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루르골은 마치 바닥에 숨어있는 거짓을 포착하려는 듯 아래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는 머리를 들고 보딩 포드와 함께 양옆으로 흔들리며 동료들의 얼굴을 살폈다. ‘카르다누스는 어디에 있지?’

자렌갈이 굳어졌다. ‘카르다누스는 죽었다, 형제.’

루르골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듯 보였고 이내 다시 조용해졌다.

매번 이 대화를 반복할 때마다 찾아오는 이 고통은 슬픔일까?

그것은 마치 부러진 갈비뼈처럼 느껴졌다. 그의 두 번째 심장과 간소화된 소화기관 사이 어딘가에서 느껴지는 둔한 통증이었다. 자렌갈의 일부는 그 부분을 도려내어 무감각한 무언가로 바꾸고 싶어 했지만, 또 다른 부분, 그의 형제에 대한 슬픔을 느끼는 부분은 그럴 수 없었다.

그 감정은 카르다누스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테노스의 배반자 스키타들과의 전투에서 죽었다. 그의 부품들은 클레이브(분대)에게 분배되었다. 프로제노이드는 보르그와 그의 동료들을 따르는 차세대 신병들을 변형시키기 위해 수확되었다.

카르다누스는 영원히 살아갈 것이다.

그의 슬픔은 루르골을 위한 것이었다.

‘죽었다면 내가 아직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유는 뭐지?’ 루르골은 자신의 부츠 아래 있는 갑판 판자에 속삭였다.

‘카르다누스는 여전히 정보를 전송하고 있다. 들리지 않나? 나만 들리는 건가?’

클레이브는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카르다누스는 죽었다, 형제.’

그 말과 함께, 자렌갈은 포드 발사 명령을 내렸다.

(중략)

‘잠깐.’ 분대 줄의 맨 끝에서 루르골이 말했다. 볼터가 그의 한 건틀렛에 들린 채 매달렸고, 그는 그와 서전트 사이에 익숙하지 않은 얼굴들을 살펴보았다. ‘카르다누스는 어디 있지?’

자렌갈은 그의 볼터를 갑옷 가슴판까지 들어 올리고는 아무런 말이나 지시 없이 열린 경사로로 돌진했다.

적대적인 제노들은, 적어도, 어떻게 상대해야 할 줄 알고 있었으니까.

(중략)

문이 백여 미터 앞에 있었다. 열이나 움직임에 반응하는 사중-연결 오토캐논들 한 쌍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스트론티우스가 중무장한 형제의 뒤로 몸을 숨기며 사격을 되돌렸다.

서두른 총격이었고 라스캐논은 문에 해를 끼치지 못하고 무해하게 폭발했다. 표준 플라스틸-아다만타이트 합금에 에너지 방어용 세라마이트 외피가 덧씌워져 있었다. 라스캐논보다 더 강력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자렌갈은 스트론티우스의 입력을 받아들이는 것을 잠시 중단하고 자신의 감각으로 돌아온 후, 루르골을 불렀다.

아무 말 없이 자렌갈은 형제의 등에 멜타 폭탄을 자력으로 고정시켰다. 보르그, 소른, 버르, 그리고 다른 이들은 말없이 그를 따라, 아이언 핸드가 폭발물들로 덮일 때까지 음울하게 그 절차를 반복했다.

루르골은 움츠러드는 것처럼 보였다. ‘이해한다.’

루르골. 버르. 자렌갈. 그들 셋은 돌로스 II에서 입은 손실을 메우기 위해 가르삭 클랜(중대)에 합류한 이후 형제보다 더 가까웠다. 함께한 지 백 사십 년이었다.

자렌갈은 그의 형제를 그리워하지 않을 것이었다.

루르골은 걷기 시작했다.

클레이브 자렌갈은 그 뒤에 남았다.

한 쌍의 사중 오토캐논들은 아이언 핸드조차도 찢어 놓을 수 있었고, 루르골의 갑옷이 방폭문까지 도달했을 때 루르골은 이미 생물학적으로 7.2초간 죽은 후였다. 클레이브가 그의 등에 고정해 놓은 멜타 폭약들이 그 순간 활성화되었다.

폭발은 두껍게 강화된 문을 뚫었고, 복도를 타고 내려가 두 센트리 터렛들을 금속 가루들로 찢어 놓았다.

-Voice of Mars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