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몇달간 게임하며 준비한 아이템을

아내가 잠결에 선택지를 잘못 고르는 바람에 갈려서 사라졌다.

미친듯이 광분하는거 달랬는데, 나아진듯 하다 다시 날뛰고, 나아진듯 하다 다시 날뛴다.

같이 게임하던 지인들은 한두명 빼고 다 잠수타버렸다.

카톡만 열면 욕하고 난리치고 책상, 키보드에 샷건 하고 울고불고 화내는데

 도망가는게 당연한거 아니겠나..

그랬더니, 갑자기 그걸 빌미로 지인들을 싸잡아 욕하기 시작한다.

다들 믿을수 없다고, 좋을땐 그렇게 옆에서 하하호호 하던 것들이

자기가 힘들땐 없다고....

당신이 힘들게 만들었잖아? 당연히 다 도망가지 란 말이 진짜 혓바닥 끝까지 올라왔는데

간신히 참았다.

세상이치가 그런거라고, 잘 나갈땐 개나소나 다 몰려오지만, 힘들때 옥석이 들어난다고 말하며 달랬다.

좀 알아 듣나 싶더니 결국 톡방 다 나와 버리고, 카톡도 지웠더라.

그리고 감정 조절 안되어 미치겠다고, 먹은것도 없는데 토할것 같다고 광분하고 있다.

곧 퇴근하고 나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펄펄 날뛰고 있는 아내를 진정시켜야 한다.

1년 짜리 프로젝트 기획들고 회의실에 들어가서 브리핑 할때도 이렇게 긴장되진 않았던것 같다.

정서적 전투상태 라고 하던데 정말 딱 맞는 표현이다.

저렇게 날뛰는데도 끝까지 아내를 달래주던 그 지인분 아니 그 친구분 진정한 친구라 할만하다.

앞으로 친하게 잘 지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경계인으로써 경계인 옆에 오래 버티려면, 감정을 흡수하지 말고 그냥 반사하거나 흘리라고 한다.

감정을 흘리려고 노력중이다. 아마 달래다 보면, 아내는 분명 날 처음 만난 이후로 있었던 내 잘잘못, 맘 상하게 했던 점을

 전부 늘어놓으며 날 공격할 것이다.

옛날엔 그러면 전부 내던지고 자리를 피했다. 근데 이젠 그자리에서 끝까지 버티며 달래야 한다.

아내는 날 미워하거나, 저 잘잘못들을 규탄하려는게 아니다.그냥 자기 감정에 공포에 휩슬려서 어쩔줄 모르고

허둥되는거 뿐이다.

 일일이 반박하지 말자

안정을 찾을때 까지 옆에 있어주자

이번에 버티면 하마 3,4주는 이렇게 폭주하지 않겠지

위험한 행동을 하면 119랑 112를 부르면 된다. 지난번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