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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아에나리온의 피 번역)아싸 동생모바일에서 작성

ㅇㅇ(39.7) 2019.08.21 20:24:55
조회 472 추천 1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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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걸음마다 한쪽 어깨가 올라가고, 다른 쪽 어깨가 떨어지기를 반복하며 테클리스는 힘겹게 갑판 위로 올라갔다.
날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밤하늘은 점점이 박힌 별들로 가득했고  달빛이 그의 얼굴을 비췄다. 배 측면에 부딫히는 파도의 소리는 이상하게도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시원한 바람이 그의 피부를 스쳤다. 밤에는, 훨씬 강해진 느낌이 들었고, 뱃멀미도 덜했다(테클리스는 책에서 내내 뭘 탈 때마다 멀미를 한다) 불침번과 당직사관을 제외하면 모두가 잠들었기에, 테클리스는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 덜 의식하고 훨씬 편하게 절뚝이며 돌아다닐 수 있었다.

그를 잠에서 깨게 만든 꿈은 어둡고 끔찍했다.
벽들이 좁혀지며 다가왔고, 네 팔의 악마들이 무고한 엘프들을 쫒아 산 채로 가죽을 벗기는 동안 그들이 고통, 또는 황홀경, 어쩌면 둘 모두에 휩싸여 비명을 지르는 모습이었다. 어찌되었건 간에, 그 이미지는 그가 꿈에서 깼을 때 작은 선실을 떠나 신선한 공기를 마시러 올라오게 만들고도 남을 정도로 불쾌했다.

물 튀기는 소리가 나더니, 은빛으로 빛나는 무언가가 갑판 위에서 펄떡였다. 처음에는 놀라고 조금 무서웠지만 자세히 보니 날치였다.  그 물고기는 물 위로 뛰어올랐고, 이제는 마치 공기에 질식하는 듯 갑판 위에서 경련하고 있었다. 그 기분이 어떤지 충분히 알고 있었기에(소설 초반부에서 천식 발작 비슷한 걸로 숨이 막혀서 죽을 뻔 했다가 티리온 덕분에 살아난다), 테클리스는 동정심을 느꼈다.
손가락 사이에서 느껴지는 끈적한 몸부림을 무시하고, 그는 물고기를 들어올려 갑판 끝까지 절뚝이며 간 뒤에 바다에 다시 놓아주었다.
그는 새까만 밤의 바다를 내려다보았고, 달이 물 위로 반사된 것을 발견했다. 테클리스 자신의 모습은 파도 위에 일그러지고 희미한 외곽선으로만 보였는데, 평소보다 더 병약해보였다.

테클리스는 누가 뒤에서 움직이는 소리를 들었고, 돌아보자 티리온을 항상 쫒아다니던 그 선원을 발견했다. 그는 그녀에게 웃어보였다.
그녀는 그를 잠시 동안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처다보았고, 테클리스는 그녀가 무언가 말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이내 그녀는 그와 시선을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것인지, 밤의 어둠 사이로 걸어가 사라졌다.
테클리스는 상처받은 모습을 보이기 싫었기에 몸을 돌렸다. 그는 자신의 표정을 평소의 냉정한 무표정으로 되돌리려고 재촉했고, 어차피 예전부터 별 신경 쓰지 않았다고 자기 자신에게 속으로 말했다. 엘프들 사이에서 추하고 불구인 것은 힘들었다. 그들은 자신들보다 덜 아름답고 덜 완벽한 것은 눈에 담는 것 조차도 싫어했다. 오직 그의 가족과 쏜베리(티리온과 테클리스 가족의 나이 많은 하녀)만이 있는 아버지의 저택에서, 그는 그런 시선들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 테클리스는 같은 동족이여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의 삶이 얼마나 고립된 것인지 깨달아가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것이 아버지가 그렇게 외딴 지역으로 물러났던 이유가 아닐까 싶었다.

티리온에게는 이제 상황이 더 좋아질 것이다. 그는 엘프들 사이에서도 잘생긴 편이었고, 성격도 좋고, 다가가기에도 편한 데다가 매혹적이었다. 그의 밝은 성정은 언제나 친구들과 지지자들을 끌어들일 터였다.

우리들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가요, 그는 달의 여신에게 속으로 물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

답은 없었다. 파도는 여전히 철썩였고, 바다는 하늘을 비추는 공허하고 넓은 어둠의 거울이었다.



흑흑 테클리스 착하당께

예전에 토갤에 번역해서 올렸던 거 옮겨온 거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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