일에서 틀리는 것을 잘 눈치챈다.


“이쪽은 시스터 타르페야” 시스터 비스밀라가 말했다. “주스크에서 임무를 마치고 우리에게 마침 온 참이지”


“이곳에서 행복하시길 바라네요” 나는 말했다. “전 행복했어요”


“내가 임무를 할 수 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전 행복할 겁니다” 시스터 타르페가 대답했다.

전혀 주스크 억양이 느껴지지 않았다. 비록 아주 그럴싸한 흉내이긴 했지만.

그녀의 목소리의 느낌은 좀 더 먼 곳에서 온 것이었다.


“이쪽은 베이타야” 시스터 비스밀라가 말했다. “아기때 부터 그녀는 내 아이였지”


시스터 타르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다시 세탁물을 개러 갔지만, 날 보고 있었다.


10분쯤 뒤에 내가 비스밀라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미궁으로 향하는 구불구불한 계단을 내려가고 있을 때에도

그녀는 여전히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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