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번역] 모타리온의 패배와 황제 티배깅

톨루엔환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1.22 01:32:35
조회 2707 추천 39 댓글 6
														


19b5d56bc7c72aaf6bbb9b9117d62338af4a38705e3dbc178a10b8b562a864d2dc


매 발걸음마다 더욱 많은 기력을 빼앗겼지만, 모타리온은 화학 물질에 절은 우뚝 솟은 바위 절벽을 오르며 버텼다.


숨을 쉬는 행위 자체가 유독성 공기를 한껏 들이마시고 호흡 가능한 성분 한 톨까지 필사적으로 짜내는 고된 노동이었다. 등에 메고 있던 원시적인 공기탱크는 몇 시간 전에 바닥난지라, 장비를 벗어 불덩이가 자신을 죽이려던 산비탈에 버려두었다.


모타리온은 전투낫만을 들고 마지막 성채의 어둡고 위협적인 탑에 가까이 발걸음을 내디뎠다.


금속의 광택을 태우고 약화시키는 산성 안개에 갑주는 부식되고 있다. 가죽끈이 녹아내리고, 완갑 일부가 떨어져 나가 독성 진창에 떨어진 감각을 느꼈으면서도 모타리온은 무시하고 나아갔다. 그의 생각은 단 하나의 목표, 무슨 일이 있어도 발걸음을 내딛는 것에만 집중했다.


잡념은 자신의 의지를 꺾을 뿐, 모타리온은 다른 생각을 용납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부터 익숙했던 분노를 붙잡고, 자신을 학대한 자를 향한 증오의 마지막 조각까지 찾아내려 마음 깊숙이 파고들었다. 그리고 또 다른 감정도 있으니, 바로 마지막 결전으로 자신을 증명하고 싶은 충동이었다. 이 피할 수 없는 전투는 점점 명확해지고 있었다.


오늘로 모든 것이 끝날 것이다. 수년간의 전투 끝에 바르바루스 전쟁은 이 버려진 산봉우리에서 단 한 명의 죽음으로 막을 내리리라. 그 죽음은 적이 될 수도, 자신이 될 수도 있는 처지다.


사신은 숨을 헐떡이면서 무기 자루를 꽉 쥐었다. 아무에게도 드러내지 않았던 모타리온의 영혼의 은밀한 구석에서는 이 행동이 가장 큰 열망으로 포장되었지만, 실은 마음 속에 감춰둔 또 다른 열망이 짙은 안개의 정적 속에서 드러나려고 한다.


'회관에 있던 낯선 자, 그 이방인.' 구릿빛 피부의 남성에게는 외면할 수 없는 친숙함이 있었다. 형언할 수는 없어도 모타리온은 본능적으로 이 사람을 알고 있다고 느꼈다.


그 감정을 들여다보다가 무엇을 찾을지 두려워 그 감정을 탐구하고 싶지 않았다. 모타리온의 기원은 비밀에 싸여 있으며, 저 이방인이 자신과 어떤 식으로든 이어져 있다면 이 거대한 수수께끼에 숨겨진 진실을 밝힐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지식이 무슨 도움이 될까?' 한 의문이 속삭여왔다. '그런다고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될까?' 그는 다시 성채를 올려다보았다. '지금 이 전투에서 도움이 되겠냐고?'


모타리온은 일탈적인 생각을 떨쳐냈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중요한 것은 과거가 아니라 자신의 행동이다.


거의 다 와 간다. 오버로드의 마지막 보루가 드리운 그림자가 독구름의 장막을 뚫고 모타리온의 머리 위로 어른거렸다. 양아버지가 흉벽 위에서 다가오는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게 느껴진다.


'이 마지막 시험을 끝내겠다.'


그의 발 밑의 땅이 점차 평평해지면서 검붉은 안개 사라진 탑의 높이 솟은 검은 철문 아래에 도착했다.


치명적인 독소로 가득 찬 공기의 악영향으로 인해 몸이 떨려오지만, 숨을 몰아 쉴 수는 있었다. 양아버지의 성문까지 이렇게 높이 올라온 적은 처음이어도 모타리온을 몰아붙이는 분노가 투지에 불을 붙였다.


"네카레!" 모타리온의 쇳소리 섞인 포효가 산봉우리에 울려퍼졌다. "나와서 최후의 심판을 받아라!"


이 몇 마디 말만으로도 막대한 기력이 들었다. 모타리온의 가슴은 불타오르고, 몸은 유독한 안개와 싸우며 땀으로 끓어오르고 있었다.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근육이 경련하며 손에 들린 낫도 끊임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모타리온은 이제껏 느껴보지 않던 것을 겪자 진실되고 섬뜩한 공포가 그를 덮쳐왔다. 자신의 거친 숨소리가 선명히 들려오고, 피의 금속 맛이 입에 스며들며 죽음의 심연을 들여다보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 절박한 순간에 처하자 우주가 그에게 잔혹한 진실을 보여주듯 냉담한 이해의 순간이 찾아왔다. 최후의 전투는 칼과 불 따위는 필요 없다. 오직 의지의 전쟁일 뿐. 멈출 수 없는 만물의 엔트로피는 영원한 어둠 속에서 비명을 지르며 삶의 쓰라린 분노와 맞부딪혔다.


"실망스럽구나."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타리온이 몸을 돌리자 어느 순간 네카레가 그의 옆에 있었다. 땅에 파묻힌 듯 깜깜한 로브를 두른 앙상한 망령의 형체가 몸을 숙였다.


모타리온은 낫을 휘두르려 자세를 잡았지만,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떨리는 손이 무기를 놓쳐버리고 말았다. 낫은 질척이는 바닥에 떨어져 시들은 쑥처럼 부숴져 내렸다.


"넌 절대로 가치 있는 놈이 될 수 없단 말이다." 오버로드가 모타리온에게 다가서며 말했다. 생물체가 가까이 다가오자 주위로 독이 모여들듯 더욱 짙어지며 모타리온의 숨통을 조였다.


모타리온은 질식하고 있다. 납덩어리처럼 묵직한 공기가 그의 속을 찢고 있다. 인간의 사신은 지금까지 나약하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그가 비틀거리며 한 걸음 물러서자 호흡 마스크의 호스가 끊어지면서 갑옷에서 썩은 파편이 쏟아져 내렸다.


모타리온의 정신을 헤어날 수 없는 족쇄로 끌어들이는 절대적인 비탄의 우물, 그의 마음 속에서 깊고 끝없는 구렁텅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나는 내 사람들을 실망시켰다.' 그에게 눈물이 있었더라면, 이 순간 눈물을 흘렸을 것이라.


"내가 경고 했었지. 네 목숨을 거둬가마." 네카레는 공격할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서서 모타리온의 오만이 그를 파멸시키도록 보기만 할 뿐. 오버로드는 자신의 양아들이 비틀거리다 무릎을 꿇고, 가쁜 숨을 쉴 때마다 다가오는 죽음을 지켜보았다.


"알겠느냐?" 음산한 목소리가 모타리온을 따라 땅바닥에 내리깔렸다. "저항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 나지막히 울려퍼지는 합창이 모타리온을 뒤흔들었다. 네카레가 아닌 다른 존재의 목소리다. 광대하고 퇴락한 존재, 고댓적 불멸의 지성체가 그에게 말을 걸어왔다. "죽음을 이겨내려면, 너는..."


그러자 모타리온의 머리 위 허공을 가르며 울부짖는 금빛 불꽃에 그 목소리가 묻혀 사라졌다. 그는 번뜩이는 금속 대검이 안개를 무수한 원자로 쪼개는 것을 보았다. 진실보다도 밝게 타오르는 빛이여.


핏기 없는 잿빛 공허가 그의 시야에 스며들자, 빛나는 갑옷을 입은 낯선 자가 치명적인 안개 속에서도 지체없이 시커먼 진흙탕을 가로질러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이방인은 번개가 얽힌듯한 눈부신 검으로 네카레의 가슴을 베어 가르자, 고위 오버로드는 그렇게 단 한 번의 일격으로 최후를 맞이했다. 잘려나간 몸통은 땅에 떨어지지 않고, 더러운 재로 부숴져 내려 바람에 흩날렸다.


모타리온은 자신의 굳어버린 몸을 느끼며 쓰러졌다. 눈 앞에 보이는 이방인의 표정에는 자신이 본 적도, 알지도 못했던 연민이 담겨있었다. "가만히 있거라. 오늘은 죽을 날이 아니란다... 내 아들아."


모타리온은 말을 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오랫동안 꿈꿔왔던 승리처럼 말 한마디마저 빼앗겨 사라졌다. 그가 의식을 잃고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순간, 자신의 말이 울려퍼졌다.


널 영원히 증오하리라.



추천 비추천

39

고정닉 15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4 설문 비난 여론에도 뻔뻔하게 잘 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03 - -
218127 공지 햄봉산 번역 모음글 모음 [2] 팝콘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14 12697 14
318823 번역 [The Greater Evil] -1- [2] 브리쳐킬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50 74 7
318801 번역 바락 마이노즈의 유령) 플라잉 식기세척기 드렉키... [4] 서비터(118.221) 14:12 239 10
318792 번역 바락 마이노즈의 유령) 친구 집에 처들어가기 [4] 서비터(118.221) 13:36 170 10
318731 번역 바락 마이노즈의 유령 초반부 요약 [8] 서비터(118.221) 06.06 669 17
318674 번역 바락 마이노즈의 유령) 아무도 바락 모나르를 찾을 수 없다 [2] 서비터(118.221) 06.06 435 18
318666 번역 바락 마이노즈의 유령) 가장 가난한 아카넛 선장의 재력 [6] 서비터(118.221) 06.06 614 25
318655 번역 마곳킨 오브 너글 서브팩션 [6] 오거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754 23
318648 번역 [만화]블러드퀘스트-프롤로그 [19]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898 20
318641 번역 모탈 렐름이란 [13] 오거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779 15
318608 번역 듀아딘 스톰캐스트가 없는 이유.(나가쉬와 그룽니의 문답) [21] 서비터(118.221) 06.06 1204 33
318474 번역 스톰캐스트 이터널 서브팩션 [23] 오거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5 1151 25
318440 번역 바락 마이노즈의 유령) -음모론- [5] 서비터(223.38) 06.05 329 13
318434 번역 바락 마이노즈의 유령) -그래서 데드에어가 뭔데 씹덕아- [18] 서비터(223.38) 06.05 369 16
318433 번역 바락 마이노즈의 유령) -미쳐버린 에브토르- [4] 서비터(223.38) 06.05 267 15
318429 번역 바락 마이노즈의 유령 -돈없는 서민들이 아카넛이 되는 방법- [9] 서비터(223.38) 06.05 476 14
318426 번역 드렉키 신작 바락 마이노즈의 유령 -프롤로그- [5] 서비터(223.38) 06.05 419 18
318419 번역 소설에서 묘사되는 카라드론 제독의회 의원의 재력 [33] 서비터(223.38) 06.05 1422 30
318404 번역 부자 카라드론이 후계자를 밀어주는 방법. [27] 서비터(223.38) 06.05 1341 29
318348 번역 언더하이브의 끔찍한 동물들 -1- [11] 스틸리젼(잡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4 1364 31
318319 번역 [만화]블러트퀘스트-1부 3화 [23]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4 667 23
318281 번역 카라드론 유산 상속법 [21] 서비터(223.38) 06.04 1505 28
318219 번역 자수정 바람의 샤이쉬 [5] 오거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1347 26
318184 번역 [만화]블러트퀘스트-1부 2화 [16]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838 22
318162 번역 카라드론 무료 대변인. [17] 서비터(223.38) 06.03 1575 30
318161 번역 [테라 공성전 : 새터나인] 2-2-6 길을 여는 자 (2) [4]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251 16
318160 번역 [테라 공성전 : 새터나인] 2-2-6 길을 여는 자 (1) [2]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180 13
318159 번역 [테라 공성전 : 새터나인] 2-2-5 자비의 규칙 [3]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168 13
318158 번역 [테라 공성전 : 새터나인] 2-2-4 구엘브 에르 리하트 [3]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230 11
318113 번역 파묻힌 단검 - 막간 VII (3) [7] 톨루엔환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231 15
318112 번역 파묻힌 단검 - 막간 VII (2) [2] 톨루엔환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118 14
318111 번역 파묻힌 단검 - 막간 VII (1) [3] 톨루엔환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177 16
318074 번역 [만화]블러드퀘스트-1부 1화 [31]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2 1077 42
317966 번역 카라드론 능력주의의 이상 [13] 오거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1872 34
317916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모음집 [13]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780 18
317914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30화(完) [23]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1052 24
317903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29화 [8]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653 19
317902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28화 [7]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639 16
317892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판타지 외전 [7]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746 23
317812 번역 파묻힌 단검 - 6장 (3) [5] 톨루엔환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291 15
317811 번역 파묻힌 단검 - 6장 (2) [2] 톨루엔환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185 12
317810 번역 파묻힌 단검 - 6장 (1) [3] 톨루엔환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209 13
317752 번역 카라드론 능력주의의 허점 [14] 오거아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2178 39
317696 번역 보추 미소년 하프엘프가 늙은이에게 퇴폐 가학 가스라이팅 당하기 (2) [4] 톨루엔환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1444 18
317694 번역 보추 미소년 하프엘프가 늙은이에게 퇴폐 가학 가스라이팅 당하기 (1) [2] 톨루엔환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1194 17
317692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스캡스 외전 3화 [7]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726 22
317690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스캡스 외전 2화 [8]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650 19
317684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스캡스 외전 1화 [10]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769 21
317679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27화 [15]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964 26
317670 번역 코믹스)칼 제리코 -26화 [9] 아라고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759 22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