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정도 되니 왜 마그밀을 미리 먹으면서 숙변을 비우라는지 절실히 이해하게 되었다.

2일에는 딱똥이지만 어쨋든 잘 나왔음 근데 3일 부터 조그만 딱똥으로 간신히 나오더니 이제는 나오질 않음

그럼 괜찮은거 아니냐 싶은데 똥을 싸고 싶은 느낌은 강렬하게 있음

근데 안 나옴 

숙변으로 인한 가스는 배안에서 팽창해서 그런지 자꾸 트림이 나오고 속이 상당히 더부룩하고

항문에서는 여전히 묵직한 느낌이 나지만 힘을 줘도 나오지 않고..... 어차피 5일 밖에 안 남은거 악으로 깡으로 견딜까 했지만 삶의 질이 너무 떨어져서 

아침에 약국 가서 마그밀을 좀 사려고 함 

단식을 한 김에 오랫동안 묵혀 있던 숙변을 다 제거하는게 나한테는 개이득이니까 ㅋㅋ 

그래도 나가는건 귀찮고 힘들어서 우선은 따뜻한 물을 잔뜩 마셔주고 있음... 아침까지 우째 기다리냐 

5일차 정도 되니 음식을 안 먹어도 어느정도 힘이 있고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음

앉거나 누워 있을 때 일어나면 살짝 어지럽지만 크게 문제는 되지 않음

근데 안 보던 먹방을 자주 보게 되드라 ㅋㅋ 대리만족을 하고 싶어 봤는데 유튜버들이 행복하게 먹는 그 모습이 조온나 부러움 

그러면 입에 침이 고이고 배가 고프기 시작해서 현타가 오기 시작함 ㅋㅋ 나 이거 왜 하는거지 ㅋㅋ 행복이 저기 있는데 ㅋㅋ 

바로 라면을 끓일까 하고 유혹을 받기도 하지만 그럼 몸이 ㅆㅊ나는 걸 또 아니 실행도 못하고 ㅋㅋㅋ 

근데 그러다 연관 채널로 폭식으로 몸이 망가졌음에도 음식을 절제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게 되었는데 마음을 잡는데는 큰 도움이 되었지만 여간 씁쓸하더라 

걷잡을 수 없는 폭식 충동을 조절 못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나도 아니까...

나도 단식 전에는 그들처럼 그렇게 살았고 그걸 깨기 위해 운동도 해보고 식단 조절도 해봤지만 얼마 안 가 다 개같이 실패하고 

다시 폭식하고 ㅋㅋㅋ 이거 반복이였지 (비율로 따지면 폭식을 한 횟수가 훠얼씬 높지만ㅋㅋㅋ)

하지만 충동적으로 시작한 단식이 현재 내 생각을 많이 바꾸고 있긴 함 

그깟 5일 단식을 하고 뭐 다 깨달은 척을 하냐 싶겠지만 그냥 내 얘기를 해보자면 

난 시간에 관계 없이 조금만 배고파도 참지를 못하고 바로 탄수화물을 쑤셔넣었거든

그 배고플 때 느껴지는 허기짐과 공복감이 너무 고통스러웠음

근데 나 자신은 알아 이게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사라질 헛배고픔인 걸

하지만 일에 대한 집중을 못 하겠다는 핑계로 식사를 한지 얼마 안되었음에도 

고열량 빵과 과자를 손에 놓지를 못했지 근데 다 먹고 나면 더부룩해져서 또 집중을 못 함 

ㄹㅇ 추하지 ㅋㅋ 근데 절제가 안되더라고  

살은 계속 찌어가고 몸의 컨디션은 더욱 안 좋아지지만 어떻게든 이 삶을 놓치고 싶지는 않아서 

그냥 계속 자기 합리화를 했던 거 같아. 

살면서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이 먹는거잖아. 이걸 놓치면 어떤 재미로 살까....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럴 때 마다 먹는 거 말고는 생각을 할 수 없었어.

근데 충동적으로 시작한 단식을 통해 내가 깨닫고 있는 건 절제를 통해 나를 관리하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내 몸을 셋팅하는 재미가 먹는 즐거움과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드라고 

이게 더 음식을 먹는 것보다 즐겁다 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난 이런 즐거움이 나쁘지 않은 거 같아

그래서 10일 단식을 마치면 보식을 하면서 천천히 그간 안해왔던 운동도 열심히 해보려고 

그리고 그간 먹는 걸로 인해 썻던 돈을 재료 값으로 사서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건강하게 내 손으로 만들어 

천천히 먹을 수 있는 여유도 가져보려고 생각하고 있다. 

그게 사 먹는 것보다 비쌀 수도 있겠지만 뭐 안심은 되잖아

마음은 계속 급해지겠지만 급하다 해서 일이 잘 풀리고 이러진 않아서... 요리를 통해 그냥 천천히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시간도 만들려고 ㅋㅋ

물론 오늘처럼 마그밀을 먹지 못해 변비에 걸려 고생하는 것 처럼 어떠한 변수가 생겨서 내 생각대로 잘 안 풀리기도 하겠지만

확실한 건 단식을 포기하지 않고 5일까지 해내고 있는데 그 까이거 못 견디려나 ㅋㅋ 

물론 2~30일 하는 쌉고수 단식러들이 비해 아무것도 아니지만 ㅋㅋ (진심 리스펙트한다)

내 인생에 있어 나름 빅 이벤트인데 단식 갤 덕에 힘을 많이 얻고 간다 

다들 힘내고 목표한 거 다 잘 이뤄냈으면 좋겠다 

화잇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