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ㄹㅇ 배가 고파 죽는 줄 알았음
수십 번은 포기할까 생각이 강렬히 들었지만 어떻게든 견디고 잠에 들었다

자고 일어나니 오전 7시쯤 되었는데 생각보다 머리가 맑은게 기분이 좋았다

여전히 배고프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한풀 꺽인 느낌이랄까 하던 공부에 집중을 해도 더 잘되는 느낌이였다.

중간 중간 쉬려고 누우면 이상하게 배가 고픈데 앉아있거나 뭔가에 집중을 하면 배고픔은 금세 잊혀지곤 했다

저녁에 배달은 최소로 간소화했다
평소 배달을 돌면 기본 2만걸음 정도 나오는데 지금 그정도 하면 ㄹㅇ 쓰러질게 분명해 5천 걸음 선에서 끝냈다. 다행히도 별일은 없었는데 집에 돌아오는 길에 음식 구경이 하고 싶어 편의점에 들렸다

편의점에 들어가니 어떤 사람이 라면에 끓는 물을 넣고 있었는데 그 냄새가 그다지 좋게 느껴지지 않았다

뭐랄까

오바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이 자리에서 빨리 벗어나는게 좋다는 몸에 신호가 바로 오길래 바로 나갔다

단식 하기 전에는 그 냄새를 맡고 맛있겠다고 바로 질러 먹었을 나인데....

단식 4일차라고 이런 변화가 오는게 낯설면서도 싫지는 않았다.


1~3일차에는 차 위주로 계속 마셨는데 4일차부턴 맹물만을 마시기 시작했다

10일 하기로 마음 먹었는데 이왕 할거 제대로 하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물은 여전히 맛이 없고 소금물은 마시기 싫어서 얼굴을 찡그리면서 혀에다 소량을 툭툭 털어 먹곤 한다.

사서 고통을 얻고 있지만 충동적으로 시작한 단식치고는 생각보다 잘 진행되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단식에 좋은 점은 살이 쭉쭉 빠진다는 것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나 자신의 생활 태도에 대해 끊임없이 돌아보게 된다.

밖에 나가면 수 많은 프렌차이즈에서 어떻게 하면 더 음식을 자극적으로 만들까 하고 서로 경쟁하기에 자극적인 입맛에 길들여졌던 나였지만 이 단식이 끝나고 나면 믿을 수 있는 재료로 요리를 해먹어보자란 작은 꿈이 생기고 있다.

단식갤에서 상주하는 고수들처럼 20일, 30일은 못하겠지만 10일을 단식 해도 이 기간 동안 경험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마인드를 만들어 가는 거 같네

단식이 힘들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권하지는 못하겠지만 진심 얻어가는게 많다


다들 화잇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