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모임에서 플레이X4 및 텀블벅 펀딩을 준비하고 계신 작가님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그 중 여섯개 게임에 대한 간단한 후기입니다.

넘피, 오페라의 유령, 미니와일드레드, 랫츠런 네 개는 제품 지원을 받았고요, 나머지 두 개는 모임에서 즐겨본 게임입니다.

그럼 거두절미하고 궈궈!

[1] 랫츠런

딜레마게임으로 유명한 "다 함께 선 넘지 말기" 류의 게임입니다.

모두가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모두가 조금씩 행복해질 수 있지만, 남들보다 한 발씩 더 나가고 싶은게 사람 심리다 보니 당연하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죠.

제출한 음식카드에 따라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데, 음식카드(정확히는 방울)가 많이 쌓일 수록 고양이가 쫓아와서 판을 뒤엎게 됩니다.

제출한 음식이 고양이에 가까운 음식일수록 리턴이 크지만 그만큼 고양이가 조금만 움직여도 우수수 쓸려나갑니다.

그래서 "앞음식 잡고 방울 조금이길 바라는 자들"과 "뒷음식 잡고 방울 많길 바라는 자들"끼리 싸우는 게임이에요.

예상하실 수 있겠지만 이런게임이 다 그렇듯 이 게임 역시 파티를 탑니다.

분위기 띄우는게 자연스러운 사람들, 서로서로 날것의 비난을 잘 하는 사람들이 하면 시트콤 한 편 뚝딱이고요,

그렇지 못한 자들끼리 한다면 주사위만 또르륵 또르륵 굴리게 될 수 있습니다. 저는 광대짓이 일상인 사람이라 재미있게 즐기긴 했어요.



[2] 미니와일드 레드

공룡으로 돌아온 미니와일드시리즈입니다. 이번에 접한 개인작가님들 게임 중 규칙서가 가장 디테일했던 게임이었습니다.

시리즈를 꾸준히 내온 작가님 답게 규칙서에 대부분의 상황에 대해 굉장히 꼼꼼히 기재되어있어서 보는 마음이 굉장히 편했어요.

2~3인이 플레이 가능한 라이트한 전략게임입니다.

다윈의 위대한 발자취 처럼 9X9로 구성된 발굴지 주변에서 미플을 전진시켜가며 자원을 소모하여 공룡을 발굴하는 게임입니다.

규칙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은데, 생각보다 차례가 얼마 오지 않는 게임이라는게 신기했어요.

뭘 좀 하려면 게임이 끝나버리는 경우가 있어서 자원과 발굴대상의 밸런스를 잘 맞춰야지 최적화된 점수를 뽑을 수 있다보니, 생각하며 플레이할 여지가 많더라고요.

저렇게 사고를 요구하는 매력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뮤턴트 공룡이 쫓아오걸 피해서 달려나가는 시트콤적 재미도 인상깊었습니다.

미플이 이동한 후 뒤에서 뮤턴트공룡이 쫓아오거든요? 근데 이녀석한테 잡히면 자원을 뜯깁니다. 아 내 고기.

그래서 그걸 피하려고 다른사람들 앞으로 아둥바둥 도망치는 상황이 꽤 웃깁니다. 까딱 잘못하면 공룡맛집이 되어버려서 계속 물어뜯기더라고요 ㅋㅋㅋ

그 밖에 미션카드 요소나, 공룡 각각의 능력 등 간단간단하면서도 초급 전략게임의 테이스트가 잘 담겨있어서 정말 괜찮게 플레이했습니다.

추천!

[3] 오페라의 유령

프톨레미 및 지킬앤 하이드의 작가님이신 건일님의 2인 전용 트릭테이킹 오페라의 유령입니다. 일단 선추천.
한 명은 유령을 맡고 한 명은 크리스틴을 맡아 10트릭씩 2라운드, 총 20개의 트릭을 진행하는 트릭테이킹 게임입니다.

메인보드에 이렇게 악보가 그려져있는데요, 트릭의 결과에 따라 음표 위에 토큰을 놓게 됩니다.

20번의 트릭동안 12개 토큰을 모두 놓으면 유령의 승리고요, 그걸 저지하면 크리스틴의 승리입니다.

그럼 토큰을 어떻게 놓냐... 음표 위치에 따라 정해진 플레이어가 승자가 되면 토큰이 놓입니다.

예를들어 저 악보의 첫 음표의 경우 중앙선 아래에 있죠? (혹은 막대기가 위쪽을 향해있죠?)

그럼 트릭에서 유령이 승리하면 토큰이 놓이고, 크리스틴이 승리하면 토큰이 놓이지 않습니다.

토큰이 놓이면 그 다음 음표로 진행하고요, 토큰을 놓는데 실패하면 다시 그 음표에 도전을 해야해요.

두 번째, 세 번째 역시 중앙선 및 그 아래에 있는 음표이니까 유령이 이겨야 토큰이 놓이고요,

네 번째 음표는 중앙선 위쪽에 음표가 있으니 크리스틴이 이겨야 토큰이 놓입니다.

그러니 첫 음표는 유령과 크리스틴이 둘 다 이기기 위해 플레이를 할 테고, 네 번째 음표는 둘 다 지기 위해 플레이를 하게 될거란 뜻이죠.

진짜 좋은 게임입니다.

저 승자 조절의 기믹 외에도 기존의 트릭테이킹의 트럼프수트보다 강한 "슈퍼 트럼프"수트라거나,

지정숫자 카드를 통한 "카드 교환 후 더블 진행(혹은 방해)" 찬스 등의 변주도 있고... 좋은 트릭테이킹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트릭테이킹 좋아한다면 솔직히 꼭 한 번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4] 제 4원소

모모루덴스의 첫 작품, 제 4원소입니다. 색상, 요소, 숫자 세 가지로 구성되어있는 64장의 카드로 하는 셋컬렉션 게임이에요.

같은 색상의 다른 숫자 네 장을 모두 모은다거나... 이런 식으로 점수를 내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큰 그림을 가지고 운영해나가기 보다는 그때그때 손에 들어오는 카드에 맞춰 플레이를 해야 합니다.

원하는 카드가 손에 안들어온다고요? 최근에 덕을 덜 쌓으셨군요....

[5]넘피

루미큐브가 1차원 숫자타일배치 게임이라면 넘피는 2차원 숫자 타일 배치 게임입니다.

가로 뿐만 아니라 세로로도 타일을 배치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죠.

배치할 수 있는 규칙도 등차수열 규칙 하나뿐이라 크게 빡빡하지 않아서 손에 있는 카드들의 대부분이 어떻게든 꾸역꾸역 들어가게 됩니다.

게임 시작 전 플레이어들끼리 협의해서 조커카드의 쓰임새를 결정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공격적인 게임으로도, 스피드 위주의 게임으로도 변주가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3D프린터로 예쁘게 출력된 컴포 및 케이스가 매력이었어요. 기술력의 발전은 대단해...!

[6] 킬링 래빗

두더지게임즈의 고뚜기 작가님의 협력 디펜스 게임입니다.

작년에 확장 펀딩도 진행했었죠? 보스 토끼를 정해놓고, 그 토끼를 위시하여 몰려오는 부하토끼들을 싹다 때려잡으면 되는 게임입니다.

토끼는 카드들을 사용해가면서 잡게 되는데요, 특정 카드를 조합하면 조금 더 높은 성능의 공격을 할 수 있어서 카드를 효율적으로 사용해야하는 점이 재미있었어요.

이런 게임들의 가장 큰 걱정은 난이도 배분인데요, 킬링래빗은 보스토끼에 따라 난이도가 꽤 차이가 납니다.

저희가 상대했던 이무례한토마토끼는 무난하게 상대가 가능하더라고요.

빡겜을 하시려면 이것도 넣고 저것도 넣으면 "이걸 깨라고 만든거야" 라는 난이도까지도 올라가지 싶었습니다.
난이도 조절도 가능하고 아트워크도 동글동글한게 귀여워서 어린 친구들하고도 무난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요정도.

혹시 궁금한 부분 있다면 댓글 주세요. 당분간 왔다갔다 하면서 답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