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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죄, 사목, 모령성체에 대해앱에서 작성

크리스테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30 12:57:59
조회 633 추천 13 댓글 16
														

몸이 좋지 않아 세세한 인용구는 생략하고 요점만 간단히 적겠습니다. 필요하다면 차후에 보완을 하지요.


1. 어떤 죄는 객관적으로 대죄이지만, 범한 개인에게 반드시 죽을죄로서의 죄책이 돌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무지나 미숙함, 얼마나 고의적이었는가 등등, 개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서 죄책은 줄어들 수 있고 심지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사냥꾼이 사슴의 그림자를 발견하고 총을 쏘았는데 사실은 사람이었는지라 살인을 저지르게 되었다면, 고의가 아니므로 적어도 가톨릭 교리 상으로는 그 사람에게 살인의 죄책을 물릴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죽었다'라는 사실이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여전히 객관적으로는 대죄라고 합니다.


2. 이러한 차원에서, 신자 개인에 대한 사목자의 유연한 판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자위 행위를 예로 들어봅시다. 자위 행위는 분명 객관적으로 대죄입니다.

그러나 사목자가 신자 개인의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여, 그 신자에게 있어서는 자위 행위를 범한 것이 반드시 대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자위 행위를 가지고 고해성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판단하는 것도 이론 상으로는 가능한 일입니다. 영혼의 상태를 파악하고 영혼에게 최선의 처방을 내리는 것은 사목자의 역할이니 말입니다.


3. 따라서, "모 신부님은 자위 행위를 하고 고해성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더라"라는 특정 사목자와 개인의 사례를 들어, 마치 자위 행위가 대죄가 아니기라도 한 것인양 일반화를 할 수 없습니다.

이런 것을 가지고 함부로 신자가 신자의 영혼의 상태를 재단하여 고해성사를 안 받아도 된다 할 권한도 없습니다.

다만 자위 행위는 엄연히 객관적인 대죄이므로 그러한 죄악을 그만 둘 것을 권할 수 있는데, 이것을 형제적 교정이라고 합니다.

애매한 경우에 있어서 고해성사를 받아야만 할지 안 받아도 될지는 그 신자가 자신의 양심과 사목자와의 상담을 통해서 결정할 일입니다.


4. 대죄의 죄책이 있음을 명백히 알면서도 고해성사를 받지 않고 성체를 영하거나, 고해성사를 받을 수 없는 경우에 상등통회를 하지 않고 성체를 영한다면, 이는 명백한 모령성체이며 성체성사에 대한 모독입니다.

자꾸 무슨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1장이 그런 의미가 아니다, 교리서에서도 명시적으로 언급을 안 한다, 이런 뚱딴지 같은 소리가 오고 가는데,

가톨릭교회는 적어도 트리엔트 공의회 때부터 명시적으로 코린토 11서의 해당 내용을 모령성체에 대한 내용으로 해석해왔으며, 트리엔트 공의회는 모령성체에 대해서 아주 자세하게 또 명료하게 정의 및 경계하고 있습니다.

성서학에 얼마나 대단한 조예가 깊으셔서들 그렇게 과감한 해석을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으나 가톨릭교회 안에서는 개인이나 학자의 성경 해석보다 교회의 성경 해석이 우선합니다.

그리고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 시대에 공포된 가톨릭교회 교리서만이 가톨릭 신앙의 유일한 원천이 아닙니다. 교리의 발전은 이전에 선언된 것을 폐기하여 없던 것으로 치부하는 식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닙니다. 현행 교리서에 명시적으로 나와 있지 않다 하여 트리엔트 공의회의 선언이 무효화되는 게 아니라는 얘깁니다.


5. "성체는 죄인들의 빵"이라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말씀은 일종의 수사학입니다. 맥락을 보고 그 뜻을 헤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체를 모시는 데 있어서 나 자신의 부족함이나 죄의 가능성 때문에 위축되지 말라는 말씀이지, '은총 지위를 상실했어도 성체를 영해도 좋다'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6. 마지막으로,

공의회 가르침 등 보편 교회에 대하여 엄밀하고 명징하게 정의되고 가르쳐진 사항에 대해서는 아주 아주 최대한의 유연한 해석을 가하면서,

교황 성하의 일상적인 언어나 일개 사제의 특정 사목적 판단에 대해서는 거의 축자영감설 수준으로 문자적이고 보편적인 진리로서 일반화하는

이러한 사리에 맞지 않는 이율배반적 해석을 저로서는 이해하기가 참 힘듭니다. ​


교회의 무류한 가르침은 시대의 상황에 따라서 재해석될 여지가 있으며, 미래에는 또 다른 형태로 제시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재해석은 과거의 것과 모순될 수 없으며, 시대에 맞춰 갱신하는 권한 역시 교도권에 종속되어 있습니다.

사제나 신학자조차 더디고 조심스러워야 하는 작업을 일개 평신도가 "교리는 재해석될 수 있다"며 마음대로 가위질하는 행태는 결코 받아들여질 수 없습니다.


저희가 교리를 FM대로 받아들이는 게 과연 사목적 현실에 대해서 무지해서 그런 걸까요?

방구석 신자들이라 제대로 된 본당 생활 한 번 안 해보고 신부님과 술잔 한 번 기울여 본 적 없는 아웃사이더들이라 그런 걸까요?

아니면 도그매틱한 엄격함으로 남을 옥죄어서 영성 생활을 피폐하게 만드는 것을 즐기는 변태들이라서 그런 걸까요?


본인들만 이런 저런 경험 많이 해봤다고 생각치 맙시다.

교리는 교리고, 사목은 사목이고, 사제에게는 사제의 본분이 있고 평신도에게는 평신도의 본분이 있는 것입니다.

모든 양질의 경험과 그로부터 우러나오는 통찰은 소중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여 현실을 혼동하고 그것만으로 모든 문제를 판단할 수 있다는 자만에 빠질 때

우리는 그런 경험을 두고 '일천하다'라는 말을 아끼지 않습니다.


자아실현도 인간의 크나큰 욕구 중 하나이니 내 말이 묵살당하는 게 불쾌하다는 점을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묵살당했다'고 호소하면서 관리자들을 수구꼴통으로 프레임 씌우시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그렇다고 굳이 캡처 내용 보여주면서 조목조목 논박하면 괜시리 당사자도 얼굴 붉어지고, 또 저희로서도 사람 하나 박제해서 조리돌림하는 꼴이지 않겠습니까?

부족한 사람들이니 욕을 먹어도 좋게 좋게 해결하려고 다들 애쓰고 있습니다.

다들 풍요로운 신앙 생활 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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