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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9

[잡담] '사탄아 물러가라.'앱에서 작성

필립

2024.04.25 23:57:30

조회 142 추천 3 댓글 1

마태오복음 16장

그때부터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반드시 예루살렘에 가시어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흗날에 되살아나셔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밝히기 시작하셨다.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하기 시작하였다. “맙소사,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이 말씀을 읽고 석가모니의 이야기가 불현듯 떠오른다.

석가모니가 출가하기 며칠 전 그의 아내가 자식을 낳았다.

석가모니는 아들을 보고 작게 "라훌라" 라고 탄식하고는 아들의 이름을 라훌라로 지었다. 라훌라는 장애물이란 뜻이다.

그의 아들이 무슨 잘못을 했을까 그는 그냥 태어났을 따름이다. 그럼에도 석가모니는 그에게 장애물이란 가혹한 이름을 붙였다. 석가모니는 집착은 고통을 낳는다고 했다. 그에게 있어 아들은 출가라는 결심을 꺾을만큼 강한 집착을 가지게 하는 소중한 존재였을지 모른다.

예수님은 베드로를 '사탄'이라 말씀하신다. 베드로는 그저 그의 스승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았을 뿐인데 말이다.

예수님 역시 두려움을 느끼시고 유혹도 받으신다. 광야에서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시고 자신의 예정된 고통 앞에서 생에 대한 집착을 느끼셨다. 예수는 참 인간이시기에 우리가 느끼는 모든 유혹과 욕구를 지니셨을 것이다. 하지만 예수님은 떠나셔야 했다. 고통을 겪고 죽음을 겪으셔야 했다. 사랑하는 모든 이를 두고 가셔야 했다. 그렇기에 사랑하는 제자의 만류는 얼마나 큰 유혹이었을까.

예수님이 말씀하신 '사탄'은 어쩌면 저주가 아닌 사랑으로 인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예수님은 해야 할 일을 하셨다.

언젠가 나에게도 어떤 소명이 생겼을 때. 나는 소중한 것들을 놓아두고 떠나갈 수 있을까. 나는 그저 부자청년처럼 근심을 안고 비적비적 그 소명으로부터 등을 돌릴지 모르겠다. 나는 그런 나약한 사람일 따름이다. 하느님을 닮아간다는 것은 그렇게 때로는 소중한 것을 놓는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님은 그런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모두를 구원하고자 하신다. “사람에게는 그것이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태 19, 26) 죄인이기에 죄 없이 돌아가신 그 분을 한없이 우러르며 따를 수 밖에 없는 우리를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하고 돌보아주실까'(시편 8, 5) 하느님의 사랑이란 인간의 사랑과는 비할 수 없이 영원하고 헤아릴 수 없이 거대하다. 우리가 주님과 한 톨의 먼지만큼이라도 닮아가는 길은 사랑말곤 없지 않을까 한다.

구냥 갑자기 든 생각 주절거린 것. 잘못된 게 있으면 수정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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