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캡틴락이라는 별명은 그런 대담함에서 온 별명인가

누군가의 대장이 되겠다 보다는, 멋있고 싶었어. 누군가를 짓밟고 거느리고 싶다는 뜻이 아니라, 내 삶을 자유롭게 누리는 거지. 내 첫 솔로 앨범인 [캡틴락]을 내고, 개인 기획사 ‘캡틴락컴퍼니’를 낸 것도 비슷한 맥락이야. 크라잉넛도 자유롭고 좋지만, 조금 더 나만의 색깔을 내고 싶었거든.

내게는 큰 도전이었어. 나이 마흔 넘은 밴드 베이시스트가 정규 앨범 내는 게 쉽진 않잖아. 그래도 서른 후반에 피아노도 배웠고, 20년 넘게 작곡도 해왔고, 노래 실력도 뭐 이 정도면 됐지 싶더라고. 여기에 주변 좋은 동료들이 함께하면서 추진력을 얻었던 거 같아. 내가 이렇게 도전하는 걸 보고 누군가에게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심어주고 싶었어. 아 참, 내가 서른 후반에 피아노를 배웠잖아. 그런데 누군가는 어렸을 때 무언가를 배워야 했다고 막 후회를 해. 지금 하면 되는데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웃음).

어떻게 보면 대책 없어 보인다(웃음).

대책 없는 걸 만들어간다는 게 멋있는 거 아닌가. 사람은 대책이 없어야지. 아 근데 이런 건 있다. 내가 일을 벌여놓고 마무리를 짓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 그렇다고 “역시 안되네.” 이런 적은 없어. 대책은 항상 만들었어. 기집뒤. 이 태도가 중요한 거 같아.

대책 없다고 하지만, 자기 관리가 철저한 편 아닌가. 운동을 엄청 하던데.

철저하기보다는 아슬아슬하게(웃음). 사람이 항상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잖아. 잔잔한 파도도 있지만, 굉장히 요동치는 것도 있어. 그 파도를 잘 타면은 굉장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 가끔 한 5일 밤낮으로 술 마실 때도 있는데, 매번 다른 사람과 다른 공간에서 마셔. 항상 다른 경험을 하면서 무언가를 얻지. 물론, 왜 이렇게 처먹었을까 하는 후회들도 있지. 그런데 이놈의 숙취는 적응이 안 돼. 도저히 굳은살이 안 박이더라고(웃음). 근데 뭐 나이가 있으니까 줄여야지. 참, 자기관리엔 운동은 필수야.

로커는 거칠다는 편견이 있다. 부담스러웠던 적은 없었나.

기본적으로 야성이 있어야 한다고 봐. 마초적인 게 아니라, 인간이 기본적으로 가진 본연의 야성이 있어야 한다고 봐. 본능 같은 게 있잖아. 사랑, 슬픔 등 본연의 야성을 잃는 순간 인간성이 없어진다고 봐. 특히 로큰롤에선 그런 원초적이고 기초적인 게 필요해. 록이 꼭 시끄럽거나 그럴 필요는 없는데, 필터링 되지 않은 감정이 나와야 한다고 봐.

거리낌 없이 표현하는 자세처럼 보인다(웃음).

사람들은 보통 과정을 보여주기 싫어해. 실력이 없는 게 아니라, 기왕이면 완벽한 모습만 보여주고 싶어 하지. 특히 뮤지션들이 완벽주의 성향이 강해서 결과물이 굉장히 늦어지는 거 같아. 그런데 내가 봤을 땐 작곡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아니라, 망설이는 시간이 긴 거지. 일종의 핑계야. 부딪혀서 곡 만드는 시간은 사실 얼마 안 되거든. 물론 불안감도 들고 민망하겠지만, 대담해져야지. 좋든 나쁘든 머릿속에만 머무르게 하지 말고,

우선 밖으로 내뱉어야 한다고 봐.

자기 인생을 노래로 푼다면 이름을 뭐라고 붙이고 싶나.

얼마 전에 <채플린 영화처럼>이란 곡을 만들었어. 가제이긴 한데, 이걸로 쭉 갈 거 같아. 내가 제일 존경하는 아티스트가 찰리 채플린이거든. 일단 너무 재밌어. 낭만이 있지. 분노할 만한 상황을 웃음과 낭만으로 승화해내. 최고의 반항이야. 로큰롤이자 펑크지. 힘든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풍자한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위안을 주는 거 같아.

이게 나의 모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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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뒤집기는 상하반전이지만 표현할 방법이 없어서 좌우반전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