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앞에서 도색 했었던 스턴가드 배테랑에도 아주 유사하게 생긴 헤볼 스마가 하나가 있어 가지고

컨셉을 뭐로 잡아야 하나 고민 좀 했었던 모델입니다

뭔가 다른 느낌을 팍 주고자 데스와치를 갔다 온 녀석이랍시고 어깨를 은색으로 확 칠했습니다

안 될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데스와치에서 복무한 형제가 네오파이트들에게 말했다고 전해지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나는 너희 네오파이트들이 상상도 못할 것들을 봤었지. 구울 스타즈 부근에서 타오르는 전투함들. 카디안 게이트 근처 어두운 공간을 수놓던 랜스 광선들...'"

로이 베티처럼 눈은 청회색 눈동자로 칠했는데, 머리카락은 음... 그 백금색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런 느낌을 색은 어떻게 해야 될 지 도저히 감이 안 와서 그냥저냥한 금발로 칠했습니다

진짜 스마 모델 한 3명 분 정도의 노력이 들어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실 전부다 자업자득인데 말이죠

이거 칠할 때 즈음 했던 나폴레옹 시절을 배경으로 한 게임에서 영감을 얻어 망토를 푸른 색으로 그리고 끝단을 적색으로 칠했습니다

역시 자칭 제국이란 놈들이 그래도 멋을 아는 건가 그런 생각입니다

데칼의 이질적인 느낌이 느닷없이 싫어져서 데칼로 때워도 될 부분들까지 붓으로 칠하느라 사서 고생한 깃발

깃발의 문구는 'DIEU ET MON DROIT'로 번역하면 '신과 나의 권리'이며, 유명한 사자심왕 리처드 1세가 선언했다고 하더군요

 "일찍이 어느 외계인이 물었다고 한다. '무슨 권리로 우주가 인간의 것이냐고 주장하느냐.' 그러자 후일 사자심왕이라고 불리게 되는 어느 한 성전사가 의분으로 가득 차 외쳤다. '신과 나의 권리로.'"

분리도색을 할 때는 홀린 듯이 마구마구 칠했지만 조립해 놓으니까 이래 가려지고 저래 가려지고 슬프네요

진짜 하나도 티가 안 나지만 망토 안쪽도 나름 열심히 칠했단 말이죠

어리석은 등신 휴미쉨ㅋㅋㅋㅋ

감히 길리먼 플레쉬를 안 쓰고 칠해 볼려다가 얼굴이 좆망 직전까지 갔었는데 이걸 길리먼 플레쉬님이 살려내주셨습니다

대자대비하신 제국 섭정님을 찬미하라

모델 뒷면

망토 테두리를 적색으로 두른 건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나폴레옹 만세

리비아의 게?롤트

일러스트대로 노랑색 홍채에 세로로 동공을 그어줬습니다

컴퍼니 히어로즈 모델 중에 이 녀석만 블가벳 사양인지 혼자 무릎 쪽에 추가 장갑판이 있습니다

그래서 얘는 특별히 소드 브레쓰런처럼 견갑을 흑색 바탕에 적색 십자가로 칠했습니다

 "실은 늑대 형제가 아니냐는 농담이 공공연하게 있을 정도로 유별난 오감을 소유한 이 형제는 다른 형제들이 적을 눈앞에 두고 황제께 기도를 올릴 때 그저 짧게 읊조릴 뿐이다. '흠, 흥미롭군.'

언젠가 역식질 했었던 시오배 코믹스에선 파워소드를 무슨 파랑 몽둥이처럼 그려 놨었더랬죠

흉내내기가 나름 잘 됐습니다

명색에 히어로인데 볼터가 그냥 볼터인게 맘에 안 들어서 소드 브라더 박스에서 남은 콤비 볼터 부품을 가져왔습니다

어딜 어떻게 잘라서 붙였을까요?

발끝부터 지옥으로(FEET FIRST INTO HELL)

헤일로 쪽은 스파르탄도 그렇고 ODST도 그렇고 뭔가 딱 연상 되는 색깔이나 문양 같은 게 마땅히 없어서 늘 아쉽습니다

 "전투의 상흔으로 가득한 형제 하나는 발끝부터 지옥으로라는 함성대로 드랍포드를 가장 선호하는데, 혹여나 문제가 발생해 발끝부터 떨어지지 않게 되면 이를 흉조라 여기며 아니나 다를까 그 예측은 지금 것 빗나간 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5 겹으로 칠한 타바드

그렇게나 노력해서 칠할 가치가 있었냐고 물어보신다면 실은 할 말이 없습니다

그나마 교훈이 하나 있다면 색과 색이 잘 뒤섞이게 하고 싶다면 물을 더 많이 섞어야 한다는 거 이려나요

저번 스턴가드 베테랑 때 총구의 그을림은 세라핌 세피아+지그발트 버건디+바실리카눔 그레이로 칠했었죠

유튜브를 다시 좀 보고 이번에는 세라핌 세피아(짙게)+지그발트 버건디(옅게)+탈라사르 블루(옅게)+바실리카눔 그레이로 칠했습니다

아 역시 청색이 들어가니까 좀 더 실감이 나네요

가장 불만족 스러웠지만 종국에는 만족한 모델

처음 박스아트를 봤을 때부터 자세가 뭔가 어정쩡 해 보여서 싫었었죠

그린스터프로 어깨 부분을 조금 수정해서 위와 같이 만족스러운 자세가 이루어 졌습니다

이번 다섯 모델을 칠하면서 다섯 번의 시도 끝에 덜 빨간 입술이 칠해졌는데, 그래도 역시 입술은 붉은 기가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내면의 목소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망토 겉면과 내면은 웻 블랜딩을 처음 시도해 본 건데, 잘 된 건지 모르겠습니다

붓에 물기가 조금 적으면 색을 섞기 전에 말라버리고, 물기가 조금 많으면 줄줄 흘러 내려서 요상한 무늬나 생겨버리고...

다음 번에는 드라이 브러쉬나 아님 다른 쉽고 간단한 방법이나 해볼까

원래 망토 하단에 문구를 적을 계획이었는데 웻 블랜딩을 첫 시도한 것을 그대로 남겨두고 싶어서 폐기했습니다

 "...하이브 시티는 이미 혼란의 도가니었다. 그때에 나이 어린 한 아스타라 밀리타룸 장교가 황제께 신실한 자들과 그렇지 않은 자들을 구분하는 게 불가능 하다고 감히 말했다. 어린 장교를 호되게 꾸짖기 시작하는 다른 장교들을 만류하고 마샬이 단호히 그리고 짧게 명령했다. '모조리 죽여라. 황제께서 심판하실 것이다.'"

촥! 하는 효과를 주고자 그린스터프로 칼에 조형을 좀 해줬습니다

파랑 덩어리 쪽 비율을 높게 해서 섞으면 더 딱딱하게 굳는다고 들었는데 마냥 그런 것 만은 아닌가 여전히 말랑말랑 해서 건프라에서나 들을법한 순접 코팅을 해주니까 그제서야 좀 단단해져서 붓을 놓을 만 하더군요

단체샷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상입니다만, 저렇게 칼을 수평으로 만들어 놓으니까 칼을 수직으로 들고 있는 게?롤트 모델과 대비가 되어서 장면이 더 멋있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