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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메카니쿰: 3.04 (3) - [버려진 자들]

Fr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8.17 11:31:41
조회 158 추천 13 댓글 3
														

  베스타의 방 높은 곳에서, 코리엘 제스 아뎁트는 매끄러운 화면 너머로 비추고 있는 자신의 공장의 이미지들을 바라보며, 순수한 불신과 공포를 느꼈다.


 주 화면들에는 자신의 공장이, 붕괴 직전의 도시가 비추어져 있었다. 외곽의 하이브들과 제조공장들은 폐허가 됐고, 자신이 수 세기에 걸쳐 쌓아 올린 모든 것들이 암흑 기계교의 흉포하고도 가차없는 폭격에 무너져 내려 있었다.


 이플루비엔 맥시멀의 상황도 더 나을 것이 없었다. 약속했던 해방군은 켈보르-할의 흉측한 창조물들의 철벽 같은 저항을 뚫지 못하고 패퇴하고 있었다. 맥시멀의 공장 외성벽에는 십여 군데나 돌파구가 뚫렸고, 돌연변이 서비터와 혐오스런 전쟁 병기들의 무리가 쏟아져 들어오면서 무기 공방에서 광석 정제소로, 그리고 도서관으로 싸움이 번져갔다.


 몬두스 오큘럼과 몬두스 감마 두 곳 모두 불타올랐다. 싸움이 시작되고 겨우 수 시간만에 대량의 기계들이 파괴되고 제조능력 역시 크게 상실됐다. 대체 불가능한 기술들과 지식들이 그처럼 유실되고 만 일은 가히 뱃속에 칼날이 틀어박힌 것과도 같은 기분이었지만, 그보다도 훨씬 더 끔찍한 것은, 중앙의 유리 패널 위에 비치고 있는 장면이었다.


 화성의 지상으로부터 유성이 쏘아지는 것처럼, 제국의 배들이 하늘 위로 달아나고 있었다. 아스타르테스와 제국군의 함선들이 앞을 다투어 하늘로 날아오르며, 붉은 행성으로부터 서둘러 달아나고 있었다.


 측량 시스템에 배들이 발진하는 것이 처음 표시되었을 때, 제스는 저들이 그대로 방향을 꺾어 남쪽의 마그마 시티로 향하리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솟구친 불길은 계속해서 이어졌고, 대기권 탈출 속도로 가속하고 있음이 곧 분명해졌다.


 거기에 추가 확인이 더 필요하기나 했는지 모르겠지만, 제조장관 대리가 보낸 간결한 암호화 데이터 신호가 그 상황을 확인해 주었다. 보아하니, 제조장관 대리 역시 화성을 떠나고 있는 것 같았다.


 +++제국측 병력 화성으로부터 철수 중+++건질 수 있는 것은 건지고+++나머지는 파괴하라+++


 제스의 인간적 부분들은 이 배신 행위에 비명을 질렀지만, 제스의 뇌 대부분을 차지하는 분석적 부분들은 그들의 퇴각이 이성적인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아스타르테스들은 분명 호루스 루퍼칼이 이끄는 군단들을 상대할 전쟁에 대비해 대량의 신형 갑주들을 확보했을 테고, 헛된 최후의 저항을 위해 그 전부를 잃는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불합리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이해한다고 해서, 그것을 받아들이기가 쉬워지는 것은 아니었다.


 제스는 이플루비엔 맥시멀과 레기오 템페스투스의 카발레리오 프린켑스, 그리고 타라니스 기사단의 카투릭스 단장과 베르티코다 단장에게로 이어지는 누스피어 링크를 개방했다.


 "아마 다들 이미 보셨겠지요?" 동료들의 홀로그래프 이미지들이 머리 위의 유리 패널 위로 떠오르는 것을 보며, 제스는 말했다.


 "보았습니다." 카발레리오가 말했다. 양막 관 안에 매장되기 이전의 사내의 모습이 투사되어 나타나 있었다.


 "나도 보았네." 맥시멀도 말했다. "믿을 수가 없군. 이곳에서 잃어버릴 지식들은..."


 카투릭스 단장은 고개를 내저었다.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군요. 테라에게서 버려지다니."


 베르티코다가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없네." 그리고는 말했다. "폐하께서 우리를 버리실 리가 없어."


 "그럴지도 모르지요." 제스는 말했다. "하지만 보아하니 군단들로부터의 지원은 더 이상 바랄 수 없을 것 같군요."


 "그래서, 이제 어떤 명령을 내리시겠습니까, 제스 아뎁트 예하?" 카발레리오 프린켑스가 물었다.


 "케인 예하의 통신은 다들 들으셨나요?"


 음울한 침묵이 필요한 대답을 대신해줬다.


 "켈보르-할이 내 원자로들을 차지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겠네." 그리고 마침내, 맥시멀이 선언했다.


 "아카식 리더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제스도 구슬피 말했다. "달리아 덕분에 이 장치를 작동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크게 기대했지만, 어쩌면 이 편이 차라리 최선이었던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어쩌면 누구도 모든 것을 알아서는 안 되는 것이었을지도요. 애초에, 더 이상 발견할 것이 남아 있지 않은 삶에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러면, 이제 남은 명령은 단 한 가지뿐이로군요." 베르티코다 단장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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