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카벤 (ドカベン)
글 & 그림 : 미즈시마 신지 (水島新司)
연재 : 1972~1981 주간 소년 챔피언
단행본 : 48권 (36권까지 정발)
별점 : 4/5

일본에서 최고의 야구만화 투표를 하면 으레 순위권에 오르곤 하는 도카벤을 구했음. 국내에는 2학년 여름 고시엔 카나가와 예선까지만 정발됐어.

생각보다 훨씬 재밌었음. 70년대 만화라서 당연히 거인의 별 느낌의 근성물일 줄 알았는데... 가장 큰 특징은 마구가 없다는 거. 정확히는 마구나 필살기가 등장하긴 하는데,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실력이 더 강조되고 있어. 괴상한 필살기 들고 나와도 그 파훼법은 어디까지나 구종을 파악하고 코스를 예측해서 휘두르는 것. 현실의 야구와 필살기 위주의 박진감 넘치는 묘사를 적절히 혼합한 것 같음.

주인공의 라이벌이나 동료 캐릭터들의 개성이 정말 독특함. 특히 중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내내 함께 지내는 이와키 마사미(岩鬼正美)는 내가 본 가장 웃긴 조연 중 한명. 덩치가 엄청나게 크고 입을 쉴새없이 나불거리는 캐릭터. 이 이와키의 비중이 엄청 높아서 20권대까지는 주인공 타로, 타로의 여동생 사치코, 그리고 이와키 세명이 다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야. 주인공은 이름이 야마다 타로인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주 전형적인 과묵하고 착한 포수임. 주인공이 과묵하기 때문에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전개를 이와키라는 감초로 해소하고 있어.

아무래도 옛날 만화다 보니 시대적인 한계가 없는건 아니야. 근성물에서 으레 등장하는 몸을 혹사하는 기괴한 특훈이나 마구도 가끔 등장함. 하지만 그래도 의미있는 만화 같아. 도카벤의 의의라 할만한 걸 일본어 위키에서 긁어왔음.

"이른바 스포츠 근성물의 사대주의, 정신주의가 미즈시마의 야구극화에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그러나 그의 작품이 근성물과 궤를 달리하는 것은 캐릭터들의 드라마를 필살기에서 구했기 때문이다." - 나츠메 후사노스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