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써보는 가설임)

지금까지 조선인들의 습성을 관찰해서 얻은 결론은 이러함.

조선은 독자성, 문화, 정신적 가치, 이상이라고 할만한게 전무한 민족이다.. 이것은 이 갤 대부분이 동의할 것임

이런 민족은 당연히 누군가의 지배를 원할 수 밖에 없음

그래야만 정신적 공허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임, 자기 안에 정신적인게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누군가가 그걸 주어야 함..

그렇게 해주길 바랬고 그래서 그걸 해준게 중국임

중국 황제를 하늘의 대리자인 천자로 놓고 그 아래 왕공 제후 대부 서민 노비로 이어지는 세계질서에서, 조선은 무려 제후왕이라는 지위를 인정 받음으로써

조선인들은 자부심, 부동의 안정감, 안도감을 얻어냈고

그 편안한 감정, 만족감은 5백년을 이어갔음

아마 일본이, 서양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아마 5천년도 갔을 수 있음


그러다 중국이 몰락하고 중국적 세계관도 깨어지게 되고

여기에 정신을 오로지 의지하던 조선인들은 혼란을 느끼게 됨

그런데 일제 36년은 예외임

그때는 일본의 대동아 공영 세계관에게 의지하면 됐으니까

문제는 해방 이후였음


미국이 감사하게도 조선을 점령해줬지만

이 미국은 이전 지배자인 중국 일본과 달라서

점령국이나 종속적인 제후국으로 받아주지 않고 명분 상으론 어쨌든 동격인 동맹 관계를 맺음으로써 조선을 인정해줬다는 것임

미국 입장에선 동양 전통의 제후국이니 그런건 전혀 생각할 수도 없는 개념이고, 별 쓰잘데기 없는 조선을 굳이 식민통치할 이유도 없으니.. 그리고 동맹, 대등한 관계, 친구로 받아주면 보통 사람들은 다 당연하게 여기고 좋아하니까 동맹으로 받아준건데, 이게 미국의 실수였음

주인을 잃은 조선인들은 불안함 공허함을 느끼게 되었음

그러나 당장은 이것이 그다지 드러나지 않았음

왜냐하면 소련이 있었고

공산주의와 싸우는 - 대다수 조선인들은 공산주의가 왜 나쁜지도 모른체 그냥 - 자유진영의 선봉이라는 소속감이 있었기 때문임

아마도 이때가 조선인들이 가장 자부심과 안정감을 느꼈던 시기가 아닐까 함

또 원래 누군가와 싸울 때 가장 정체성 확립이 쉬운 법이기도 함

실제로 이 시기는 조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기가 아닌가 함


그러나 소련이 몰락하고 북한과의 체제 전쟁도 시시해지니까

이제 그 공허한 정체성의 불안이 엄습하기 시작한 것임

그동안 가려져 있던게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함

만약 미국이 총독을 파견해서 속국으로 조선을 통치했다면 절대 이런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 것임

그저 미국 형님 형님 빽만 믿겠다고 감읍의 눈물을 흘리며 행복해 했을거임

그러나 미국은 조선인이 바라는만큼 그렇게 조선을 신경 쓰지도 않고 조선을 점령통치할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음


이제 자체적으로 공허감을 매워야할 조선인들은 스스로 뭔가를 찾아보기 시작함

그러나 아무리 역사를 뒤져도 조선 안에는 조또 아무 것도 없었음

개량한복도 만들어보고 김치도 외국인들한테 강제로 처먹여봤지만 결국 그것들은 다 조또 아니란걸 누구보다도 스스로 알았음 감히 말은 못하지만


결국 이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선 스스로는 불가능함을 깨닫고 다른 방법을 찾게 됐으니 그게 곧 가상의 적임

정복당할 수도 없고, 스스로 자립할 수도 없으니, 결국 있지도 않은 가상의 적을 만들어서 마구 증오하는 수법으로 공허감을 해결하는 것임, 누군가와 싸우고 미워하는 동안에는 허무를 느낄 틈이 없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수순이랄 수 있지

그 가상의 적은 미국도 될 수 있고, 일본도 중국도 북한도 될 수 있음. 그러나 반미 시위도 있었고 혐중 시위도 있었고 다 있었지만 이것들은 아무래도 반일보다는 매력적이지 못했음

왜냐하면 일본은 식민통치를 실제로 했던 나라이기 때문에 반일 상품 만들기가 너무 편하기 때문임

하지만 조선구마사 사건을 봐도 알 수 있듯이 꼭 반일만 조선에서 흥하는건 아님

핵심은 공허감을 채우기 위해선 누구도 그 가상의 적이 될 수 있다는 것임

영국인 축구선수 아무개가 손흥민 좀 까대면 그 선수 인스타는 한글로 벌집이 되는거처럼, 영국도 가상의 적국이 될 수 있음

이 가상의 적국들을 증오하기 위해선 피해의식은 필수이고 그래서 피해도 조작을 해야하며, 또 증오가 피해의식을 다시 증폭시키기도 하고.. 악순환은 계속됨


이 모든 증오를 해결하려면 결국 조선인 스스로 삶의 목표와 국가정체성을 세우는 수 밖에 없지만

피해의식과 거짓 조작이 거듭될 수록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은 더더욱 줄어들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