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에 엄마가 난소암 걸렸는데 1기c라길래 그냥 괜찮을 줄 알았다.
수능을 목전에 뒀는데도 정신못차리고 기숙사 애들이랑 놀고, 밤늦게까지 디시하고, 뭐 수능은 당연히 망치고 재수하는 중이다.
올해 초까지만해도 정신못차리고 늦게자고 늦게일어나는거때매 엄마가 엄청 스트레스 받으신거같다.
저번주에 국립암센터가서 검사받으셨는데 림프쪽이 부어서 전이가 의심되고, 신장쪽에도 종양같은게 보여서 펫시티 찍어봐야된다더라
엄마는 브라카 변이도 없어서 항암도 아예 불가라서 수술로만 암을 제거해야 하는데 상황이 그렇게 좋은거같지만은 않다
지금까진 그냥 조기발견이라 괜찮을줄알고 찾아보지도 않았는데 이제야 알아보니까 림프, 신장 둘다 전이면 3기에 5년생존률이 2-30%밖에 안된다더라...
어릴때부터 난 꿈은 크고 정작 난 게을러서 목표는 높은데 노력을 별로 안했던거같다.
그거때매 자사고 가고 학원비는 매달 수백씩 깨지는데 내가 병신같은 낙관주의로 일관하는사이 엄마의 속은 타들어 갔었던거같다.
항상 잔소리하거나 화낼때마다 귓등으로 흘려듣고 알겠다고만 하고 내 행동은 변한게 없었다.
이제 재수하면서 마음잡고 하려는데 엄마 소식들으니까 내가 살인자같고 계속 걱정되서 재수학원가서도 공부에 전혀 집중이 안된다.
말로만 오래살아줘, 사랑해 라고 하면서 행동으론 엄마의 목을 서서히 조이고 있었다.
너무 미안하고 이글쓰면서도 계속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일단 내가 할 수 있는건 공부밖에 없고 그걸로 꼭 고려대 가서 엄마 마음 편하게 해드려야하는데 정작 공부에 집중을 못하니 미칠거같다.
난 원래 긍정적인 편에다가 100%T라서 단한번도 이런감정을 느껴본적이 없어서 당황스럽기도 하다.
이 글 본 게이들은 나처럼 엄마 아프고 나서 후회하지말고 제발 건강하실때 잘해라.
네이버 카페나 유튜브같은데 보니까 엄마보다 훨씬 극악의 상황에서도 기적같이 건강하게 잘살아계시는분들 보면서 나름 위안삼고 열심히 해보려고한다.
게이들도 부모님 아프셔도 끝까지 포기하지말고 도와드려서 다시 화목한 가정을 이루기를 바란다. 진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