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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9

[일반] 제 마음의 답답함을 해소했습니다. 모바일에서 작성

불갤러(14.44) 2024.05.12 21:36:26

조회 78 추천 0 댓글 0

무엇을 어떻게 볼 것이냐는 사실 중요치 않았어요.

왜냐? 존재와 현상 자체가 공하니깐.

여기서 공하다는 것은 존재와 현상엔 하나의 모습만 있지 않고 애시당초 여러 모습이 공존한다는 뜻으로 쓴 것 입니다.

그렇게 여러 모습이 공존하고 있기에 이렇게 보면 이렇고 저렇게 보면 저런 것이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당연한 것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혼란스러워 했던 것입니다.

100원짜리 동전의 진짜 모습은 무엇입니까? 이순신 장군의 초상화가 보이는 면입니까? 100원이란 숫자가 보이는 면입니까? 테두리입니까?

어느 쪽도 아니라 이 모두가 합쳐진 것이 100원 짜리 동전의 진짜 모습입니다. 그리고 이건 존재하지만서도 우리는 애초에 볼 수가 없어요. 3차원 물체를 한 번에 볼 수 없으니깐.

내가 앞면을 보면 이순신 초상화를 보게되는 것이고 뒷면을 보면 100원이라는 숫자가 보이고 그 가운데를 보면 돌기가 있는 테두리가 보이는 것입니다.

어느 면을 볼지 혹은 보이게 되는지는 제가 결정하거나 인연에 따라 달라질 뿐...

앞면을 본다고 해서 전부도 아니고 틀린 것도 아니고 뒷면을 본다해서 그것이 전부인 것도 아니고 틀린 것도 아니고 테두리를 본다고 해서 그것이 전부인 것도 아니고 틀린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내 언행 하나하나 내 모습에 이런 다양한 면모가 같이 혼합되어 있어서 얼마든지 다른 사람에겐 다른 면이 보일 수 있음을 알고 그것을 기꺼이 감수하면 그만이었습니다.

이게 살아가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진리를 설하셨을 때 어째서 모순된 말로 나오나 하는 것을 중론에서 설명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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