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의 좋은 점은, 치기 좋은 볼이 왔을 때만 스윙(픽)을 해도 된다는 거임

야구는 스트라이크 3회면 아웃이지만, 투자자는 스트라이크 1만회여도 아웃당하지 않음

그냥 좋은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됨

특히 이건 개인만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 중 하나임.

일반적인 기관투자자는 좋은 기회가 없다고 현금만 쌓아둘 수 없음. 아웃당하는 스트라이크 횟수가 존재함

그런 의미에서 기관투자자는 엄청난 디스어드벤티지를 가지고 게임을 플레이하게 됨 (국내 주식하는 사람들 보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하는데 만약 기울어져 있다면 개인에게 유리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을 확률이 높다 생각함)

그렇기 때문에 주식 분석의 좋은 방향은 최대한 스윙 횟수를 줄이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듬

전엔 엄청난 레드플래그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항목에 대해서 깐깐하게 보고 있음

특히 최근에 많이 보는 건 종업원의 평가임

기업을 평가함에 있어서 평가자는 크게 세 분류에 주요평가항목은 이하와 같을 거 같음

1. 투자자 => 재무정보, 업계상황, 업계특성, 매니지먼트 등

2. 고객 => 제품/서비스의 가치, 가격, 타사 제품/서비스 비교시 우월한 점

3. 종업원 => 워라벨, 성장(커리어발전)환경, 조직효율성(내부적 의사결정의 합리성), 평가의 공정성, 금전적 보수

보통 투자자들이 보는 건 1에 해당하는 항목, P/E P/FCF가 몇이니 ROE가 몇이니 자기자본비율이 몇이니 등등인데 당연 중요하지만 보통 이 criteria를 통과하는 주식만 해도 상당히 많을 것임

그렇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2번으로 넘어가서, 해자 뭐시기 가격결정력 뭐시기를 말하기 시작함

(여담으로 가치투자자들이 consumer-facing 회사를 좋아하는 건 2번 평가가 비교적 쉽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본인들이 고객이기 때문에)

2번을 통과해도, 그렇게 적지 않은 주식들이 남는다는 걸 발견함

여기부턴 온갖 정형화하기 힘든 평가 방식이 관련되는데, 요즘은 기본적으로 3번에 해당하는 종업원의 평가도 추가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음

사실 이 생각을 하기 시작한 건

오늘 교통사고 당해서 5년뒤나 10년뒤에 깨어난다고 했을때 이 기업은 어떨까? 라는 평가항목을 넣었기 때문인데

그 답변에 상당히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종업원인 거 같다고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임

사실 1-2년 투자한다 생각하면 솔직히 종업원의 평가가 어떻든 그렇게 상관없을 수도 있음. 기업이란게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어떻게든 굴러감

하지만 타임스판을 늘려서 보면 반드시 종업원은 asset의 퀄리티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음

특히 경각심을 가지게 된 건 이 방면의 모범적인 예가 엄청나게 많고 딱 지금 떠오른 건 블리자드와 보잉임

둘 다 한 떄는 위대한 기업이었지만 이젠 쓰레기만 만드는 asset임

이 두 기업은 투자자에겐 충성적이었다고 생각함. 오히려 투자자에게 돌아갈 이익만을 위해 고객과 종업원을 착취했음

그게 장기적으로 봤을 땐 기업의 가치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생각함

딱히 이건 업계 상관없이 모든 기업에 적용되는 이야기일 거 같아서 종업원의 평가를 유심히 보는중이고 이걸로 많은 기업을 거를 수 있었음

물론 반드시 종업원 평가를 100% 반영해야 하는 건 아니고, 투자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생각함

예를 들어서 어떤 기업의 평균적인 평가가 이런 느낌이었음

평가 3/5점

좋은 점: 커리어 발전에 도움된다, 높은 성장, 일만 잘하면 편하다, 아이템이 다양, 기술력이 있다

나쁜 점: 일이 너무 많아 워라벨 좋지 않음, 사실상 영어 못하면 일이 안됨, 복지 많지 않음

여기 리뷰 보고 박수침. 평가 총점 자체는 높지 않아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런 게 너무 좋음

반대로 똑같은 3점이라고 해도

평가 3/5점

좋은 점: 워라벨이 좋다, 복지가 좋다, 회사 건물이 좋다 / 위치가 좋다, 일이 별로 없다, 망할 일은 없다

나쁜 점: 꼰대가 많다, 평가가 공정하지 않다, 미래가 없다, 사내정치가 많다, 월급도둑이 많다, 임원진이 답이 없다, 목표가 없다

이런거는 그냥 red flag 박아도 될 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