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좋게 일찍 잠들었는데 너무 일찍 깼다.

다시 자려니 안 오길래 커피 한 잔 마시다가 써본다.

나름 성세권에 살아서, 자주 성체조배를 한다.

동네 성당 앞 지나갈 때면 꼭 들어가서 성모상에 기도도 한다.

근데 잘 모르겠다.

이 모르겠다는 말이 뭔 소리냐 하면.

성체 앞이든 성모상 앞이든 서면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

믿음이 부족한 탓인 것 같다.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기 때문에 많이 부끄럽다.

결국 성체조배를 해도 그냥 사는 얘기 일상 소식만 전하기 일수다.

죄책감 때문인지 양심 때문인지 가슴을 쿡쿡 찔리는 느낌도 든다.

최근 그나마 청년회 가입 후 친교도 나누고, 복사도 서보고 하니

그나마 많은 도움을 받았다.

청년회 친교를 통해 조언도 들을 수 있게 되었고,

복사를 서보고 나니 미사의 아름다움과 거룩함을 더 느끼게 되었다.

그럼에도 지울 수 없는 양심의 가책.

내가 신앙적으로 열심하지, 과연 신실은 한가.

나는 믿음 깊은 내 모습을 사랑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젊은 사람이 이렇게 열심해서 고맙다는 말을 들어도

죄책감이 든다. 내가 그런 말 들을 자격이 있나.

하느님께서 나를 사랑하신다는 것 하나에 기대어 희망을 걸어본다.

가끔 수도원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성 바오로 수도회처럼 도서 매체를 이용한 선교를 하는 수도회에 들어가고 싶다는 

자그마한 꿈이 있는데 안 될 걸 안다. 나같이 세속적인 사람이 뭘.

그냥 가슴에 있는 자그마한 꿈으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