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민의 굴레' 작가 재활용의 신작.

3화까지 무료공개 됐고 20화까지 나와있음. 링크 → https://series.naver.com/comic/detail.nhn?productNo=4950441

캐릭터들이 우르르 왕창 등장해도 헷갈리지 않는 디자인 솜씨와 이야기 솜씨가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됨.

다만 이야기 패턴을 정형화 시키려면 얼마든지 정형화 시킬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않아서 내용 전개가 좀 산만해진듯.

주인공과 빌런의 대립구도가 매 에피소드마다 명확한데도 불구하고 둘 사이의 갈등과 긴장감을 너무 드라이 하게 묘사한 게 제일 큰 원인 같음.

주인공이 헌헌의 곤 같은 덤덤충이다보니 분위기가 고조되지 않을 뿐 아니라

고정된 써드파티가 세 팀이나 존재하는데 그 파티들에 대한 묘사 비중이 주인공과 빌런 만큼 높음.

포켓몬 애니로 따지면 간호순 누나 파티, 오박사 파티, 여경 누나 파티가 모두 지우 파티와 로켓단만큼 조명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됨.

좋게 말하면 군상극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만 '도미노파이'는 주제의식이 명확한 작품인 걸 고려하면 나쁜 선택이라고 봄.

'연민의 굴레' 같은 일상물 계통에선 군상극이 장점으로 작용했지만 주제의식 명확한 SF물에선 단점이라는 느낌.

차라리 유희왕, 탑블레이드, 포켓몬 애니처럼 이야기 패턴을 정형화 해서 스포트라이트를 주인공의 고민과 행동에 집중하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음.

사악한 불법로봇대전 관계자가 매 에피소드마다 새로 등장하고 주인공 일당이 그 빌런을 무찌르는 과정에서 다른 서드파티들이 개입하거나 보조하는 수준이면 좋았겠다고 생각함.

'연민의 굴레'를 워낙 좋게 본지라 팬심으로 아쉬운 소리 잔뜩 했지만 읽는 재미는 있음.

완성도 높은 씹덕 그림체와 만화적 표현들은 웹툰에서 찾기 힘든 만큼 이것 나름대로 가치 있는 작품임.

장르적인 짜임새에 신경 많이 쓴 것 같음.

참고로 1~3화는 프롤로그고 이후 내용 전개가 확 바뀌니까 볼 사람들은 참고하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