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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팬픽] 벤노시점 - 벤노의 고생

유스톡스00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2.09 21:4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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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노시점 - 벤노의 고생




신영지 알렉산드리아에서 루츠의 성인식때 카밀의 집에서 로제마인과 페르디난드님과의 회동 후, 나는 더욱 바쁜일상을 보내고 있다.


곧 가을의 성인식이 있을 시기이지만 에렌페스트에서는 가을 수확제가 막 시작한 날씨다. 에렌페스트와 다른 기후로 겨울준비를 얼마나 해야할 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에렌페스트보다 봄의 날씨가 빨리 풀린다고는 하지만 이번에는 에렌페스트의 기준대로 준비하고 있다. 구텐베르크들도 마찬가지인 상태일것이다.

뭐, 구텐베르크를 포함한 우리들의 겨울준비는 모두 돈으로 해결한다만.

영주의 명령으로 우리는 제지업과 인쇄업의 확장준비를 최우선으로 하게 되었으며 이번 겨울의 준비는 영주에게서 지원금이 지급되었다.


내년 봄에 영주의 지시로 제지업과 인쇄업을 엄청난 속도로 퍼뜨릴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로제마인이 영주가 된 이상 이 불길한 예감이 빗나가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다행히도 우리는 이쪽 평민가에 잘 녹아들어갔다.


영주인 그녀석이 완전이 뒤바꿔 놨는지 귀족주체로 평민거리 개조에 회의가 열리고 평민들의 의견이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곳 녀석들은 잘못 발언했다가 어떤 벌을 받게 될지 눈치만 보는 상황이라 답답하긴 하다.

당연하겠지. 가끔가다 아주 마음에 든 상인들의 의견을 들어주는 귀족들도 있긴 하지만 평민 장인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결국 이 방식에 익숙한 나와 구텐베르크가 중심이 되었고 이곳 녀석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졌다.


귀족측들도 아직 뭔가 어설프지만 에렌페스트의 귀족들보다 훨씬 빠르게 적응하는게 보인다.

매번 회의에 나오는 영주측근인 하르트무트님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점차 적응해 나가겠지.


신전의 공방은 길을 필두로 정비가 되었고 지금은 기술의 숙련도를 올리고 있는 중이다.


구텐베르크는 크게 금속활자의 대장일, 인쇄기 제작의 목공, 종이제작의 제지, 잉크로 크게 4가지로 나눠져 있다.

뭐 인쇄 및 제본부분도 있지만 그건 당장 평민가에는 관계가 없다.


란체나베와의 거래가 끊기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전속으로 불려온 플랑탱상회와 구텐베르크들은 잘 녹아들었다.

디모는 인쇄기 제작법으로 자크는 마차 그리고 매트리스로 각각 감독의 자격을 획득했다. 요한도 펌프제작으로 감독자격을 획득했으나 그녀석 성향상 공방 내부업무에 집중할거다. 하이디와 요제프는 알렉산드리아의 소재로 실험을 하고있으니 내년즘에는 벨프자격을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우리는 잘 모르겠지만 엄청난 마술을 선보인 영주가 시행하는 신사업의 기술자로서 이곳 장인들은 기꺼이 자신들의 공방에서 다프라들을 지원해주었고, 가을세례식에서는 계약이 끝난 다루아들이나 견습업무를 할 나이가 된 아이들이 일하게 되었다.

플랑탱과 구텐베르크 쪽은 순조로운데 문제는 길베르타 쪽이다.



길베르타 상회는 영주의 전속으로 투리가 알렉산드리아의 지점장으로 이동해 왔다.

투리는 귀족의 응대를 할 수 있지만 어렸을때부터 나에게 교육을 받은 코린나와 다르게 상인으로서 역량이 부족하다. 장인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오토가 보좌해주는 코린나와 다르게 보좌해주는 사람이 없다. 투리보다 상인에 가까운 루츠가 약혼자이지만 루츠도 아직 배울게 많고 구텐베르크 업무로 출장을 나갈일이 있기에 길베르타측에 신경 쓸 여유는 없다. 또한 둘 모두 이제 갓 성인이 된 나이라서 다른 상인들에게 무시당할게 뻔하다.

결국 나와 마르크가 길베르타 상회의 보조를 해줄 수 밖에 없다.


길베르타 상회의 공방업무를 하는것에는 큰 문제는 없다. 재봉공방, 염색공방에도 다루아들, 각 공방의 다프라들이 근무하고 있기때문이다.

염생공방과는 새로운 염색방법으로 관계형성을 했으나, 기존의 재봉 상회들과의 관계형성이 쉽지 않다.

귀족들의 일이기에 자세한 상황은 모르나 외세침략으로 인하여 기존 영주일족을 비롯한 귀족들이 없어졌다.

그로 인하여, 후원자를 잃어버린 상회가 생긴것이다. 그것은 대장, 목공, 잉크, 염색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그 녀석들은 신사업이나 신기술에 적극 참여하는것으로 없어진 후원자의 지원을 메꿀려고했다.

하지만 신사업, 신기술과 관련이 없는 재봉부분은 달랐다. 영지의 최고 후원자인 신임 여성영주의 의상은 길베르타 상회로 고정인 것이다. 즉, 후원자는 줄었는데 경쟁자는 늘어난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가 알렉산드리아로 넘어오기 전, 미리 와 계셨던 레오노레님, 클라리사님, 안게리카님이 봄의 영주회의 이후에 여름 성결식 의상제작을 외세의 침공으로 후원자를 잃었던 의상상회에 주문함으로서 그들이 길베르타 상회의 편이 되었달까 그들의 전속이 되기 위해 힘쓰며 우리에게 잘 대해준다. 사실상 길베르타 재봉공방에 파견된 다루아, 다프라가 다 그들의 직원들이다.


길베르타 상회는 원래 로제마인을 따라 전속으로 이동하기에 어디로 가던지 주변과 크게 알력다툼을 하지 않고 잘 녹아들 줄 알았다.

그러나 외세의 침공이 플랑탱에는 좋게 작용했지만 길베르타에는 독으로 작용해버렸다.


없어진 구 아렌스바흐 귀족들보다 에렌페스트에서 넘어온 여성귀족들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길베르타 상회는 여전히 견제 받고 있다.

영주의 전속이기에 크게 딴지걸지는 않지만 은근히 비협조적인 상회들이 많다. 자신들이 영주의 전속이 되기위해 기회를 노리는 거겠지.

그러나 영주는 절대로 전속을 바꾸지 않을것을 알기에 영주의 전속이라는 칭호에 맞게 투리는 장인으로서 먼저 재봉실력을 늘리는게 더 중요하다.

상회운영은 조금씩 배우면 된다.

오히려 지금 이 상황을 로제마인이 알게된다면 견제한 상회들이 어떤꼴이 될지 생각하기도 싫다.

내 선에서 알아서 잘라내지 않으면 재봉상회의 2~3할정도가 없어질 수 있기 때문에 루츠의 성인식 회동에서도 그 사실을 숨겼다.



오늘은 다섯점종이 친 후에 투리와 함께 합솔럿 상회의 주인인 가이직 상회장을 만나기로 했다. 합솔럿 상회는 외세의 침공으로 후원자를 잃어 큰 타격을 받았지만 로제마인의 측근을 소개받은 상회로 길베르타에 몇 안되는 협조적인 상회였다. 그런데 약속을 잡았을 당시 가이직은 매우 기분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무슨 일인지 짐작이 되지 않기에 점심을 먹고 다섯점종까지 길베르타 상회에서 상회가 잘 운영되고 있는지,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체크하려고 한다.

점심을 먹고 길베르타 상회를 가기위해 막 외투를 걸쳤을때 사무실 밖에서 노크소리가 들린다. 입실을 허락하자 마르크가 당황한 얼굴로 급하게 들어오며 나에게 가까이 다가온다. 평소대로라면 문을 닫고 바로 용건을 말했을 마르크가 나에게 다가오는것을 보니 뭔가 불길한 느낌이 든다.

마르크는 내 귀에다 조그마한 목소리로 속삭인다.


"주인님, 로제마인님의 측근이신 클리리사님께서 길베르타 상회에 오셨다고 합니다."


나는 마르크가 무슨소리를 하는건지 순간 이해하지 못했다.

순간적으로 움직임을 멈춘 나를 마르크가 밖으로 나가라며 밀어낸다.

플랑탱 상회 문 앞에는 길베르타 상회의 호위인 귄터가 마중나와 있었다.


귄터는 나에게만 들릴듯한 목소리로"벤노, 클라리사님은 투리가 응대하고 있는데,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벤노에게 전해달라고 했다." 라고 말하며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크윽..... 내가 그것을 어떻게 알아! 라고 마음속으로 외치면서 "근데 정말로 클라리사님이 맞나?" 라고 물었다.


"클라리사님은 에렌페스트의 문에서 나도 뵌 적이 있다. 틀림없다. 투리도 꽃장식의 주문을 받기위해 클라리사님의 저택에 간 적이 있으니 내가 잘못 본 것도 아닐거야."


일반적으로 귀족은 평민가까지 나오진 않는 법이다. 뭐, 알렉산드리아에서는 평민가를 개조 후 시찰을 하러 나온적이 있긴 하다만 그것도 회의에서 결정해서 시찰이 나온거지 이렇게 갑자기 한 상회를 찾아온 적은 없었다. 로제마인의 주위사람들은 다 이상한걸까.


서둘러 길베르타 상회에 도착하여 바로 응접실로 들어갔다.

응접실에는 투리와 클라리사님이 꽃 장식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었다. 클라리사님 뒤에는 길이 서 있었다. 길과 눈이 마주치자 길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평민가 안내역으로 끌려 나온듯 하다.

나는 즉시 귀족에게 하는 인사말을 하고 자리에 앉았다.

투리가 따라준 차를 한모금 마시고 클라리사님이 내방한 이유를 물었다.


"하르트무트 뿐만 아니라 신전회의에는 이제 나도 참가할 겁니다.

신전회의에 참가하기 전에 평민의 상회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평소의 모습을 보고싶어서 와봤는데, 직원들이 없어서 놀랐어요."


신전회의란건 신전에서 열리는 귀족과 평민의 회의를 말하는거다. 앞으로는 클라리사님도 참여하는건가......


"지금은 점심식사를 하러 갔기 때문입니다. 슬슬 돌아올 겁니다."

"그러면 제가 온 것은 비밀로 해 주세요. 귀족이 있으면 평소와 같지 않을거 아니에요? 일부러 평민옷을 구해서 입고 왔거든요."


당황해서 몰랐는데 클라리사님의 옷은 큰 상회의 아가씨들이 입을만한 옷을 입고있었다. 평민치고는 화려한 옷이지만 평민이 입을만한 범주에 있는 옷이었다.


"투리, 클라리사님이 온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누가 있지?"

"아버지뿐이에요, 다행히 오늘 점심 문지기가 아버지였거든요."


나는 클라리사님께 양해를 구한 뒤 잠시 나가서 귄터에게 입단속을 해달라고 하고 다시 응접실로 돌아왔다.


"클라리사님, 오늘 오후에는 마침 투리와 길베르타 상회의 운영에 대하여 확인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하였습니다.

평민 상회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참관하시겠습니까?"

"제가 날을 잘 잡았군요. 참관하겠습니다."


클라리사님의 참관하에 투리에게 길베르타 상회의 운영과 겨울의 준비에 대해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

.

.

"생각보다 다루아들이 많이 접촉했구나. 그들의 실력이 괜찮으면 채용해도 괜찮다. 아직 길베르타 상회는 인원이 부족하니까." 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다섯점 종이 치기전에 일찌감치 회의를 종료했다.


클라리사님이 합솔럿 상회 회담에 참가하면 안될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투리도 내가 회의를 빨리 끝내려고 하는 분위기를 읽었는지 세부적인 사항은 말하지 않았다.


클라리사님이 퇴장하시기 전에 인사를 하기위해 자리에 일어나려고 하는 순간 밖이 소란스러웠다.

원래는 투리가 나가서 해결해야하지만 귀족앞에서 소란스러운 일이 발생하면 더 골치아파지기에 클라리사님께 양해를 구하고 밖으로 나가보았다.

밖에는 합솔럿 상회의 가이직이 귄터와 대치하고 있었다.


"빨리 주인을 불러와라. 아직 준비가 안된건 아니겠지?"

"회담은 다섯점종 이후로 알고 있다. 아직 다섯점종도 치지 않았으니 잠시 기다려라. 지금은 먼저 온 손님이 계시다!"


"흥! 에렌페스트 시골 깡촌에서는 손님이 일찍오면 대응도 못하는건가?"

"우리는 당신을 정당하게 대우했다. 당신이 응접실에 허가없이 들어가려고 하지 않았나?"


일반적으로 약속시간보다 빨리 오는것도 주최자에게 실례되는 일이다. 사정이 있어서 빨리 왔다고 한다면 기다리는것이 원칙이다.

그리고 응접실 근처의 문이 열려진 작은 방 탁자에 아직 김이 올라오는 찻잔이 있는것을 보면, 우리측이 대응을 이상하게 한 건 아니다.

대화와 상황을 보았을때에는 무언가 딴지를 걸기위해 일찍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일단 클라리사님이 계신 이상 더 이상 일을 크게 만들면 안된다.


"귄터, 그만해! 자네 말대로 아직 손님이 계신다. 여기는 내가 정리하지."


눈으로 응접실을 가리키자 귄터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물러났다.


"가이직, 아직 손님이 계신다. 자네와의 회담은 그 손님이 가신 다음이다. 조용히 기다려라."

"흥...... 새로운 후원자라도 구했나?"


가이직의 말을 들어보니 점심을 일찍 먹은 합솔럿 상회의 다프라가 잠시 길을 걷고 있는데 처음보는 비싼 의상으 입은 여성이 종자를 거느리고 길베르타 상회에 들어가는것을 보았다고 했다. 외세침공으로 많은 후원자를 잃어 고민이 많은 합솔럿 상회의 주인에게는 눈꼴 사나웠을 것이다.


제길...... 결국 가이직이 일찍 온 이유가 클라리사님 때문이라는 거다.

나는 일단 얼른 이 상황을 마무리하고 클라리사님을 배웅해야한다.


"자세한건 회담에서 이야기 해줄 테니....."

"가이직이라고 했나요? 제가 그 회담에 참관해도 될까요?"


빨리 마무리지으려고 말을 하는데 응접실쪽에서 클라리사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응접실 쪽을 돌아보니 언제 나왔는지 클라리사님이 서 계셨다.


"호오.....그대가 길베르타 상회의 새로운 후원자인가?"

"후원자는 아니지만 에렌페스트에서부터 알고 있던 사이입니다. 저는 모니카라고 해요. 길베르타 상회와 회담이 있는것 같은데 제가 참관해도 될까요?

회담내용에 따라서 제가 도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저도 이곳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거든요."


가이직은 잠시 턱수염을 어루만지더니 '모니카'가 된 클라리사님의 회담의 참관을 수락했다.


나는 어쩌지도 못하고, 가이직, 클라리사님과 함께 응접실로 들어갔다. 응접실에 들어가는데 다섯점 종이 울리는 소리가 들린다.

들어가자마자 투리가 실수하지 않도록, "투리, 모니카님도 회담에 참가하기로 하셨다." 라고 조용히 말했고, 투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가이직의 불만은 후원자에 관한 것이었다.

합솔럿 상회에 여름 성결식 옷을 주문한 귀족은 안게리카님이었다. 그것도 주문이 아닌 기존 옷을 수선하는 정도였다고 한다.

주문 자체가 여름 성결식 며칠 전이어서, 시간이 없어 그러려니 했다고 한다. 영주의 측근이자 영주의 친오빠의 부인과 이어졌다는것에 의의를 가졌다고 한다.


그런데 주문이 거기서 멈췄다는것이다. 보통 겨울 사교계에서는 하급귀족은 몰라도 상급귀족들은 새로운 의상을 최소 한벌은 맞춘다.

겨울 사교계의 시작일에 입기 때문이다. 상급귀족인데 작년과 같은 복장이면 평판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영주 친오빠의 부인이면 상급귀족이다. 그러면 당연히 의상을 주문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안게리카님께 어울릴만한 원단도 준비해 두었다고 했다.


그런데 가을성인식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에는 이번 가을에 계약이 끝나는 다루아들이 모두 재계약을 거절했다고 한다. 왜인지 아까 투리가 말한 접촉했다던 다루아들이 합솔럿 상회의 다루아 였을것이란 예감이 든다.


"가이직, 곧 있을 신전 회담에서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다."

"빨리 알아봐 주지 않겠나? 많은 후원자를 잃어서 상회 운영하기도 힘들다. 솔직히 다루아들이 재계약을 안해주는것이 어떻게 보자면 다행이라고도 생각될 정도라고."


"알았으니 진정해라. 여기엔 모니카님도 계신다."

"그런데, 모니카라고 했나? 당신은 구텐베르크이거나 영주님의 전속이 아니지 않나? 왜 알렉산드리아에 온거지?"


"가이직, 좀더 예의를 갖춰라. 모니카님은 너가 그렇게 부를 분이 아니시다."

"나 정도 되는 사람이 귀족도 아닌 사람에게 예의를 갖춰야 하나?"


"벤노, 나는 괜찮습니다. 그에게 나는 처음 본 평민인걸요."


......나와 투리는 조용히 침을 삼키고 두사람의 대화를 듣기로 한다. 아마 클라리사님의 뒤에 서 있는 길도 마찬가지이리라.


"자세한건 말해주기 어렵지만, 나는 영주님의 신사업에 도움이 되기 위해 에렌페스트에서 이주했습니다. 당신은 신사업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나요?"

"신사업이면, 인쇄라는 거지? 내 분야가 아니라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기존의 사업을 이어나가는 것이 더 좋지 않나 생각한다. 책을 많이 만들어 봐야 어디에 쓰나? 나는......."


가이직의 대답에 나는 머리를 싸메고 싶어졌다. 할 수만 있다면 당장 저 입을 틀어막고 싶어졌다.

내 생각보다 가이직은 똑똑하지 않는것 같다. 아니면 에렌페스트 책의 소문이 아직 이곳 평민가까지 전해지지 않는건가?

그러고 보니 아렌스바흐에서는 외부의 정보가 단절된거나 마찬가지인 상태였었다고 루츠의 성인식 회담에서 페르디난드님께 들었던 것 같다.

그게 평민가에도 이런식으로 미칠 줄이야.

그렇더라도 영주의 의향으로 진행되는 사업에 저렇게 부정적인 의견을 다른사람 앞에서 말하다니 있을 수 없다.


슬쩍 주위를 둘러보니 길과 투리는 얼굴이 새파래져있었고 클라리사님은 표정은 변하지 않았으나 눈빛이 날카로워진 느낌이 들었다.

계속 되는 가이직의 신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더 이상 들을 수 없었기에 나는 클라리사님의 눈치를 보며 가이직의 말을 잘라내었다.


"가이직 자네의 의견은 잘 알았어. 자네의 용건이 안게리카님의 의상 주문이외에 더 있는가?"

"없다만?"


"내가 꼭 의상 주문에 관해서는 알아 봐 줄테니 먼저 일어나 주지 않겠나? 자네가 일찍 와서 난 아직 모니카님과 상의할 것이 남아있거든."

".........알겠네."


가이직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나와 클라리사님을 관찰하더니 조용히 퇴장했다.


가이직이 나가고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클라리사님은 목패에 무언가를 쓰시더니 나에게 내밀었다. 클라리사님 자택으로의 초대장이었다.


"벤노, 합솔럿 상회라고 했나요? 당신이 알고 있는 합솔럿 상회의 정보를 정리해서 모레 세점종에 보고하세요.

안게리카의 전속이 되서 불쌍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없었네요."


클라리사님의 말에 주위의 온도가 떨어진 것 같다. 식은땀으로 등이 젖어가는것이 느껴진다.

나에게 거절할 수단은 없었다.


"모레 세점종에 뵙겠습니다."




클라리사님이 길을 거느리고 퇴장한 응접실에 나와 투리는 잠시동안 조용히 앉아있었다.


또, 얼마간의 정적이 흘렀을까...... 투리가 입을 열었다.


"합솔럿 상회는 어떻게 되는걸까요......"


나는 나즈막히 중얼거렸다.




"최소한 알렉산드리아에는 있을 수 없게 될 것 같은데......."












모든일의 원인은 안게리카의 NO사교로 인한 NO의상 제작이었습니다.

클라리사는 유스톡스에게 전수받은? 실제로 있는 인물의 이름 도용하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재미로 봐주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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