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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The First Heretic, 순례자의 종언 -3-

리만러스(222.110) 2024.02.09 11:12:29
조회 203 추천 11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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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목소리와 외침이 들렸으나 그는 듣지 않았다. 허나 '분신'은 그 모든 것을 귀에 담았다. 물기 어린 입과 꿈틀거리는 목구멍, 폐의 바람을 통해서 만들어내는 인간의 목소리는 마치 울음소리 같았다. '분신'은 그 모든 말들을 들으며 때로는 상냥하게 답변하기도 했다.


라움은 그러지 않았다. 그는 증오에 찬 말들을 내뱉으며 그들이 입 다물길 바라는 마음으로 고대의 저주를 퍼부었다. , 물론 그 희망은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무시하기로 했다. 그래, 지금은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사냥감의 피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그래서 라움은 자기 분신의 몸, 정확히는 둘이서 공유하는 몸을 이끌었다. 냄새를 맡았으니 이제 사냥감을 포식해야 할 시간이었다.


조급함과 근육의 팽팽하게 당겨지는 고통이 엄습했다. 라움은 통로를 내달리며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을 뚫었다. 몇몇은 가까스로 몸을 날려 피했으나, 그러지 못한 불운한 인간들은 사방으로 자신의 피와 육체를 흩날렸다. 라움은 그들의 죽음과 벽에 뿌려지는 새빨간 액체를 마음껏 만끽했다.


+나약한 인간들+


그만! 넌 지금 승무원들을 죽이고 있다.


, 또 다른 한 쪽이 정신을 차린 것인가? 그렇다면 더 좋았다. 아르겔 탈과 라움은 온전히 하나로 합쳐졌을 때 더 강했다. 아르겔 탈의 침묵은 라움을 두렵게 만들었다. 이제 그의 정신이 온전해지자 라움은 자신의 능력이 더욱 강해지고 감각이 날카로워지는 것을 느꼈다. 단순한 교활함이 이성과 합쳐져 지성이 되었고, 직감도 향상되었다.


그는 복도에 서서 자신을 보고 얼어붙은 인간들을 향해 괴성을 질렀다. 다시 내달리기 시작했으나 이번엔 아무도 죽지 않았다.


그들은 적이 아니다.


+허나 우리의 사냥을 방해하고 있어+


우리는 더 이상 죽이지 않을 꺼야.


+우리는 완전하니까+


, 다시...나로 돌아온 건가.


아르겔 탈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비릿한 맛이 섞인 함선의 재처리된 공기를 맛봤다. 그때 마치 가느다란 실이 잡아당기듯, 미약하지만 특이한 냄새가 났다. 그의 친구, 아퀼론의 냄새였다. 활성화된 파워 웨폰에서 나는 비릿한 오존향과 커스토디안의 황금색 아머를 정비할 때 칠하는 기름향이었다. 아르겔 탈은 그대로 검에 찢겨나간 시체들 사이를 누비며 달렸다.


데 프로푼디스 호는 죽은 자들의 배가 되었다. 어디를 가더라도 도처에 유카 연대원들의 조각난 시신만이 반겼다.


넌 너무 오랫동안 자리를 비웠어 라움.


+인간들이 우리를 부른 소리가 들려+


복스말이군. 아르겔 탈은 눈을 깜박여 바이저에 한 구석에서 깜빡이는 룬을 작동했다. '펜이었다.


"나다."


+어디 있는 겐가?+


채플린의 목소리는 지금 아르겔 탈 만큼이나 분노로 물들어 있었다.


+황제의 개자식들이 탑승하고 있던 유카 연대원의 절반을 학살했네. 자네는 도대체 어딘가?+


"..잠시 이성을 잃었네. 아퀼론의 흔적을 추적중이야. 여긴 지금...포드 사출 갑판으로 이어지는 제 13 구역이네."


아르겔 탈은 견고한 격문을 뚫듯이 지나쳐 격납고에 이르렀다. 그의 시야에 부스터를 막 점화한 라이징 썬이 보였다. 건쉽은 곧 격납고를 벗어나 우주 공간 너머로 사라졌다. 분노의 찬 아르겔 탈의 고함 소리가 그 뒤를 따랐다.


+형제여? 형제여!+


복스 너머로 자'펜이 소리치는 것이 들렸다.


+저들이 숨었어. 사냥감이 우리의 손을 벗어난다+


"녀석들이 도망쳤네."


짧게 대답한 아르겔 탈이 공용 채널로 바꾼 뒤 소리쳤다.


"발록! 쿠스토데스가 행성으로 강하했소! 라이징 썬을 추적하시오! 전 포대! 라이징 썬을 조준하는 즉시 사격하라!"


+안돼! 에레부스 경은 그들이 필요해!+


자'펜이 말렸으나 소용 없었다.


"그가 무엇을 원하든 관심 없어. 난 저 배가 불타서 사라지는 것을 봐야겠다."




데 프로푼디스 호가 느릿느릿 함수를 돌렸다. 아스타르테스 군단의 함선이 대부분 그렇듯, 기함 역시 함대전을 겪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발사 신호가 주변에 산개한 워드 베어러 군단의 함선들에게 발신 되었고, 이에 호응한 7척의 함선이 포대를 행성 방향으로 돌렸다. 곧 조그마한 수송선을 향해 가공할만한 포격이 쏟아졌다.


결국 데 프로푼디스에서 빠져나온지 1분도 채 되지 않아 라이징 썬은 이스트반 V으로 추락했다. 군단의 주력함 중 하나인 더지 에테르나 호의 주포에 피격 당한 수송기는 그 이름처럼 태양과도 같이 불타오르며 행성 지면으로 재진입했다.


아르겔 탈은 조용히 복스에서 들리는 수많은 외침과 목소리들을 들었다. 함대 사령관이 침착한 목소리로 라이징 썬에 포탄이 명중하여 추락했으나 완전히 파괴되지 않았고 행정에 불시착했다고 보고했다. 어쩌면 나중에 더지 에테르나의 킬 카운트에 포함되어야 하는 말이 오고 가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그가 침묵을 깨고 명령을 하달했다.


"갈 보르박 총원 강습 갑판으로. 우리도 강하한다."







이제 엔딩까지 단 몇 걸음.

다들 즐거운 설날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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