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번역] 펄그림과 클론 페러스

서보스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0.14 11:41:23
조회 3207 추천 42 댓글 11
														


04b0c023f7d43da57af1dca511f11a39082e774724430bbcd8


그렇게 페러스 매너스, 고르곤이자 아이언 핸드의 프라이마크는 죽었다.

 

또다시.

 

펄그림은 혐오감을 숨기지 못하며 시체를 흘겨봤다.

 

그는 불완벽했다. 네가 날 실망시킨 것이 이번으로 몇 번째지, 파비우스?’

 

그림자에서 관찰하던 실루엣이 불편한 듯 움직였다.

 

주군,’ 거칠고 아첨하는 목소리가 말하기 시작했다.

 

대답할 필요 없다. 내 스스로 볼 수 있으니.’

 

돔 형태의 천장과 벽면에 고정된 루멘 구체들이 완벽한 합을 이루어 동시에 불을 밝혔다. 빛 아래 시체들이 드러났다. 거대한, 갑옷을 입은, 프라이마크의 시체들.

 

식어가는 흘려진 피의 구리 냄새는 거의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강렬했다. 펄그림은 냄새를 가리기 위해 방에 중화제를 뿌리도록 명령했으나, 시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 냄새가 다시 떠오르는 듯했다.

 

페러스 매너스는 죽은 채 누워있었다. 그의 불완벽한 클론들은 수십 명이 방바닥에 널려있어 마치 조용하고 부서진 관중들처럼 보였다. 펄그림은 그들을 실망스럽게 바라보았다.

 

파비우스의 홀로그램 이미지가 주변에서 깜빡거렸지만 프라이마크를 방해할 만한 빛을 방출하지는 않았다. 연습된 무감정이 그의 쭈글쭈글한 얼굴의 대부분을 덮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비우스는 펄그림과 실제로 같은 장소에 있지 않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것 같이 보였다.

 

이 살덩이-제작자는 평소와 같은 복장을 하고 있었다. 거친 가죽 피부로 이루어진 숄이 보라색과 금색 갑옷을 덮고 있었고, 부패한 뼈대가 그의 등에서 튀어나와 있었다. 외과의의 팔다리는 접혀 있었으나 여전히 수많은 수술 도구, 분사기, 주사기 병들이 보였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주군.’ 그는 다시 말하려 시도했다. 더러운 흰색 머리카락 사이로 바라보며 프라이마크의 주의가 분산된 틈을 타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오염된 샘플은 불완벽한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는 그 건조하고 시체같은 입술을 핥으려 잠시 멈추었다. ‘보시다시피 프라이마크와 같은 존재를 복제하는 것은- , 거의 황제의 과학적 천재성이 필요합니다.’

 

대리석 탁자가 몇 미터 떨어진 곳에 홀로 서 있었다. 탁자 위에는 조심스럽게 배열된 마지막 레지사이드(체스와 유사한 게임) 판이 놓여 있었다.

 

펄그림은 거대한 뱀과 같은 몸을 옆에 내려놓았다. 파비우스는 반복이 중요하다 했었다. 반복은 수많은 변수들을 통제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다. 미묘한 변화가 뚜렷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네 자만심은 항성계 너머에서도 들을 수 있겠구나, 파비우스.’

 

파비우스는 고개를 숙였다. ‘복잡하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그의 손은 어떻게 된 것이냐?’ 펄그림이 날카롭게 말했다.

 

그 손은 흘러내리는 수은과도 같았다. 건틀릿이 아니라. 페러스는 완벽해야만 한다난 이게 필요하단다, 파비우스. 필요해. 페러스가 죽었을 때 나는 내 살덩이 안에 갇혀 있었어. 난 그와 말해야 해. 그에게 말해줘야 해...’ 그는 말을 흐렸다.

 

복제는 쉽지 않습니다.’ 아포세카리가 갑작스러운 침묵을 변명 가득한 말로 채웠다.

 

제가 말했듯이, 오염된 샘플은-’

 

내 칼날의 피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 주군. 하지만 제가 말하려고 하는 문제는-’

 

닥쳐라. 지루해졌다.’ 펄그림이 홀로그램을 냉소적으로 바라보았다. ‘파비우스, 넌 불쾌한 생명체다. 추악함(bile)으로 가득하지.’

 

주군의 뜻대로. 다시 시도해보시겠습니까?’

 

펄그림이 간결하게 끄덕였고, 조명이 다시 어두워졌다. 레지사이드 탁자 위로만 하나의 불빛이 남아있는 채 방의 나머지 부분은 어둠에 잠겼다. 아래쪽에서 거대한 기계가 작동하면서 기어와 서보의 소리가 들려왔다.

 

검은 전투갑옷을 입은 거대한 인물이 방 안으로 지나갈 수 있을 만큼 크게 해치가 열렸다. 간단한 의자에 앉아 있는 클론이 방에 도착하면서 플랫폼이 해치를 메웠다. 페러스가 눈을 떴다.


형제여.’ 펄그림을 알아보며 그것이 따듯하게 말했다. ‘게임을 할 준비는 되었나?’

 

나는 준비됐다... 펄그림의 머리 안에서 목소리가 쉭쉭거렸다.

 

내가 널 침묵시키지 않았던가?

 

날 침묵시킨다는 것은 자신을 침묵시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내 친애하는 숙주여. 넌 내게 종속되어 있다.

 

지금으로써는...

펄그림은 주먹을 쥐었다. 하지만 악마는 기다려야만 할 것이다. 그는 악마가 다시 표면으로 나왔다는 것에 놀라지 않았다. 이건 펄그림과 그의 형제에 관한 것인만큼 그 악마와도 연관이 있었다.

 

페러스는 지연을 인지하지 못한 듯했다. 펄그림이 판을 향해 손짓할 때까지 그의 인식은 정신적 정지 상태에 있었다. 페니키안은 페러스가 자신의 다음 수를 고려하며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을 지켜보며 미소를 지었다.

 

자네는 자신이 제후와 황제 중 어느 쪽이라고 생각하나?’ 펄그림이 물었다.

 

게임이 시작되었다.

 

또다시.

추천 비추천

42

고정닉 14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4 설문 비난 여론에도 뻔뻔하게 잘 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03 - -
218127 공지 햄봉산 번역 모음글 모음 [2] 팝콘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14 12656 14
318348 번역 언더하이브의 끔찍한 동물들 -1- [9] 스틸리젼(잡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4 751 29
318319 번역 [만화]블러트퀘스트-1부 3화 [23]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4 446 21
318281 번역 카라드론 유산 상속법 [20] 서비터(223.38) 06.04 1175 26
318219 번역 자수정 바람의 샤이쉬 [5] 오거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1228 25
318184 번역 [만화]블러트퀘스트-1부 2화 [16]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768 21
318162 번역 카라드론 무료 대변인. [17] 서비터(223.38) 06.03 1441 29
318161 번역 [테라 공성전 : 새터나인] 2-2-6 길을 여는 자 (2) [3]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206 14
318160 번역 [테라 공성전 : 새터나인] 2-2-6 길을 여는 자 (1) [2]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150 12
318159 번역 [테라 공성전 : 새터나인] 2-2-5 자비의 규칙 [3]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144 12
318158 번역 [테라 공성전 : 새터나인] 2-2-4 구엘브 에르 리하트 [3]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207 11
318113 번역 파묻힌 단검 - 막간 VII (3) [7] 톨루엔환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208 15
318112 번역 파묻힌 단검 - 막간 VII (2) [2] 톨루엔환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105 14
318111 번역 파묻힌 단검 - 막간 VII (1) [3] 톨루엔환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166 16
318074 번역 [만화]블러드퀘스트-1부 1화 [31]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2 1025 42
317966 번역 카라드론 능력주의의 이상 [13] 오거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1799 33
317916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모음집 [13]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745 17
317914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30화(完) [23]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1008 23
317903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29화 [8]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625 19
317902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28화 [7]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615 15
317892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판타지 외전 [7]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723 22
317812 번역 파묻힌 단검 - 6장 (3) [5] 톨루엔환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279 15
317811 번역 파묻힌 단검 - 6장 (2) [2] 톨루엔환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176 12
317810 번역 파묻힌 단검 - 6장 (1) [3] 톨루엔환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201 13
317752 번역 카라드론 능력주의의 허점 [14] 오거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2109 38
317696 번역 보추 미소년 하프엘프가 늙은이에게 퇴폐 가학 가스라이팅 당하기 (2) [4] 톨루엔환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1400 17
317694 번역 보추 미소년 하프엘프가 늙은이에게 퇴폐 가학 가스라이팅 당하기 (1) [2] 톨루엔환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1163 16
317692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스캡스 외전 3화 [7]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710 22
317690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스캡스 외전 2화 [8]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636 19
317684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스캡스 외전 1화 [10]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753 21
317679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27화 [15]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939 26
317670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26화 [9]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741 22
317657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25화 [18]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801 23
317656 번역 워해머 40000 사격 무기의 상세 스펙을 알아보자 [26] ㅇㅇ(39.127) 05.30 1959 27
317652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24화 [11]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636 18
317649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23화 [16]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681 20
317640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22화 [13]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617 19
317631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21화 [15]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680 19
317619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20화 [11]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787 23
317618 번역 [사이퍼 : 폴른의 군주] 8-1. 켈드론 균열 (1) [4]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263 14
317587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19화 [13]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715 20
317577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18화 [16]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658 17
317481 번역 근본 판타지란 무엇인가? [11] 오거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9 852 16
317268 번역 햄타지) 제국의 청소년들은 어떻게 사는가 [8] Jul.D.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1766 23
317242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17화 [11]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993 27
317230 번역 엘다 버전 "내가 커즈가 되버렸어." [10] 메카보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2278 32
317216 번역 Pantheon) 외로운 중년 지그마 [9]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1096 28
317213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16화 [14]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811 24
317177 번역 Death Cult -2 [7] Ingrim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553 18
317144 번역 애초에 지그마 <- 얘는 그냥 바뀌는게 없음 [25] 오거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1903 4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