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여행중인데 독일 최남단에서 12시간 넘게 걸려서 함부르크에 플레트네프 공연보러옴.
프로그램은 Scriabin Preludes op.11, Chopin Preludes op.28
앵콜로 몇곡 들어본 프렐류드들을 전곡 들을 수 있었음.
이번 공연은 도이치그라모폰에서 녹음 하는거라 내가 본 플레트네프 공연중에서 가장 집중하면서 한음한음 정성껏 치는것 같더라.
함부르크 Laeiszhalle grosser saal은 처음 와본 곳인데, 손은 잘 안보였지만 얼굴은 아주 잘 보여서 어떻게 치는지 같이 느끼면서 들을 수 있었음.
스크랴빈 프렐류드는 항상 그렇듯 얼음장 같은 음색인데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스크랴빈 그 자체였음.
스크랴빈도 좋았지만 2부 쇼팽 프렐류드가 한곡한곡 음 하나하나 소리도 너무 좋았음.
물론 차갑게 치고 무감정이지만 손을 갖다대면 건반에서 어떻게 그런 사운드가 나올수 있는지 그냥 피아노의 신급인듯.
바이올리니스트가 현에서 자신만의 소리를 만들듯이 피아노 타건을 마치 현악기다루듯 하는데,
무엇을 친다는 개념을 이미 초월한 피아노의 신선같았음.
어떤 부분은 허공을 강렬하게 응시하면서 손가락 한음에도 그래 이거다! 하듯 굳건한 표정으로 고개를 단호하게
끄덕이면서 음을 갈무리하는것이 인상적이었음.
피아노라는 악기를 초월한 프렐류드의 레전드.
Laeiszhalle홀도 아주 고풍스럽고 시게루 가와이 피아노의 홀사운드는 잔향이 풍부하면서도 소리는 선명하고
음향이 아주 좋았음.
앵콜은 스크랴빈 에튀드 no.1,쇼팽 녹턴 9-2, 모슈코프스키
얼음장같은 모습과 차가운 음색에서 이렇게 우아하고 아름다운 음악이라니 앞으로 녹턴은 누구의 연주를 들어도 오늘의 녹턴을 넘을 수 없을 것 같다.
예술작품 그자체.
도이치그라모폰 이번 실황 발매하는거면 진짜 이 녹턴만으로도 명반일듯.
올해 한국 리사이틀에서는 컨디션 난조인지 테크닉적으로 좀 아닌 모습도 있었지만 이번 스크랴빈,쇼팽 프렐류드는 기술적으로, 예술적으로도 거의 완벽에 가까운 신급연주였음.
지리적으로도 홀도 편안하게 느끼는것 같고 녹음을 해서인지 평소보다 엄청 정성을 들이고, 평소보다는 정석적인 연주를 한것같음.
한국에서 라흐피협 연주때는 다를 수 있겠지만 아직 플레트네프의 예술적 신공은 인간계를 초월한것 같다.
공연장에 2시간정도 일찍 도착해서 그냥 주변 한바퀴 돌면서 혹시 플레트네프 있는거 아냐? 하고 가족하고 농담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플레트네프가 진짜로 밖에 있는것임!
일행들과 담배피면서 담소중이어서 깜놀함!ㅋ
공연 끝나고 뒷문에 사람들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라모폰 녹음 체크한다고 오래 걸린다고 하더니 1시간 반 지나서 불 다 꺼지고 나오심.
거의 다 가고 최후의 3인에 들어서 귀한 싸인받음!
담배 아주 좋아하고 츤데레 성격인듯.음색,연주,성격 다 냉랭한데 음악은 마냥 차갑지 않고 무감정인데도 뭔가 마음을 홀리는 마성의 예술가.
그러니 이 먼 함부르크까지 보러왔고 전설적인 명연을 들을 수 있어서 12시간이 아니라 120시간이 아깝지 않았던 귀한 연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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