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사적인 얘기를 하자면 제 어머니는 상당한 부를 축적하셨는데 그것은 주로 불법적인 일을 해서 축적하셨습니다. 창녀처럼 몸을 판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법을 어겼다는 것은 사회의 질서, 풍기를 어지럽힌 것이고 그것은 여러 카르마를 낳았고 낳을 것입니다. 저는 어머니가 그렇게까지 악착같이 일을 하는 모습을 보며 굉장히 어머니를 경멸했습니다. 지금도 경멸합니다. 가난하든 풍족하든 그게 불법을 저지를 정도로 그렇게 중요한가. 그렇게 범법, 불법을 저지르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가며 사는 이유가 무엇인가. 끝도없이 고민해봤지만 결론은 가장 큰 이유는 여러 크고작은 이유가 있겠지만 지금은 어머니 본인의 자기만족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옛날, 범법, 불법을 저지르기 이전에는 어머니가 어린 당시에 처한 그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겠다는 뭔가가 있었고 그게 어머니가 불법적인 일을 해온 행보로 발현된 것이라 봅니다. 사실 어머니의 집안은 원래 집안대대로 굉장히 부유한 집안이었습니다. 하지만 미술가셨지만 돈 버는 능력이 없어 가난한 제 아버지한테 시집을 오시면서 시아버지, 저, 손윗형제를 먹여 살리면서 가난이라는 것에 대해 염증을 느끼시게 된 것이고 그것이 그런 불법적인 일에 손을 대게 만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침을 뱉어야 하지만 마냥 침을 뱉을 수는 없는 현대 한국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한 여인네의 발악, 몸부림이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어머니의 불법, 범법을 저는 두둔하고 싶지도 않고 그렇게 해오지도 않았습니다. 어머니의 그런 행동은 단지 가난이 싫어서, 저나 제 위의 형제를 모자라지 않게 키우기 위해서, 라고 결론 내리기엔 어머니는 어머니 본인의 그 불법을 저지른 죗값에 비해 너무나도 큰 부를 일구셨고 솔직히 앞으로 일 안해도 먹고 살 수 있는 수준이다 라고까지 보는데 어머니는 여전히 그런 일을 하며 카르마를 쌓고 있으니 이해를 해보려고 해도 이해가 되지 않고 끝까지 이해 못할 듯 합니다. 뭐 어머니 본인은 저에게 뭔가를 물려주기 위해서라는데 저는 그걸 바라지도 않고 의미도 없는 것이라 생각하고 전혀 기쁘지도 않고 그 카르마를 저에게 떠넘기는 것 같아 불쾌하기에 거부할 생각입니다. 어머니는 최근에 죽을 뻔한 병을 겪었고 길어도 한 20년 안에 작고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새벽에 사자왕님의 글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가 두서가 없이 길어졌습니다. 드리고자 하는 말씀은, 저 또한 사자왕 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알 것 같습니다. 결국 저지른 악은 되돌아오기에 부질없다는 말씀이신 것이지요? 저의 그런 어머니는 결국 미래에 돌아가실 겁니다. 어머니 본인은 본인이 죽은 뒤에 저에게 뭔갈 남겨주고 싶다고 하시지만 저는 그걸 바라지도 않고 저는 그것은 결국 혼란과 불화를 낳을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결국 제 생각은, 저는 저의 어머니가 살아생전에 그렇게 악을 저지른 만큼 저라도 정직한 경로와 방식으로 일하고 노력해서 그 악을 덜어내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저의 그러한 행동이 어머니의 그 카르마를 전부 갚기엔 의미없는 발악, 몸부림일지라 할지라도 의미가 있다 없다를 떠나서 그런 모습이 그나마 인간으로서 덜 추한 그림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한국과 한국인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한국과 한국인은 끊임없이 똥 싸지르겠지요. 하지만 한국과 한국인이 그렇다고 해서 나도 한국인이니까 똑같이 나까지 똥 싸지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의미가 없다 있다를 떠나서, 제 본인이 한국인이고 우영우이고를 떠나서, 저는 저만큼은 최대한 덜 추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죽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