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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식사 전 기도에 대해서. 앱에서 작성

ㅇㅇ(220.127) 2020.08.27 00:04:06
조회 1347 추천 7 댓글 2
														

저번에 문득 생각난 것: 
비신자 앞에서 식사기도를 하는게 신자들과 혹은 혼자 밥 먹을때 기도하는 것보다 더 의미있다고 생각함. 
비신자들 앞에서 기도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줌로써 예언직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 
예를 들자면 내가 식사 전에 기도하는 모습을 본 상대방이 ‘하느님이 뭐가 그렇게 좋길래 이 맛있는걸 앞에 두고 굳이 기도를 할까’ 하는 생각을 하도록 하는 거지.. 그리고 그게 그 사람에게 있어서 신앙의 단초가 될지 누가 알겠어.. ㅎㅎ
특히 식사 기도 전후에 성호를 긋는 것이 오히려 식사 기도 자체보다도 더 집중해야할 포인트가 아닐까.
성호에 관한 책자를 인상깊게 읽은 적이 있는데.. 제목이 ‘알고 긋는 성호경’이었나.. 아무튼 식사 때마다 몸에 성호로써 십자가를 새김으로써 나는 나의 신앙 고백을 하게 되는 거고, 타인이 볼 때는 무언가 동작을 하니 저게 뭐 하는 건가 한 번 더 생각해볼 것이고.
이것보다 더 간단한 평신도 사도직이 있을까?

잠깐 다른 얘기를 하자면 성호를 습관적으로만 긋기보다는 의미를 부여해서, 그 짧은 순간에도 마음에 새기며 하는 것을 추천함. 위의 책자를 정말로 강추함

여튼간에 소위 말하는 ‘모태 신앙’으로서 평생을 성당을 중심으로 살아왔지만 위와 같은 생각을 하기 전까지 나는 바깥에서 성호 긋고 식사기도 하는것이 부끄러웠고, 그래서 하지 않았음. 그 이유를 생각해 보자면, ‘쿨’ 해 보이지 않아서, 그리고 “그거 왜 하냐”는, 나도 답할 수 없는 질문을 받을까봐 두려워서 그런 것도 있지만 가장 큰 것은 나 스스로가 복음적, 모범적이지 않음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너 성당 다닌다면서 왜 그러냐”하는 말을 들을까봐 신앙에 당당하지 못하고 숨기려 했던 것이 가장 컸던 것 같음.
그런데 그런 말 들으면 어떻고 예수쟁이라고 조롱당하면 어떤가 - 이 짧은 생에서 무슨 즐거움과 이득을 얻으려고 신앙을 가지는 건 아니잖아? 그러려면 주일미사 갈 시간에 인간관계 만들거나 뒹굴고 놀아야지. 
이렇게 생각하니까  더 이상은 전처럼 바깥에서 성호 긋기가 덜 부끄러워지더라. 여전히 부끄럽지 않다고는 못하겠지만, 특히 나를 잘 아는 사람들 앞에서는 더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주님께서 나의 이런 노력을 예쁘게 봐 주시기를 바라며 크게 쫙 쫙 성호 긋고 식사기도함.

그리고 식사 후 기도에 대해서도 재미있는 생각을 해봄.
첫 문장 빼면 기도문이 식사랑은 아무 상관없는 내용이잖아? 그래서 왜 이런 식으로 기도문을 지었을까 생각을 해 봤지.
‘주님의 이름은 찬미를 받으소서/ 이제와 영원히 받으소서’ 까지는 그래도 이해가 감. “맛있게 먹게 해 주셨으니까 영원히 찬미 받으세요~”하는 의미로 보면 되니까...
그런데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비로 평화의 안식을 얻게 하소서’는 너무 뜬금없는거야.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내린 결론은 이거임. 연옥 영혼의 구원을 위해서 기도하는 건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잖아? 중요하기도 중요하고. 그러니까 아예 밥 먹을 때마다 연옥 영혼을 위해서 기도하라고 이렇게 기도문을 지어 놓은거지 ㅋㅋ
이렇게 생각하니 식사 후 기도가 나한테 더 특별하게 다가오더라. 염경기도를 하면서 특별한 감정을 느낀 적은 별로 없는데 이 기도만은 너무 좋다고 느낌. 밥 먹고 나서 그 구절을 읊으면서 비신자였던 조부모님이나 다른 분들도 떠올려 보고. 참 좋은 기도라고 생각해..

되는 대로 끄적이다보니 너무 횡설수설 읽기 힘든 글이 된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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