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는 거짓말을 안 한다...

1961년 이전을 생각해 보자.

일제시대를 거쳤고, 혼란한 해방정국을 맞았고, 6.25전쟁을 겪었다.

그래서 국내에는 자본이라는 게 별로 없던 시절이다.

다들 농사를 짓고 살던 시절이라서 경제성장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공장을 짓고 싶어도 돈이 없던 시절이다.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없으니, 기업인들이 공장을 짓는 것도 아주 어렵던 시절이다.

기업이 은행에서 돈을 대출받기 위해서 로비를 하고 뇌물을 바치고 정치인에게 돈을 주던 시절이다.

자본이 없으면 공장을 지을 수 없는데, 국내에는 자본이라고 할 만한 게 별로 없었다.

결국 자본을 해외에서 빌려와야 하는 시절이었다.

해외에서 자본을 빌려와서 공장을 짓고, 이걸로 경제성장이 시동이 걸렸을 거다.

기술력이 낮으니까 선진국 시장에 내다 팔 만한 것도 별로 없던 시절이다.

그렇지만 해마다 해외에서 빌릴 수 있는 돈의 규모가 증가했을 것이고,

이것은 곧 더 많은 공장을 지을 돈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한 줄로 요약하면, 해외 자본 유치에 성공해서 한국 경제가 성장했다.....

박정희가 잘나서 경제가 성장한 것이 아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은 중국이라는 경쟁자가 없었던 시절이라는 것이다....

모택동 사후에 등소평이 중국의 경제정책을 바꾸었다고 한다.

그 전까지는 공산주의 국가들 사이에서만 이뤄지던 무역 같은 것들을 자본주의 국가들에게도 개방했다.

만약 우리가 경제성장하던 시기에 중국이 같은 시기에 개방정책을 썼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화교들을 생각하면,

아마도 중국이 선진국 시장을 파고드는 일이 한국보다는 더 많았을 것이다.

박정희가 잘 났든 못 났든 한국이 이런 중국 경쟁자를 이기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중국의 공산주의는 한반도 통일을 막았지만, 경제성장에는 도움이 되었다.. 참 아이러니하다.)

한국의 경제성장은 자본이 했고, 중국이 했다.

그런데 국민들 머리 속에는 박정희가 한 것으로 잘못된 이미지가 박혀 있다.

그렇다면 박정희가 경제발전에 무슨 공로가 전혀 없는 걸까?

그건 아니다.

대통령으로서 여러 가지 기여한 바가 있기는 할 것이다. 당연하다.

국민에게 경제발전을 독려한 것과 리드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수출을 독려한 것은 특기할 만하다.

반대로 과오도 컸다.

정경유착을 일으키고, 부실 공기업을 만들고, 외환위기까지 일으켰다.

물가 상승률이 높았다고 한다.

경제면에서 박정희의 공과 과가 있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박정희가 경제발전에 기여한 게 사실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