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월월뷰] 혐성국 스파이 망가(007아님)

ㅇㅇ(211.106) 2023.10.03 11:58:01
조회 888 추천 16 댓글 1
														

viewimage.php?id=2eb2dd2fe6c1&no=24b0d769e1d32ca73fea8ffa11d0283138cbf06620a6c100700b5cdbb108bf9db9b286d1c469970a4769deb9ab8d33c6b6617c72b225d3902aeb306dc56378ce8873



범람하는 대체역사물들은 역사에 대한 관심이 대중들 사이에서도 많이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역사에 왜 관심을 가질까? 



viewimage.php?id=2eb2dd2fe6c1&no=24b0d769e1d32ca73fea8ffa11d0283138cbf06620a6c100700b5cdbb108bf9db9b286d1c469970a4769deb9ab8d33c6b6617c72b225d3962beb683e923178ce97a3



흥미로운 사건들에 이끌려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사람도 있고(사진은 삼국유사)



viewimage.php?id=2eb2dd2fe6c1&no=24b0d769e1d32ca73fea8ffa11d0283138cbf06620a6c100700b5cdbb108bf9db9b286d1c469970a4769deb9ab8d33c6b6617c72b22582c722ef6b6bc63778cebf17



혹은 마르크스처럼 역사를 관통하는 하나의 법칙을 발견해 미래를 준비할 수 있으리란 기대감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과거 사람들이 가졌던 다양한 가치관에 흥미를 보일 수 있다. 잊힌 가치관들을 살펴보며 사태를 바라보는 식견을 넓히고, 서로 다른 가치관들을 비교하며 당연시 하던것들을 정교하게 정당화할 수 있다. 또한 구시대적인 가치관들을 현대 사회에 맞게 고치고 재발견할 수 있다. 낯선 가치관들과의 "충돌", 이것이 역사가 흥미로운 하나의 이유일 수 있다.



viewimage.php?id=2eb2dd2fe6c1&no=24b0d769e1d32ca73fea8ffa11d0283138cbf06620a6c100700b5cdbb108bf9db9b286d1c469970a4769deb9ab8d33c6b6617c72b225d1c072ef6a6c903778ce2f09



아키츠키 카이네의 "F의 밀명"은 서로 다른 가치관들의 인물들이 섞일 수 밖에 없는 청의 개항기(아편전쟁 직후)를 배경으로 삼아 이런 흥미를 잘 만족시킨다. 


아편전쟁에서 패배한청나라는 결국 구미 각에게 상하이를 개방한다. 청나라가 원하지는 않았지만 동서양의 다양한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장이 상하이에 열린 것이다.


주인공인 로버트 포춘은 대영제국이 차로 인해 청과의 무역에서 적자를 보자 차 나무의 재배 방법, 종자, 차의 가공 방법까지 훔치기 위해 파견한 식물학자이다. 그는 중국에서 다양한 조력자를 만난다.



viewimage.php?id=2eb2dd2fe6c1&no=24b0d769e1d32ca73fea8ffa11d0283138cbf06620a6c100700b5cdbb108bf9db9b286d1c469970a4769deb9ab8d33c6b6617c72b225d49621ee3e69c66d78cecfa5

viewimage.php?id=2eb2dd2fe6c1&no=24b0d769e1d32ca73fea8ffa11d0283138cbf06620a6c100700b5cdbb108bf9db9b286d1c469970a4769deb9ab8d33c6b6617c72b225d1ca22ba3160c46678ceb0e4



누군가는 청나라의 쇄국(차 무역은 황실의 강력한 통제를 받고 있었다)을 타파해야 사회적 약자들이 사람답게 살아갈 미래가 생긴다고 보고 협력한다.



viewimage.php?id=2eb2dd2fe6c1&no=24b0d769e1d32ca73fea8ffa11d0283138cbf06620a6c100700b5cdbb108bf9db9b286d1c469970a4769deb9ab8d33c6b6617c72b225d3c026e93f6b956078ced4ce



주인공 역시 노동자들을 위해 차를 훔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차는 건강보조식품(감기 걸렸을 때 쌍화탕 마시는 것을 생각하면 쉽다) 혹은 설탕을 타 핫식스 같은 에너지 드링크 대용으로 사용되고 있었기 때문에 동료 노동자들을 위해서라도 차의 독점상태를 깨트리려고 한다. 


이 둘은 가치관이 비슷하기 때문에 금방 협력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한편, 주인공은 서양인이고 만나는 조력자들은 모두 동양(중국)인이다. 필연적으로 주인공 입장에서 완전히 낯선 가치관을 마주하게 된다.


F의 밀명에서는, 이 낯선 가치관으로 "체면"을 제시한다.



viewimage.php?id=2eb2dd2fe6c1&no=24b0d769e1d32ca73fea8ffa11d0283138cbf06620a6c100700b5cdbb108bf9db9b286d1c469970a4769deb9ab8d33c6b6617c72b22582c072b46f6e926078cec0ae

viewimage.php?id=2eb2dd2fe6c1&no=24b0d769e1d32ca73fea8ffa11d0283138cbf06620a6c100700b5cdbb108bf9db9b286d1c469970a4769deb9ab8d33c6b6617c72b225dec720ef6b3cc36378ce4b20



위 짤에 나온 변발 야가다 아저씨("쿨리")를 체면을 중시하는 캐릭터로 그린다.


책에서는 체면은 타인이 본 자신의 모습이 체면이 된다고 정의한다. 상식적으로도 그 설명이 맞다. 유교 문화에서 체면은 저 뜻을 의미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 정의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



viewimage.php?id=2eb2dd2fe6c1&no=24b0d769e1d32ca73fea8ffa11d0283138cbf06620a6c100700b5cdbb108bf9db9b286d1c469970a4769deb9ab8d33c6b6617c72b22583c072b53d3d943778ce026c



영국인에게 허락된 상하이 밖에서 쿨리는 여러 번 자신의 일행 중 영국인이 섞여 있다는 사실을 밝힌다.


결국 자신은 범법자라는 인식을 남기고, 청이 막 아편전쟁에서 영국에 패했기 때문에 일행에 대한 시선은 나빠질 수 밖에 없음에 불구하고 말이다.


그가 추구하는 체면이라는 가치가 대체 무엇이기에 그럴까?


https://noimnottheone.blog.fc2.com/blog-entry-6.html

 


마침 공자의 대학 에서 단서를 얻을 수 있었다.


"사물과의 관계와 그로 인한 앎의 획득이 (...) 이상적 인간상으로 반드시 나아가게 되는지 (...)격물치지는 성의가 가능하도록, 즉 외부와 합치가 가능하도록 외부와의 교류에서 어떤 앎을 얻어내는 과정이라고 우리는 추론할 수 있다. "


"그 의意를 성誠하게 한다 함은, 스스로를 속임이 없는 것이다. 싫은 냄새를 싫어하듯, 좋은 색을 좋아하듯 하니, 이를 스스로 겸謙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그 홀로 있음을 삼간다."


군자는 남 앞에 스스로를 거짓 없이, 정직하게,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따라서 홀로 있음을 삼가야 한다.)


(이 구절에서 생략되었지만) 왜냐하면 소인이 자신의 모자란 점을 군자를 보고 올바른 방향으로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유교 사상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올바른 인품뿐만이 아니라 그것의 밑바탕이 되는 (나 밖의 세상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다.


즉 쿨리가 추구하는 "체면"이란, 남이 자신의 "좋은 점"을 올바르게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다.


주인공은 중국의 높은 관리로 위장하여 좋은 시선을 받을 수 있었다.


이것은 쿨리가 보기에 잘못된 행동이다. 주인공은 좋은 사람이지만, 그 "좋음"은 그가 중국의 차 문화와 식물에 대해 호기심과 지식이 많은 "영국인" 이라는 점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정직하게 남들 앞에 "좋은 영국인"이라는 것을 드러내야 한다.


이것이 쿨리가, 나아가 이 작품이 제시하는 "체면"이다. 이 가치는 통념과 유교적 전통에서 재해석된 것이다.


쿨리의 마음은 좋으나, 그 행동의 결과는 주인공의 발목을 계속해서 붙잡는다.


이것은 어쩌면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에 동양적 가치관은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작품은 2권, 약 10화 분량으로 매우 짧다.


그렇지만 작품은 주인공을 끊임없이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 충돌시킨다.


등장인물들은 서로 이용하기도 하고, 진심을 알아보고 협력하기도 하며, 반목하기도 하고, 심지어 감화시키기도 한다.


역사의 매력 중 하나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군상극이란 점에 있는데,


이 점에 꽃힌 월붕이들에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F의 밀명"을 추천하는 바이다.

추천 비추천

16

고정닉 5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8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189967 공지 <월만갤 신문고> [9] 심문고(110.70) 22.03.07 20988 22
282579 공지 E북&만화 구입을 위한 유익한 정보글 모음.link [1] 내국(스코드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0 6884 1
281446 공지 건전한 월첩토론을 위한 공지 [9]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2 5902 9
107800 공지 월첩 행동강령 / 월만갤 가이드라인 [5] ㅇ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2.19 13165 15
282577 공지 [월간 월만갤 리뷰] 시즌1,2 월월뷰 모음.link 내국(스코드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0 3077 6
349951 일반 피안도 엄창에피소드 결말 예상간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33 34 0
349950 일반 아케비 이 짤 그거같음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36 120 1
349949 일반 빻빻이 정도면 그냥 처음보다 많이 나빠진건 아니지 않나 [1] ㅇㅇ(220.119) 04:57 126 0
349948 일반 SF는 특유의 설명충 경향이 있는거같음... [4] 머방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48 80 0
349947 일반 신뽑기모너크 요즘왜번역안해줘 [1] 월첩(1.224) 03:49 29 0
349946 일반 솔직히 고문,프리렌은 담배괭이급으로 연재가능한거아님? [1] 머방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41 95 0
349945 일반 헌헌 애니는 구작 신작 색감 차이가 너무 심하네 [1] ㅇㅇ(222.100) 03:10 73 0
349944 일반 스포) 마더 팬 애니가 퀄리티 높던 [7] ㅇㅇ(121.55) 02:57 137 0
349943 일반 피안도 엄창 에피 보스 이상하게 생겼네 [3] 핀잔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43 171 0
349942 일반 꼭서 분명 3권까지는 재밌었는데 [7] Hermion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1 143 0
349941 일반 블랙잭 이 에피소드 제목 아는사람 있음? [2] ㅇㅇ(183.106) 02:09 65 0
349940 일반 만화작가들 다작하기 힘든거 너무 아쉬운거같음...... [9] 월첩(118.235) 02:05 195 0
349939 일반 베르세르크는 정말 보는 내내 고통스러움.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59 89 0
349938 일반 근데 마더는 몽환적인 분위기가 미쳣긴햇음 머방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54 80 0
349937 일반 만화등에서 옛날게임 보고 막상해보면 [8] 머방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4 183 0
349936 일반 만화 보고 이 만큼이나 관심 생긴 게임은 처음인듯 [19] 문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31 365 0
349935 일반 양지와 게임업계에서 구르고 음지에서 망신이 된 남자 NTR전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143 0
349933 일반 요즘어째선지 고문도반장도 재미가덜해진 [4] ㅇㅇ(1.224) 01:19 110 0
349932 일반 네우로 다시봐도 후반부 개꿀잼임 [3] 포스포필라이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9 118 0
349931 일반 웹툰 애니화하니 별별게 애니화됫더라 [4] 머방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0 190 0
349930 일반 괴수8호 <---- 왤캐 두창느낌이냐... [2] ㅇㅇ(221.145) 00:48 162 0
349929 일반 여고생 드래곤 애니화 확정 [13] 무스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39 458 10
349928 일반 만화 내용으로 만화 제목 좀 찾아줄수 있음? [1] ㅇㅇ(59.29) 00:35 85 0
349926 일반 도로헤도로는 다른건몰라도 젖보똥은 goat임 [13] 김락희지망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33 309 3
349925 일반 밴드물 중 제일 그림 좋아하는 만화...jpg [9] 씨사이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20 328 0
349924 일반 이세계삼촌 보는데 묘하네 [7] ㅇㅇ(218.237) 00:19 242 0
349923 일반 사백안도 기본 프레임이 이뻐야... [7] 그렌라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7 229 0
349922 일반 대중문화 개방 이전 만화들은 진짜 한국에선 정보 찾기 빡세구나 [2] 씨사이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6 151 0
349921 일반 근데 빻치더락 정도까지는 괜찮은데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6 79 0
349920 일반 사백안은 빻았다는 편견을 깨버린 [4] 바다거북수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07 322 3
349919 일반 언데드언럭 팬아트 뭔가 뭔가네 [6] 월첩(121.164) 00:06 228 0
349918 일반 뭐지 옛날에 봤을땐 빻빻이 얼굴 그리 안못생겼던거 같은데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06 229 1
349917 일반 찐따에겐 찐따만의 청춘이 있구나... [1] 오야스미_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05 100 0
349916 일반 미츠미 : 도내 S급 미남 남친 있었음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01 103 0
349915 일반 빻치더락 이게 왜 빻치더락이야 [7] ㅇㅇ(211.104) 06.10 293 2
349914 일반 근데 여자는 화장 시작하고부터가 진짜니까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0 136 0
349913 일반 7부 보는 내내 나는 죠니였다 [13] 그렌라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0 219 0
349912 일반 언젠가 닥쳐올 우주의 종말이 두렵다 [2] ㅇㅇ(118.235) 06.10 76 0
349911 일반 이세계삼촌 진짜 페이지수에 비해 너무 비싸 볶음국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0 53 0
349910 일반 도박마 작가도 요즘 원화전 많이하더라 [4] 고흐흐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0 157 0
349909 일반 스킵과로퍼 재미없는 이유 [6] 가속주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0 459 21
349908 일반 아케비 보세요 [2] 핀잔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0 108 0
349907 일반 서점 둘러보다 표지 만력이 높아 보여서 살까 했는데 [6] 바다거북수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0 194 0
349906 이벤트 (치킨쏨) 어릴 때 봤던 만화책의 제목을 알고싶습니다 [10] 지나가던슾갤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0 147 0
349905 일반 빻빻이락 야구장먹방백합 작가였노 [2] ㅇㅇ(1.224) 06.10 87 0
349904 일반 이거 암만봐도 그거 맞겠지 그거 [2] 그렌라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0 148 0
349903 일반 빻은 여주인공 만화중에는 스킵과로퍼가 원탑인듯 [5] 월첩(106.101) 06.10 188 1
349902 일반 빻치더락 그작 만화 취향+사진...jpg [7] 씨사이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0 305 2
349901 일반 왜 하필 503일까 [1] 포스포필라이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0 108 1
349900 일반 이 굿즈들 가격 다 합치면 얼마일까요? [2] ㅇㅇ(220.85)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0 90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