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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번역) 만화가 인터뷰 모음집 - 후지타 카즈히로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5 23:58:06
조회 1027 추천 19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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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터뷰는 꼭서작가 후지타 카즈히로

마찬가지로 인터뷰 도중 나오는 작품명들은 정발이 있으면 정발명 기준으로 적고 미정발 작품은 임의로 번역 후 원제 덧붙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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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타 카즈히로


2015년에 TV 애니메이션화 된 「요괴소년 호야」로 연재 데뷔를 장식한 것이 1990년.

이후, 4반세기에 걸쳐 소년만화의 최전선을 달려온 후지타 카즈히로.

강렬한 터치와 발군의 스토리텔링으로 수많은 독자를 매료시킨 그의 창적 의지는 어디에서 솟아나는 것일까. 그 비밀을 들어보았다.


PROFILE

1964년생 홋카이도 출신. 1988년에 「연락선기담連絡船奇譚」이 「주간 소년 선데이」의 증간호에 게재되며 데뷔. 그 후 「주간 소년 선데이」에서 주로 활약하며 연재작이나 단편작들을 다수 집필. 1990년부터 연재된 「요괴소년 호야」로 제37회 소학관 만화상, 제 38회 성운상 코믹부문상을 수상. 현재는 「쌍망정은 부숴야 한다」를 연재 중. 또한, 2015~2016년에는 「요괴소년 호야」가 TV애니메이션되어 화제를 일으켰다.




──후지타 선생님이 가장 처음 알게 만화를 꼽자면 무엇이 있을까요?


후지타

유치원 때부터 「즐거운 유치원(*)たのしい幼稚園」따위를 읽었기 때문에, 만화는 늘 함께였어요. 맨 처음에 읽은 건 이시노모리 쇼타로 선생님의 「가면라이더」랑, 나가이 고 선생님의 「데빌맨」. 따라 그리기 시작한 건 몽키 펀치 선생님의 「루팡 3세」네요. 초등학교 4학년 때였나, 아마 그 쯤 이었을 겁니다.


* 역주) 즐거운 유치원 : 코단샤에서 발간 중인 어린이용 잡지. 4~7세의 아동(특히 여아)를 대상으로 하여 각종 그림, 도감 및 만화, TV 애니메이션의 정보 등을 수록하고 있다. 1956년 창간.



──「루팡」은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원작 만화를 읽으셨군요.


후지타

아마, 맨 처음 알게 된 건 애니메이션이었을텐데, 만화버전 「루팡」도 좋아했죠. 약간 알아채기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포즈나 등, 어깨를 그리는 법은 지금도 몽키 펀치 선생님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우등이라든가, 약간 목이 아래로 내려와 있는 포즈 같은 거요. 「루팡」은 깔끔한 느낌의 단편이 모여 있는 옴니버스 형식의 작품인데, 지금도 그런 형식을 굉장히 선망하고 있어요. 또, 만화가를 목표로 삼게 된 또 하나의 계기는 고등학생 때 타카하시 루미코 선생님의 「어둠을 가르는 시선闇をかけるまなざし」이라는 단편이예요. 고이즈미 야쿠모의 「괴담」이나, 「귀주머니耳袋」,「요재지이聊斎志異」같은 것도 좋아해서 자주 읽었죠…….



──과연. 후지타표 작품의 환상소설적 향취는 그런 작품들이 근간이었군요.


후지타

「괴담」이나 「요재지이」는 항상 인간이 요괴에게 지면서 끝나죠. 그런데 타카하시 선생님의 「어둠을 가르는 시선」은 인간이 요괴와 싸워 이기는 이야기였어요. 그걸 읽었을 때 「아, 이런 걸 해도 되는 거구나」하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런 걸 그려도 되는구나」「그리고 싶다」하고요. 그 뒤부터 조금씩 만화가의 길로 들어섰을지도 모르겠네요. 다만, 구체적으로 뭔가를 시작한 건 아니고, 본격적으로 출판사에 원고를 가져간 건─저는 홋카이도 아사히카와 출신인데, 대학에 입학하고 도쿄에 온 뒤였네요. 대학교 3학년 때에 도쿠마 쇼텐의 「월간 소년 캡틴」에 원고를 들고 가서 체크를 받곤 했는데……그 때는 얼간이였죠. 그 때만 생각하면 비가 내리는 출판사 앞에서 원고용지를 안은 채 경비원에게 붙들려 내쫓기는 모습이 저절로 그려져요. (웃음) 그 뒤 슬슬 졸업이 가까워질 때 쯤에, 어떻게든 자신 속에 있는 「그리고 싶다」라는 마음에 종지부를 찍어야겠다 싶었어요. 만일 재능이 없는 거라면 누군가에게 「너한텐 재능이 없어」라는 말을 확실하게 들어두고 싶었죠. 그래서 필사적으로 기를 써가며 「연락선기담」을 그렸어요.



──단편집에 수록되어있는 후지타 선생님의 데뷔작 말이죠.


후지타

마침 스티븐 킹 등 모던 호러 작품을 읽고 있기도 했고─그리고 타카하시 선생님의 작품을 읽고서 맘먹었던 「현대를 무대로 평범한 인간이 괴물과 싸워서 이기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라는 마음도 있었거든요, 이런 걸 보고 싶다, 이런 영화가 있으면 좋을텐데 같은 생각을 죄다 때려박았어요. 이게 안 먹힌다면 어쩔 수 없다, 하는 생각으로.



──그래서, 그걸 소학관에 가져간 거네요.


후지타

지금 우리 어시스턴트가 들으면 폭소해버릴 정도로 시간이 걸렸어요.(웃음) 3개월 정도였으려나, 아무튼 펜이 움직이질 않더라고요. 당시는 청춘18티켓(*)을 썼는데, 집에 돌아갈 때는 2일 정도 걸리니까, 철도연락선 안에서 자다가 완행 열차로 갈아타고……같은 느낌의 생활이었는데, 그 때 잔뜩 찍어놓은 연락선 사진을 기초로 해서 배경을 그리기도 하고.


* 역주) 청춘18티켓 : 2410엔으로 하루동안 JR선을 무제한 이용 가능한 티켓.



──결과적으로는 그게 「주간 소년 선데이」의 증간호에 게재되며 만화가 데뷔로 이어진 거군요.


후지타

필사적이었죠.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만화가가 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걸 한 번 그려봤어요」같은 게 아니라,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걸 온 힘을 다해서 쏟아붓는다. 그래야만 구석지에나마 간신히 매달릴 수 있을 것이다, 하고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요.



──그 뒤 「요괴소년 호야」의 연재까지 약 2년의 기간이 있었죠.


후지타

「연락선기담」이 게재되었을 때 처음 담당편집자인 무샤 씨와 알게 되었는데, 만화를 그리는 법은 무샤 씨에게서 얻어맞아가며 배웠다고 생각합니다. 맨 처음엔 「니가 생각하고 있는 건 하나부터 열까지 아웃이야」라는 말을 들어 자존심이 너덜너덜히 박살내고, 그 뒤 차근차근 배워가는 느낌으로. 얼마 전에 무샤 씨한테 그 이야기를 했더니 「그렇게나 빡세게 했었나?」라고 했지만요. (웃음)



──무샤 씨에게 원고를 보여주고 아웃 판정을 받는 날들이었군요.


후지타

그렇네요. 「연락선기담」뒤에 「메리 고 라운드로!メリーゴーランドへ!」라는 단편이 게재되게 되는데요, 그 뒤로 쭉 방황했었네요. 가져가는 콘티가 줄줄이 퇴짜당하는데, 그렇게 되면 자기 자신이 재밌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뿌리부터 흔들리기 시작하거든요. 내 생각은 통하지 않는 걸까? 라고 생각해버려요. 그 때 쯤 무샤 씨에게 「애초에 너, 감동이란게 뭔지는 알아?」라는 말을 들었죠. 「감동이란 건 말아지, 사람의 마음이 변하는 거라고.」라며.



──과연.


후지타

그 말에는 정말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만화가는 누구나, 처음엔「뭘 그리든 좋아」라는 말을 듣거든요. 하지만 그건 반대로 말하면 막연하다고 할까, 단서랄 게 없어요. 연애 드라마도 있고, SF도 있고, 호러도 있고, 세상엔 다양한 만화가 있으니까, 방향만 찾다가 세월을 보내버리죠. 하지만 무샤 씨가 「사람의 마음이 변하는 게 드라마고, 그걸 감동이라 부르는 거야.」「그 외의 콘티는 안 읽겠어」라며 하나의 길을 뚫어준 거예요. 그 뒤부터는 「사람의 마음이 변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라고 생각하며 그리게 되었죠. 물론 길을 알게 됐다고 해서 금방 그릴 수 있게 되지는 않았어요. 그 뒤로도 퇴짜는 몇 번이고 반복됐지만, 하나의 지침으로 삼을 수는 있었죠.



──「요괴소년 호야」의 연재가 시작된 건 1990년이네요.


후지타

줄곧 만화가가 되고 싶었으니, 예시장에 선 경주마 같은 상태였죠.(웃음) 달리고 싶어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을 때 「좋아, 이제 그려」라는 말을 들었으니, 그야말로 꿈결에 있는 기분으로 그렸어요. 그 때에는 「신검파괴神剣破壊」라는 콘티를 그리고 있었는데 완전 실패작. 12번 정도 수정했을 때 쯤에 무샤 씨에게 「슬슬 다른 거 그려보지 않을래?」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 「신검파괴」에는 꽃을 좋아하는 요괴가 나오는 장면이 있거든요. 머리털이 산발인 요괴인데, 꽃을 아주 소중하게 여겨서 누군가가 밟으면 분노하며 강해지는. 「재밌으니까 이걸로 뭔가 그려 보자」라고 했죠.



──그게 토라로 이어지는 거군요.


후지타

「요괴소년 호야うしおととら(*)」라는 타이틀은 무샤 씨가 「이게 좋아」라며 추진한 제목인데, 그 콘티가 단박에 통과됐어요. 지금까지 아무리 「열어 줘!」라고 말해본들 열리지 않았던 무샤 씨의 철문은 어느 새 자동문이 되어 있고.(웃음) 아마 추가수정도 없지 않았던가. 정말 여우에 홀린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 역주) 요괴소년 호야 : 호야의 일본어 원제는 「うしおととら」, 번역하자면 「호야와 토라」정도.



──그럼 그 때의 콘티가 연재분의 제 1화가 되는 거네요.


후지타

처음에는 단기집중연재. 「요괴소년 호야」는 앙케이트 덕분에 삶을 이어간 작품이예요. 제 그림은 더러우니까, 정이 잘 안 붙는 구석이 있잖아요. 맨 처음 2화는 별볼일 없는 순위였지만, 3화에 13위가 되고 마지막에는 4~5위. 상당히 좋은 순위에 들어서 거기서부터 연재가 결정됐죠. 「앙케이트에 신경을 써 본들 별 수 없어」라고 말하시는 만화가분들도 많고, 지금 와서는 저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 앙케이트로 명줄을 이어가 만화가가 되는 사람도 있다는 거죠. 그 앙케이트 순위가 없었다면 「요괴소년 호야」는 4화에서 끝나버렸을 테니까요.



──「요괴소년 호야」는 등장인물이 굉장히 많은 작품인데, 매력적인 악역도 많죠.


후지타

적이라는 건─예를 들자면, 호야 같은 게 좋아서 그런 식으로 살아가려 해도, 세상은 그렇게 만만치가 않잖아요. 그런 상황들을 의인화한 것이 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너같은 입바른 이상론은 통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적에게 호야가 대항해 나가는 거에요. 거창하게 말할 이야기는 아니지만, 인생에는 여러가지 국면이나 곤란이 있는데 호야 같은 좋은 녀석이 그런 곤란을 극복하지 못하면 살아갈 이유가 없잖아요. 세상이나 학교에 대해 「싫어, 무서워」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괜찮아, 호야도 잘 헤쳐나가고 있으니까」라고 등을 밀어주는, 그런 게 소년만화라고 생각했어요.



──「요괴소년 호야」는 약 6년간 연재가 이어졌습니다만, 그 뒤 반년도 지나지 않아 「꼭두각시 서커스」를 시작하셨죠.


후지타

「요괴소년 호야」에서도 자동인형의 이야기를 그렸었는데, 아마 그런 걸 좋아했었나봐요. 그리고 「사운드 오브 뮤직」. 그 영화를 좋아해서 두 개를 결합한 게 「꼭두각시 서커스」예요.



──엑, 「사운드 오브 뮤직」이었던 건가요!(웃음)


후지타

그 영화에서는 아빠에게 번호로 불리는 둥 굉장히 엄격한 교육을 받는 아이들의 가정교사로 전대미문의 수도녀 마리아가 찾아와요. 그리고 그녀가 아이들을 조금씩 해방시켜가는 이야기인데, 부잣집 도련님에게 어른 여성이 찾아온다, 그런 두 사람의 교류를 그리려 했어요. 그리고, 마침 비슷한 시기에 「주간 소년 선데이」에 「GS 미카미 극락대작전!!(구 정발명 고스트 스위퍼)」가 연재되고 있었는데 그게 질투나기도 했고요.(웃음) 나도 다음에는 저런 코미디 장르를 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시작한 건 좋았는데, 막상 자기 속에 있는 서랍을 열어 보니 코미디 요소가 없었어요.(웃음)



──아하하.


후지타

결국, 나쁜 적들이 등장해서……같은 흐름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길어지고 말았습니다. 「요괴소년 호야」를 끝냈을 때엔 '나는 아무리 보자기를 많이 펼쳐놔도 다 묶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자만하던 면이 있었어요. 그래서 「꼭두각시 서커스」에서는 여러 부분에 복선을 깔아두면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방식을 사용했는데, 결국 전부 회수하는데에 9년이나 걸렸죠. 지금은 완전히 겸허한 사람이 되었습니다.(웃음)



──그럼 시로가네의 비밀 같은 것도 그리는 도중에 추가한 것일까요?


후지타

그렇네요. 단행본 3권 쯤에 가토가 죽으며 이야기가 잠깐 멈추는데, 그 뒤의 이야기는 연재하면서 만들어간 느낌이예요. 「주간 만화란 건 이렇게 만들어 가는 거구나. 다른 만화가들도 다들 큰일이겠네~」라고 생각했어요. (웃음) 물론, 대략적으로 이런 방향으로 가자라던가, 라스트 씬은 이렇게 하자 같은 부분은 생각해 뒀지만요. 다만, 거기까지 다다르는 길을 너무 자세히 고민하면 풋워크가 나빠지거든요. 이 캐릭터가 약간 먹힌다 싶으면 곧바로 그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임프로비제이션(*)이라고나 할까, 현장의 분위기에 맞추어 고객이 기뻐하는 쪽을 택한다. 그런 라이브 감각이 없으면 연재작품이란 건 재밌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역주) 임프로비제이션 : 재즈에서 말하는 즉흥 연주.



──「꼭두각시 서커스」의 중요 포인트 중 하나는 인형과 그 사용자의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이후 「월광조례」에서 그려진 캐릭터와 그려낸 사람이라는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후지타

아니, 그리고 있는 도중엔 그런 거 전혀 생각 안 했어요. (웃음) 나중에 멀리서 작품 전체를 내려다보면 「여기서 방황하고 있군」「이 에피소드는 너무 길었네」따위를 생각하지만, 그리는 도중의 저는 미로 속을 헤매며 필사적으로 출구를 찾을 뿐이라서요. 어떻게 해야 이야기를 끝낼 수 있을 것인가, 정답은 어디에 있을까, 방법을 찾는 걸로 머리가 한가득이라. 다만, 마지막 화는 연재 초기부터 이미지가 완성되어 있었어요. 가토와 마사루가 등을 맞댄 채 싸우고, 절대 서로를 되돌아보지 않는. 마사루는 영원히 가토 형을 잃었다고 생각하고 있고, 반면 가토도 나루미라고 인식하지 못한다, 같은 느낌으로. 그 이미지는 확실히 가지고 있었죠.



──「꼭두각시 서커스」의 종료 이후, 「사안은 월륜을 향해 난다邪眼は月輪に飛ぶ」와 「흑박물관 스프링갈드」의 사이에 「월광조례」의 연재가 시작되었죠.


후지타

20년 정도 만화가를 하며 스스로의 발상에 질려버렸다 할까……. 과연 지금도 내게 신선미가 있을까?라며 멈춰섰을 때, 자신의 원점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괴담」, 혹은 요괴와 만나는 순간들이었죠. 뭐가 좋았었는지 생각해보니 동화가 떠올랐어요. 어릴 적에 몇 번이고 읽어달라 졸랐었던 좋아하던 동화들. 그걸 액션과 조합해 보면 어떨까? 싶었죠. 애초에 옛날 이야기나 동화에 대한 불만이라고나 할까, 납득이 안 가는 느낌도 가지고 있었고요. 이건 「요괴소년 호야」에도 그렸었는데, 저는 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를 싫어하거든요. 불쌍한 여자아이가 맨발로 성냥을 팔고 있으면 당연히 얼어 죽잖아, 하고요. 그걸 도와줘서 읽는 사람에게 기쁨을 주는 게 제작자 아니야? 라는 마음이 있던 거죠.



──그렇군요.


후지타

그래서 안데르센에 대해 조사해보거나, 작품을 읽어보거나 하는 사이에 「아, 이런 생각이었던 걸까」하고 납득하는 부분도 생기고……바꿔 말하면, 옛날 이야기를 해석하는 도중에 작가와 작품이란 건 뭘까 하고 생각하게 됐어요. 「요괴소년 호야」나 「꼭두각시 서커스」는 이야기. 이런 주인공이 나와서 저런 녀석들을 쓰러트리지. 멋있지? 라는 이야기였는데, 「월광조례」는 반대로 「나는 이 동화를 읽고 이런 생각을 했어」같은 느낌인거죠. 그런 의미에서 좀 더 저 자신의 생생한 감각이 전면에 드러나 있어요. 그래서, 스스로는 그릴 수 있어서 굉장히 행복한 작품이었지만, 한 편 작품에 대해 엄격한 룰을 추구하는 분들께는 상당히 미움받는 작품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월광조례」라는 작품은, 작가가 준비한 재료를 독자가 읽어나간다. 거기에 「책을 읽는 것」의 즐거움이 있다. 적어도 후지타 선생님은 「동화」라는 이야기를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다, 라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는데요……


후지타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기쁘네요~. 지금 말씀해주신 부분이 딱 제가 말하고 싶은 부분이었는데, 그걸 만화로 그렸더니 이런 형태가 되어버렸어요. 무엇이든 구체화해서 태어나는 '이야기'란 건 멋진 것이고, 계속해서 새로운 이야기도 태어나. 자신의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를 찾으면 되는 거야, 만화도 애니메이션도 영화도 연극도 전부 최고야. 그런 말을 하고 싶었어요. 거의 40대의 막바지에 끝낸 작품입니다만, 자신이 그리고 싶었던 것들은 전부 담아냈고, 40대의 마지막을 장식할 좋은 매듭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흑박물관」시리즈의 3번째인 「고스트 앤드 레이디」를 연재중이신데 (※단행본 추가:2015년 현재), 전작의 「스프링갈드」시리즈를 잠깐 중단하고 그리셨었죠.


후지타

원래 「월광조례」를 시작하기 전에 「나중에 다시 하시죠」라고 담당편집자인 데라우치씨와 약속했었거든요. 그런데 「월광조례」가 생각보다 길어졌어요.(웃음) 애초에 「스프링갈드」는 제 안에는 없었던 주제였어요. 데라우치 씨가 영국을 좋아해서, 여러 자료를 가져와 줬죠. 그걸 읽다 보니 오오, 이거 재밌네! 싶더라고요. 후지타 카즈히로란 놈은 시야가 좁아서, 지금까지는 꼭두각시 인형과 서커스와 연금술과 요괴밖에 몰랐거든요. 그러던 와중 「빅토리아 시대도 있잖아요?」라는 말을 들었더니 「그러고 보니 프랑켄슈타인 좋아했어요!」하고 깨달은 느낌. (웃음)



──아하하.


후지타

지금 하고 있는 「고스트 앤드 레이디」는 크림 전쟁을 무대로 하는 이야기인데, 반년 전까지 제 안에서는 크림 전쟁의 「크」자도 없었단 말이죠. 자기 안에 없는 것을 그리는 게 가능하다는 의미에서는 정말로 감사하고 있고, 굉장히 많은 자극을 받고 있어요.



──그럼 마지막으로. 후지타 선생님은 이미 4반세기 이상 만화가로써 제일선에서 활약하고 계신데, 지금부터 그려나가고 싶은 것이 있으신가요?


후지타

짧은 것들을 잔뜩 그려보고 싶어요. 6년이나 9년이 걸리는 건 당분간은 멀리 할까, 하고.(웃음) 결국, 뭐가 어찌 됐든 누가누가 더 세냐 같은 결말이 되겠지만요.(웃음) 예전부터 좋아했던 SF, 미스테리, 서스펜스 등 여러가지 장르를 그려보고 싶네요. 역시 짧게 쳐내는 쪽이 기합이 필요하거든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 보고 하는 식이 아니라, 쳐낼 부분을 쳐내고서 「딱 이것만 그리고 싶었어!」라는 느낌으로 선택하는 작업이니까. 4반세기라고 들으면 「으아……」싶긴 하지만, 아직 나는 팔팔하다고 스스로에게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짧은 작품을 그려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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