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g3라는 떡수로 응수하는 상대방. d4게임은 거의 처음이지만 레이팅 100대의 후배를 참교육 해줘야겠다고 들뜬 나.

 이해 안가는 점은 게임 할때 복기 할때 백의 g3는 떡수라고 생각했는데 엔진 평가치로 최선의 수와 0.04점 밖에 차이가 안나는 걸 보고 존나 의아했음. 생각을 해봤는데 이유가 전혀 떠오르지 않음... 중앙 싸움에 하나도 도움이 안되고 전개도 딱히 도움 안되는 한 턴 버리는 수인데 왜 이게 거의 최선수지???

뭘 할지 모르겠어서 e,d 중앙싸움에 힘이라도 되자는 생각에 e6를 올린 흑. 지금 생각하면 중앙은 두터워져도 비숍길을 가로막은 안 좋은 수인듯. 비숍을 먼저 뺐어야 하지 않을까? 거기에 이어 a4를 치는 백. 여기서 비숍이 핀을 걸면 a3를 쫓아낼 수 없겠다는 생각에 신이 나서 a4는 악수라고 생각하고 핀을 걸러 다음 수에 들어감. 

근데 놀랍게도 a4는 백의 최선수와 고작 0.08점밖에 차이 안나는 (거의)최선수였음. 이게 왜 백의 최선수지 ㅅㅂ?

Qd2를 치는 상대방을 보고 b3자리에 나이트가 들어가면 맛있겠다는 생각에 재전개를 위해 나이트를 옮긴 떡수. 기물을 올려놓고 생각해보니 폰에 잡아먹혀서 어차피 갈 수 없는 곳이었는데, 중앙에서 가장자리로 오히려 안 좋은 자리로 들어간 병신 짓이었음. 이때 캐슬링을 해놓는게 더 좋았을 듯.

근데 이게 흑의 최선수와 0.09점 차이임. 내 실수인데 도대체 왜?

Qg5로 핀을 걸면서 동시에 g7을 공격하러 들어온 상대방. 이때 핀만 보고 g7으로 들어오면 폰을 헌납한다는 걸 놓치고 맘. 이때 캐슬링 또는 Rg8으로 폰 헌납을 막고 나서 퀸사이드 캐슬링을 생각했어야.

근데 이때 엔진의 최선수 top3는 c5로 중앙싸움 걸기, 캐슬링하기, h6 였음. c5와 캐슬링은 나름 이해가 가는데 h6는 왜? 퀸이 g7으로 들어오면 폰 하나 헌납하는 건 똑같은데 어째서 이게 top3 최선수인지 도통 이해가 안감

상대방 퀸이 들어오고 나서야 상대방의 공격이 매섭단 걸 인지한 흑. 그래서 Rg8을 하면 퀸에게 더이상 추가기물을 뜯기지 않고 방어가 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함.

....????!!

나이트에게 퀸을 헌납하는 블런더를 저질러준 흑. 게임이 확 기울어버려서 동실력이면 내가 실수 안하는 이상 절대 질 수 없는 상황.

이때 백은 g5로 들어오면서 킹사이드 폰을 뜯으러 옴.

이때 내가 한 생각은 1. 상대방 나이트가 움직여서 e5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 e5로 폰을 밀어서 중앙싸움을 걸자 (엔진의 최선수는 e5보다는 c5로 중앙싸움을 거는 거였음. 약 0.4점 차이로 e5가 최선은 아니지만 받아들여질만한 수 정도?)

 2. f7으로 들어왔을 때 킹으로 먹으면 캐슬링 못하는 게 불편하다. 나이트를 h6로 움직여서 h7폰만 가져가라고 하고 중앙싸움 걸자.

아이디어는 나쁘지 않았는데 결정적인 문제는 여기서 g6로 나이트를 움직였을 때 백의 나이트가 움직이면 바로 상대방 비숍의 표적이 된다는 큰 사실을 놓침.. 

시야가 좁아서 상대방의 비숍이 원거리에서 저격하는 걸 자꾸 놓치는 게 게임마다 보이는게 너무 아쉬움. 집중력 이슈 같은데 어떻게 늘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중앙싸움이 끝나고 h4라는 떡수를 둔 백. 이때는 엔진 평가치가 확 내려간다. 아마 이때 당시는 서로 g7나이트가 비숍에 저격된다는 사실을 둘 다 놓친 듯

중앙싸움을 이기고 핀에 걸려있는 나이트를 전리품으로 챙기기 위해 전진하는 폰

h8나이트가 저격당하고, 본인 시야가 좁음에 화가 나는 흑....

하 10년만 젊었어도 ㅅㅂ

그래서 나이트 1:1 교환이니 손해는 아니고 압도적으로 리드하는 중이니 괜찮다라고 생각하고 멘탈 관리.

기물 정리가 되고 나니, 비숍으로 킹-룩 포크를 걸 수 있다는 걸 깨닫고 기쁜 마음으로 c3폰을 뜯는 흑. 이때 백은 비숍으로 킹을 지키는 수 밖에 없다.

사실 게임 중이랑 복기할 때는 놓쳤는데, 이때 1수 메이트 상태였음. 이걸 퍼즐로 풀었으면 금방 쉽게 풀었을 문제인데....실전인데다가

그 전에 본 포크로 룩을 뜯는다는 이득에 눈이 멀어 놓치고 맘. 그래도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지만 블런더 한방에 역전 당할 수 있는게 체스기 때문에 많이 아쉽다.

놀랍게도 상대 백이 비숍을 빼주면서 1수 메이트가 가능한 상황. 멍청하게도 룩을 중앙으로 전개해야겠다는 원래 플랜에 매몰되어 변화된 상황에 맞춰 전술을 생각해 내지 못하는 심해 특징을 보여줌

h8 폰을 프로모션 시켜 역전시키겠다는 계획으로 폰을 밀고 있는 백. 그 의도는 이미 a1비숍으로 저격 중이었음.

이때 룩을 옮기면서 1수 메이트라는 걸 깨달음. 만약 백이 나보다 먼저 깨달았다면 캐슬링으로 버텼을 수도 있지만 아쉽게도 그러지 못하고 그대로 체크메이트

백의 d4 상대 오프닝을 준비해봤지만 역시 심해라 그딴 거 없이 개싸움으로 시작해서 블런더의 연속으로 끝난 판. 

글 올리는 건 너무 시간이 오래 걸려서 또 올리진 않을 거 같지만 (나중에 잘하고 나면 모르겠지만) 게임하고 나서 엔진 돌리는 거 보다 내 최선의 수와 상대 최선의 수를 생각해보는게 확실히 도움이 되는 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