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 '007 노타임투다이' 를 끝으로 이 시리즈에서 퇴장하는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가 다음 제임스 본드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크레이그는 최근 영국 주간지 '라디오 타임스' 인터뷰에서 “여성과 유색인종 배우들에게 더 나은 배역이 주어져야 한다”면서도 '여성 본드' 에 대한 요구는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킬빌', '툼레이더' 등 흥행한 액션 영화들에 좋은 여성 배역이 있는데 구태여 본드를 여성이 맡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007 시리즈는 1962년 시작된 최장수 프랜차이즈다. 크레이그는 숀 코너리, 조지 레이전비, 로저 무어, 티머시 달턴, 피어스 브로스넌에 이은 여섯 번째 본드, 2006년 '카지노 로열 부터 임무를 맡았고 '스카이폴' 에서 시리즈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차세대 본드로는 톰 하디, 헨리 카빌, 샘 휴건, 톰 홀랜드, 레게이장 페이지, 리처드 매든과 더불어 흑인 배우 이드리스 엘바나 질리언 앤더슨 같은 여배우가 거론된다. 하지만 크레이그는 처음으로 “여성이 제임스 본드를 연기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러샤나 린치가 MI6의 유능한 여성 요원으로 등장한다. 제작자 바버라 브로콜리는 지난해 '버라이어티' 와 인터뷰에서 “본드는 어떤 피부색이든 가질 수 있지만 남성이다. 더 강하고 새로운 여성 캐릭터가 필요할 뿐, 남성 캐릭터를 여성이 연기하는 것엔 특별한 관심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2021.9.24 조선일보 박돈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