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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The First Heretic, 전장은 잠깐 침묵에 잠기고 -4-

리만러스(222.110) 2024.01.30 16:06:54
조회 139 추천 8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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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영원히 이어질 혈통의 3대째라네. 그런데 만약에 우리가 그 혈통을 황제에 대항할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면 어쩔 텐가? 그 가능성을 따져봐야 하지 않겠는가?+


아르겔 탈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게 어떻게 가능한 지 잘 모르겠군요."


에레부스가 코웃음을 쳤다.


+옛 전통을 다시 생각해보게. 기록에 적혀진 옛 신앙의 이야기들을 살펴보란 말이야. 황제가 '대성전'이란 미명하에 인류에게서 영원히 뺏어가려고 했던 미신과 믿음들로 돌아가야 하네. '피'라고 매개체가 얼마나 많은 신앙들이 요구했던 제물의 원료가 되었던가? 피가 일으킨 무수히 많은 마법과 의식이 피에 의해 이루어졌네. 혈액이란 곧 생명이야. 셀 수도 없이 많은 마법들이 피롤 통해 시전자와 제물을 연결 시키거나 워프에게 바쳐 더 강한 힘을 얻도록 했지. 자네가 누군가의 혈통이라면, 그 안에 독을 심어 그 자를 죽일 수 있지. 다른 누군가에겐 무해하지만 자네에게 그 혈통을 물려준 자만은 반드시 죽일 수 있는 맹독이라네+


"그리고 우리의 피는 황제로부터 왔다는 말이군요."


아르겔 탈이 에레부스 대신 말을 끝마쳤다.


+맞네. 그러나 우리는 공장에서 만들어진 양산품과도 같아. 분명히 피는 이어지고 있으나 그 농도는 매우 낮지. 인공적으로 주입된 화약 약품들 때문에. 그러니 우리의 피 만으로는 황제를 상대할 무기를 만들 수 없네. 그러기엔 그 순도가 너무 옅거든+


연금술과 요술이라니. 아이러니하게도 영혼이 괴물과 합쳐진 지금에 와서도 아르겔 탈은 그 단어들을 입에 올리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았다. 확실히 그가 외곽을 돌던 지난 40년 동안 많은 것이 바뀐 모양이었다. 에레부스는 전장을 가로질러 아이언 워리어 군단이 시체들을 쌓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언제나처럼 극단적인 효율성만 추구했다. 쟁기 모양의 칼날을 차체에 부착한 탱크가 쌓인 시체들을 들어 올려 화장터 위로 쏟아냈다. 에레부스가 화장터의 불꽃에서 눈을 떼지 않으며 물었다.


+이제 내 계획을 이해하겠나?+


"경은 커스토디안 가드들을 이용할 생각이군요. 그들이 황제와 더 진한 혈통을 공유하고 있다고 믿습니까?"


+그렇다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유전자 코드를 갖고 태어났지. 허나 우리처럼 양산품이 아니라네. 그들의 피는 우리의 것보다 더 순수하고, 농도도 짙다고 할 수 있네+


아스타르테스가 프라이마크로부터 나온 것처럼 쿠스토데스들이 황제에게서 갈라져 나왔을 것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없는 추측일 뿐이었다. 아르겔 탈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서 살아있는 커스토디안 가드가 필요한 것이로군요. 당신의 추측이 맞는지 확인해봐야 할 테니까요."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할 때니까. 아직까지 쿠스토데스를 연구한 자는 황제 본인 밖에 없네. 지식은 곧 힘의 다른 말이야. 그렇기에 더욱 공고히 지켜져야만 하지. 우리는 현재까지 11개 군단원들의 혈액으로 의식을 진행하였네. 그리고 11번 실패했지. 그렇다면 만약에 우리가 커스토디안 가드의 유전적 비밀을 손에 넣는다면 어떨까? 단순히 적을 분쇄하는 것만이 아냐. 스스로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줄 지식을 얻게 되는 것이야. 본대에 소속되었던 커스토디안 가드 아이아쿠스의 분견대는 이미 전멸하였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기회는 아퀼론과 그의 수하들 뿐이란 말일세. 조금이라도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체에서 뽑아낸 죽은 피여선 안돼. 살아있는 심장이 뿜어내는 신선한 혈액이어야만 하네+


그렇게 말하는 에레부스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어떤 생각 하나가 머릿속을 스쳤다. 아르겔 탈은 고민도 하지 않은 채 불쑥 입 밖으로 꺼냈다.


"그렇게 따지면 황제와 가장 가까운 존재는 프라이마크 아니오? 이...의식에 그들의 피를 사용할 수는 없는 겁니까?"


그러자 에레부스가 웃음을 터뜨렸다. 아르겔 탈이 살면서 처음으로 본, 수석 채플린 에레부스가 진심으로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이었다. 그가 여전히 미소를 거두지 않고 말했다.


+자네 말이 맞네. 허나 묻겠는데, 자신의 피를 기꺼이 내줄 프라이마크가 있는가? 우리는 이 전투에서 충성파 프라이마크들의 피를 얻으려 노력했지만 실패했지. 그리고 호루스나 아우렐리안이 기꺼이 자신들의 피를 내줄 가능성은 그보다도 낮네+


아르겔 탈은 머뭇거렸다. 그때 헬멧이 잡음을 내며 통신 신호를 수신했다. 함대 총사령관 토르부스였다.


+아르겔 탈 경?+


깊게 한숨을 쉰 진홍의 군주는 다시 헬멧을 썼다. 뚜렷했던 시야가 잠시 어두워지더니 무수히 점멸하는 타켓팅 마커들로 가득찼다.


"여기는 아르겔 탈."


+함대의 마지막 4척이 워프를 통과했습니다. 오큘리 임페라토르가 데 프로푼디스에 착함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허가해주오. 더 이상 의미가 없으니. 그들은 우리를 의심할 테지만, 이제 와서 증거를 보여줘봤자 분노만 사겠지. 우리는 한 시간 내로 궤도로 돌아갈 테니 그때까지만 잘 부탁하오. 함선의 피해 상황은 어떻소?"


+피해가 심각합니다만 그럭저럭 버틸 만 합니다. 모두의 믿음과 기도가 함께한 덕분이지요. 경이 신경 쓸만한 피해는 성소 갑판이 포격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현재 모든 피해 구역이 격리되어 피해 복구 중입니다+


아르겔 탈은 마른 침을 삼켰다.


"...축복 받은 여인은...어찌 되었는가?"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습니다. 유카 연대가 30분 전에 수색 및 구조 작업을 벌였습니다. 적 함대는 이제 궤도 상에 떠다니는 고철 쓰레기 더미일 뿐입니다. 지상에서의 전투는 어찌 되고 있습니까?+


아르겔 탈은 대답하기 전에 주변을 몇 번 훑어보았다.


"발록 제독, 승리는 우리의 것이오. 지금은 그 사실 만으로 충분하오."






잠깐 에레부스의 얼굴에서 파비우스 바일의 모습이 스쳐지나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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