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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ㄷㅇ소설) 천공호텔 단간론파 1-6화 (1/2)모바일에서 작성

카즈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8.10 20:05:22
조회 658 추천 15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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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호텔 단간론파는 단간론파 본가 시리즈의 스토리와 인물에 대한 스포일러, 주관적 해석과 재창작 요소를 다수 포함하고 있으니 부디 이를 유념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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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호텔 단간론파는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대화를 나누는 내용 특성상 발언자의 신원을 표기하기 위해 대본체 표기가 들어간 부분이 있습니다. 읽는데 불편함이 없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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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공호텔 단간론파
ch.1
체크 인, the 절망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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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 천공 모노쿠마 호텔, TAG A의 개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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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 지정된 기상시간보다 두 시간 정도 일찍 일어났습니다만, 제가 눈을 부비며 이불을 개던 쯤엔 이미 카라스야마 씨도 직사각형 테이블 앞에 홀로 앉아 화이트 와인을 홀짝이고 있었습니다. 지난 밤 저녁식사의 흔적은 모두 말끔하게 치워져있었고 냄새도 전혀 풍기지 않았습니다. '분명 늦잠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시킨대로 후처리까지 다 해놓다니 의외' 라는 착각도 잠시. 한 눈에 봐도 피로가 뚝뚝 떨어져나오는 안색이 그가 밤을 홀딱 샜다는 걸 말해주었습니다.

졸다가 깬 사람처럼 뒤늦게 제 기척을 알아챈 그는 와인잔을 살포시 내려놓고 때아닌 눈웃음을 지었습니다. 아직 잠기운이 덜 달아난 새벽때라 그런지 썩 괜찮은 미소로 보였습니다.


"아, 흰토끼. 푹 잤나보네."

"…까마귀 씨는 그새 한 숨도 못 주무신 것 같은데요. 고작 식탁 치우는 데 그렇게 오래 걸렸을 리는 없고."

"그냥 좀. 청소를 했지."

"들어온 지 이틀 지난 방에 치울 물건이 있던가요? 설마 제 개인구역을 침범한 건 아니겠죠?"

"속옷 취향 참 화끈하더라."

"제가 좀 성숙한 걸 좋아해서요. 당연히 제가 직접 고른 물건은 아니지만 어떻게 마음에 드는 게 옷장 속에 딱 있네요."

"오, 이제 바로바로 맞받아치네. 음… 아마 가상현실에 들어오기 전에 입고있던 걸 토대로 디자인 된 게 아닐까? 아니면 캐스팅하는 과정에서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세심한 부분까지 하나하나 전부 조사했다던지."

"왜 추측형이에요? <시청자 대표>니까 본인이 잘 알 거 아니에요?"

"그야 <시청자 대표>들이 <초고교급 학생>들과 같은 과정으로 캐스팅되지는 않았으니까…. 우리 미천한 범재들의 경우엔 이랬습니다, 뭐 그 정도 소심한 의견으로 받아들여둬."

"저는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사람도 거만한 사람 만큼이나 싫어해요. 그 두 가지를 동시에 해내는 사람을 단연코 제일 싫어하고요."

"틀린 말도 아닌 걸. 내가 아니까. 장담컨데 <시청자 대표>들은 두번째 학급재판을 넘기지 못하고 전원 탈락이야. 운이 좋거나 지레 겁을 집어먹는다면 세번째 정도는 갈 지도 모르겠지. 의욕만 앞서고 능력이 없는 얼간이들이 어떻게 되는 지는 네가 일하던 카지노에서도 자주 보지 않았어, 흰토끼?

"무대포로 부딪히다가 재능이 꽃피어난 경우도 봤죠."

"아야키치 슌? 태그 B의 그 놈? 글쎄. 대단하단 말은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만나보니 겉보기엔 영 맹탕같던데."

"시간 나면 인디언 포커라도 같이 해 보세요. 금방 속옷 한 장만 남고 거덜날테니까."

"탈의 내기라면 엉덩이가 가벼운 여자애랑 하고 싶어."

"저랑은 다음에 내기 바둑이라도 두시죠. 최근엔 동양 쪽 게임에 흥미가 꽂혀서. 그보다, 카라스야마 씨. 경우없지만 갑자기 궁금한 게 생겼는데요."

"뭔데?"

"카라스야마 씨의 <NG 행동>은 뭔가요?"

"정말 뜬금없네."

"어차피 살인게임에 제대로 임할 생각도 없잖아요, 당신. 시청자 대표인 것도 까발린 와중에 이야기 못 할 것 있으신가요?"

"게임에 낄 생각이 없는 건 우리 흰토끼도 마찬가지 아니었나?"

"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고 있어야 제대로 딜러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어요?"

"원숭이들 위에서 부처님 노릇을 하고싶다 이거지. 싸이코야? 속이 시커먼 흰토끼잖아. 얼룩말의 털을 깎아보면 검정색이 나온다는 그런 녀석인가?"

"비싸게 굴지 말고 알려줘요."

"맨입으로?"

"교환은 어때요? 까마귀 씨의 NG행동을 듣는 대신 제 NG 행동을 알려드리죠. 아직 슌한테도 알려주지 않은 고급 정보라고요?"

"흐응, 그런 걸 알아서 뭐가 좋지?"

"시청자들도 모르는 카미나기 한나의 비밀을 하나 알게 된다는 것."

"…흥정을 할 줄 아는 여자네. 좋아, 응해주지. 내 NG 행동은… 이거야."


그는 품속에서 꺼낸 작은 편지봉투를 건넸습니다. 아키하라 양의 NG 행동이 적혀있던 그 봉투와 똑같이 생겼고 내용물 역시 얇은 카드지. 그 위에 화려한 펜글씨로 적혀있는 문장은 카라스야마 류이치의 NG 행동을 지시하고 있었습니다.




<A급 식사를 한다>.




제 입은 그 어이없는 문장 속에서 할 말을 찾아내기 위해 뻣뻣한 체조를 해야만 했습니다. 결국엔 원색적인 비난의 말밖엔 나오지 않았지만, 자랑스럽다는 듯 하나밖에 남지 않은 모노쿠마 뱅글의 NG 카운트 점등을 보여주고 있는 카라스야마 씨에게 먹여주기엔 딱 알맞은 말이었습니다.


"……까마귀 씨, 당신은 정말 구제불능이에요."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곱대잖아. 난 귀신은 되지 않겠지만. 어쨌든 오늘 식사를 마지막으로 흰토끼와는 안녕이야. 바깥 세계에서 팝콘 씹으면서 응원해줄게."

"NG 행동 위반으로 인한 쇼크사, 당신 생각보다 아플 걸요."

"바보같은 말 말아, 고통은 그래봐야 잠깐이야. 왜 그러고 있어? 이제 네 비밀스런 NG 행동을 말해줄 차롄데. 설마 초고교급 카지노 딜러 씩이나 되는 분께서 한 입으로 두 말 할 셈?"

"그럴 리가요. 잠시만요…."


저는 제 개인 공간에 있는 선반 속에 숨겨두었던 봉투를 찾아서 카라스야마 씨에게 넘겨주었습니다.

카라스야마 씨는 흠, 막상 열어보려니까 없던 호기심이 막 생기긴 하네, 라며 시시덕거리더니 조심성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동작으로 내용물을 들춰냈습니다. 예쁜 봉투라서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는데.

편지봉투를 뜯을 때 잔뜩 올라가있던 카라스야마 씨의 입꼬리는 눈동자가 글을 훑어가면서 점점 아래로 쳐져 일 자 모양이 되어갔고, 미간은 가볍게 찡그려져 아침 수프에 벌레라도 빠뜨린 듯한 표정이 되었습니다.

지독한 마이페이스인 카라스야마 씨가 그런 반응을 보이니 고소한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뭐냐, 이거?"


짧디 짧은 한 문장이 담겨있을 뿐인 그 카드지를 한참동안 들여다보던 그가 끝끝내 이해하지 못했다는 듯이 물었습니다. 스스로가 무언가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그 상황 자체에 대한 항의의 의미가 담겨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니, 그러니까, 이게 대체 뭐야?"

"뭐긴요, 제 NG 행동이죠. 당연한 걸 물으시나요."

"그런 의미가 아니라…. 말이 안 되잖아, 이 NG 행동은. 정말로 네 NG 행동이 <##########>라고?"

"못 믿으시겠다면 지금 당장 시험해볼까요? NG 행동을 어겼을 때 카운트가 줄어드는지 아닌지, 모노쿠마 뱅글로 확인할 수 있을테니."

"아니, 그럴 것까진 없고. …흰토끼, 네가 굳이 게임에서 발을 멀찍이 빼놓고 있으려는 이유가 그 NG 행동 때문이지? 밸런스 파괴라는 게 그런 의미였군."

"하하."

"역시 속이 시커먼 흰토끼야. 부처가 아니라 수라였어, 수라."


카라스야마 씨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NG 행동이 적힌 카드를 돌려주었습니다. 여전히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게 역시 제대로 한 방 먹이는 데 성공한 모양입니다. 자신의 옷방 쪽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며 그는 신경질적으로 틱틱거렸습니다.


"속 시커먼 흰토끼, 나는 오늘 저녁까지 하루종일 잘 거야. 수면에 방해되니까 그때까지 들어오지 마."

"예, 예. 얼씬도 안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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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 천공 모노쿠마 호텔, 라운지 층: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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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스야마 씨와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대화를 마친 저는 말끔히 몸단장을 한 후에 식당으로 출근했습니다. 아직 기상시간까지 한 시간은 더 남았기에 분명 아무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태그 J의 시가라토 양과 키쇼 군이 이미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무언가 일을 벌여놓고 있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무얼 하고있는 건가 싶었더니 웬 피켓과 현수막 같은 것들을 잔뜩 차려놓고 작업을 하고 있는 게 꼭 전투를 준비하는 시위꾼들 같았습니다.


"시가라토 양, 지금 대체 무얼?"

시가라토 양: "…왜 이렇게 일찍 돌아다니디지, 그것도 혼지서? 사람 충고를 귓등으로 듣네…. 으슥한 데서 살해당해도 별 상관없나봐?"


한 풀 기가 꺾였음에도 여전히 시니컬한 시가라토 양이 풍기는 담배연기를 손으로 휘 휘 저으며 키쇼 군이 밝은 미소와 함께 맞아주었습니다. <혁명>이라고 적혀있는 붉은 머리띠가 참 안어울렸습니다만.


키쇼 군: "아, 카미나기 양! 좋은 아침임다! 그게 말이죠, 시가라토 양이 항쟁의 의미로 <반 모노쿠마 연합>을 창설하자고 하셔서 말임다. 그 준비를 위해 아침 댓바람부터 잠도 덜 깼는데 질질 끌려나온 참임다!"

"아, 네… 그러셨군요…. 반 모노쿠마 연합. 키쇼 군도 동참하는 건가요?"

키쇼 군: "아, 그게. 사실 저는 별 생각 없지만 억지로…."

시가라토 양: "어이. 가르친 대로."

키쇼 군: "네, 살인게임은 나쁜 검다. 네. 모노쿠마 따윈 타도해야 함다! 살인게임 따위 진행하지 못하게 재봉선을 따라 반으로 갈라버려야 함다!"

시가라토 양: "옳지."

"…하룻밤새 대체 얼마나 지독하게 정신교육을 한 건가요."


이 두 사람을 보고있자면 어쩐지 옛날 캡콤 게임의 모 검사와 형사 콤비가 떠오릅니다. 외모는 전혀 딴판이지만.

투쟁 전사가 되어버린 두 사람을 뒤로 하고 저는 저의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거창한 건 아니지만 조금 손이 드는 리모델링 작업이었습니다. 어쩐지 식사를 위해 한 장소에 모이는 것치고선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한 것 같아 마음먹은 일.
저는 여기 저기 흩어진 테이블들을 둥글게 모아서 식사를 하면서도 서로를 마주볼 수 있게끔 만들었고, 부엌에서 식사를 받아오는 동안 동선이 엇갈리지 않도록 적당히 이동 라인을 정리해 화분 등을 놓았습니다.

카지노 경영에서 배운 나름대로의 노하우라면 노하우랄까요.

테이블이 생각보다 무거워서 고생할 뻔 했지만 시가라토 양에게서 도망쳐온 키쇼 군과 식당 NPC인 희망 양의 도움을 받아 예정해둔 시간 안에 모두 끝마칠 수 있었습니다 (홀로그램 NPC에게 물리력이 있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아침 시간이 가까워지자 하나 둘 씩 참가자 분들이 식당을 찾았습니다.


키리누키 씨: "어랏, 단연 1등일 줄 알았는데 선객이 있었군요. 이 상쾌한 인기척은… 카미나기 아씨인가요?"

하루히 양: "…흰토끼, 안녕."


앞이 보이지 않아 지팡이를 짚으면서도 금세 제가 있는 방향을 찾아내는 키리누키 씨, 그리고 그 뒤에 찰싹 붙어서 소심하게 인삿말을 건네는 하루히 양. 늘 코스튬을 갈아입는 하루히 양의 그날 컨셉은 점술가였는데, 검보라색 벨벳 로브를 두르고 분홍색 수정구를 들고다니는 모습이 어쩐지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키쇼 군과 희망 양의 도움 덕분에 3일차의 아침식사는 그 전날보다 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비록 까마귀 씨는 선언했던 대로 방에 틀어박혀서 나오지 않았고 쿠키 양은 여전히 졸면서 이시미네 군에게 끌려나왔지만, 돌발행동을 벌이진 않을까 노심초사했던 타노 양과 타치바나 군도 아직까진 제대로 아침식사에 참석해주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모습을 담은 생방송이 진행중이라는 걸 알게 된지 하루가 지나고 참가자들의 행동에도 작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소극적으로 서로를 경계하고 눈치를 살피기 바빴던 처음 두 날에 비해 좀 더 자기 자신의 재능을 어필하고, 상대를 알아가기 위해 말문을 열기 시작한 겁니다.

그 중에는 타인을 도우려는 사람,

타키 양: "갑작스런 상황 변화에 상담이 필요한 사람은 언제든지 문을 두드려. 초고교급 상담가로서 닿는 데까지 도울 테니까."

과시하려는 사람,

토미 군: "바이올린으로 사람을 죽인다는 말을 들어보았습니까? 그게 바로 이 토미하레 소오루 님의…."

정체를 속이려는 사람,

쇼코라 양: "언니들, 오빠들! 초고교급 JK 쇼코라 쨩을 잊진 않았겠지?"

그리고 여전히 아무런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유키야마 군: "…전혀 모르겠다!"


가상현실 살인게임이라는 상황에 슬슬 적응해버린 건지 혹은 전파를 타고 나가는 자신의 모습이 매력적으로 비춰지길 바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주최측으로서도 참가자들이 입을 꾹 닫고 피해다니는 것보단 지금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태가 더 바람직하겠죠.

다만 초고교급 보디가드 아키하라 양과 시가라토 양처럼 여전히 현 상황에 불만을 가진 분들도 계셨고, 식사를 일찍 마치고 "도서관이라는 성스러운 공간에 책들이 널부러져 있는 꼴을 가만히 둘 수가 없습니다"며 떠난 초고교급 사서 이시미네 군과 함께 끌려간 쿠키 양처럼 살인게임 자체에 아무런 흥미도 갖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긴, 제 파트너만 해도 그런 인간이니까요. 참여를 강요할 수도 없는 입장이겠죠.

어쨌거나 저쨌거나, 살인게임 3일차 저의 목표는 초고교급 학생 분들(혹은 시청자 대표들)과 시간을 보내며 친목을 다지는 것, 그리고 그들의 NG 행동을 알아내는 것입니다.

게이머들에 대해 아는 게 많아질수록 게임의 딜러로서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이 많아질 거라 기대한 저는 재빠른 눈으로 알맞은 먹잇감, 아니, 알맞은 대화 상대를 스캔해냈습니다.

어디보자, 누구 적당한 사람이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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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행동 사전투표 결과
TAG E 3표로 2회 + 사다리 결과 TAG D 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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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행동: TAG E: 키리누키 켄마 / 레이몬 하루히>
<1>
<3일차 오전, 베가스: 유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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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장 먼저 따라나서기로 마음먹은 건 초고교급 펜싱선수 키리누키 씨와 초고교급 오컬트부 하루히 양의 TAG E였습니다.

멋쟁이 키리누키 씨에게 이끌린 제 사심이 작용하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과하다 싶을만큼 활동적인 다른 초고교급 학생들에 비해 두 사람 모두 걸음이 끔찍하게 느리다는 특징이 있었기 때문에 쉽게 달라붙을 수 있었다는 게 그들이 선택된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키리누키 씨는 둘째치더라도 하루히 양은 정말로 걸음이 느렸습니다. 코스튬의 일부인 수정구를 언제라도 떨어뜨려 와장창 깨뜨려버릴 것처럼 덜덜 떨고 좁은 보폭으로 주춤주춤, 마치 누군가에게 해코지라도 당할 것처럼 겁먹어보이는 모습에 보는 사람의 속마저 답답해지는 지경이었습니다.

물론 키리누키 씨에겐 그녀의 우스꽝스런 겉모습도 느린 행동거지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일면에서 그들은 딱 맞는 한 짝이라고도 할 수 있었겠습니다.

파트너에게 바람맞아 홀로 떠도는 신세인 저를 그 둘은 흔쾌히 받아들여주었습니다.


키리누키 씨: "요호, 빼어난 미인 두 분께 안내받을 수 있다니 저도 참 운 좋은 맹인이군요? 물론 미인인지 아닌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만, 그냥 그렇게 생각하겠습니다."

하루히 양: "…우린 어제 유원지에 있던 창고를 보러 갈 거야. 퍼레이드 코스튬 중에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슬쩍 하려고…. 미, 미안. 이런 거, 분명 도둑질이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일 텐데. 그래도 올 거면 와, 같이 찾아보자…."


느림보 두 사람과 함께 쾌속으로 질주하는 카트를 타고 유원지로 이동한 저는 베가스의 상쾌한 햇살에 새삼스럽게 감동받았습니다. 적당히 따스한 정도로 피부를 감싸안는 건조한 공기가 아침 노동의 피로를 씻어내주었습니다.

어제 아침과는 달리 손님 없이 텅텅 빈 유원지. 손님이 없는데다 대낮인데도 조명이란 조명은 모두 낭비라는 걸 모르는 듯 반짝이며 켜져있고 회전목마의 하얀 말들은 지칠 줄을 모르고 호랑이 버터라도 만드려는 듯 세찬 회전을 계속했습니다. 롤러코스터는 기체에 먼지 하나 묻는 걸 용납할 수 없는 듯 바람을 가르며 레일 위를 달렸고 자이로드롭은 돔의 대지에 꽂힌 커다란 물펌프에 피스톤 운동을 하는 것처럼 하강과 상승을 반복했습니다.

하루히 양의 느리지만 거침없는 인도를 따라 몇 개의 어트랙션을 지나쳐가니 과연 아무런 특징 없는 철제 컨테이너가 풍성한 떡갈나무들 사이에 누가 숨겨놓은 것처럼 놓여져있었습니다. 작은 표지판엔 금방이라도 흘러져 내릴 듯 선명한 페인트 글씨로 '퍼레이드 물품 창고'라고.

어제 회전관람차에 탑승했을 때에는 동선 상으로 발견하지 못했던 장소였는데, 하루히 양의 말대로라면 아무래도 그녀가 따로 시간을 내서 유원지를 돌아다녔던 모양입니다. 보기와는 달리 성실하고 꼼꼼한 타입인걸까요. 역시 사람은 겉보기로 평가해선 곤란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어디… 흠, 그런데 하루히 양. 너무 어둡지 않나요, 이 창고?"

하루히 양: "으, 으으음…. 분명 바깥으로 전선이 빠져나와 있으니까… 전원 스위치가 있을텐데… 문 근처엔 안 보이네. 이 컨테이너, 혹시 문을 잘못된 방향으로 달아놓은 게 아닐까…?"

"으음, 어쩌죠. 어둠 속을 더듬으면서 다니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큰일인데."

키리누키 씨: "어랏, 숙녀 분들이 곤란해하고 계시군요. 부디 제게 맡겨주시죠."

"?"


조명 문제로 저와 하루히 양이 골치를 썩이자 창고 작업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처럼 몇 발자국 떨어져있던 키리누키 군이 손수 발 벗고 나섰습니다.

그는 얼굴 가득 물음표를 띄운 하루히 양을 제치고 지팡이를 짚으며 컨테이너 창고 안으로 불쑥 들어가더니, 어둠 속으로 모습을 감춘 지 10초도 채 되지 않아 컨테이너 제일 안쪽에서 전등 스위치를 찾아내 빛을 밝혔습니다. 손이 닿지 않을만큼 깊숙한 곳에 있는 스위치를 케인 끝으로 쿡 찌른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감탄해 마지않았고 하루히 양은 마법에 홀린 것처럼 입을 헤 벌렸습니다.


키리누키 씨: "요홋, 이걸로 멋지게 한 건 해결…일까요?"

"와아, 감사해요. 꼼짝없이 막힌 줄 알았는데. 대단하시네요. 뭘 어떻게 하신 거죠?"

키리누키 씨: "뭐, 별 건 아닙니다. 그냥 제가 늘 그렇듯이 지팡이로 어둠 속을 헤맸을 뿐이죠."

"으음."

키리누키 씨: "시각을 잃은 보상이랄까요. 만화같은 이야기이지만, 저는 두 눈이 멀어버린 뒤에 오히려 촉각이나 후각, 청각 같은 다른 감각들이 극도로 발달했답니다. 어두운 곳이나 밝은 곳이나 저에겐 별 차이점이 없으니 오히려 맹인의 장점이 발휘되는 거죠. 물론 밝은 곳에서야 그냥 좀 유쾌한 장애인에 불과합니다만."


그렇게 말하던 키리누키 씨는 방글방글 웃는 얼굴로 케인을 빙글빙글 돌리다 선반에 올려져있던 도자기 하나를 깨먹고는 어이쿠, 하며 머쓱하게 웃었습니다. '퍼레이드 물자 창고'에 왜 세라믹 자기 따위가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키리누키 씨는 단단한 구둣발로 세라믹 조각들을 잘게 잘게 밟으며 다시 창고 밖으로 걸어나왔습니다. 창고 정리까지 돕기엔 무리니 숙녀분들끼리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란다며, 그는 마치 망을 보듯 컨테이너 바깥에서 케인을 짚고 비스듬하게 섰습니다.

결국 하루히 양과 창고에서 단 둘이 되어, 컨테이너의 가장 안쪽에서부터 퍼레이드 코스튬이 담긴 상자들을 하나씩 들춰내기 시작한 저는 슬슬 허리가 아파오기 시작할 쯤에 휴식을 제안할 겸 하루히 양에게 말을 붙였습니다.


"좀 쉬면서 할까요?"

"…마음대로."


저는 창고 물자 중에 있던 생수를 따서 상하진 않았는지 냄새를 맡아본 후에 한 모금 홀짝였습니다. 다행히 아무런 문제도 감지되지 않았습니다. 하루히 양은 물을 거절하고 구석에 놓인 상자에 먼지도 닦지 않고 아무렇게나 걸터앉았습니다. 어쩐지 쉽게 대화가 풀릴 분위기는 아니지만 저는 어렵사리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하루히 양은 참 멋진 파트너를 두셨네요."

"…너는 키리누키 군이 마음에 들어?"

"아, 마음에 든다기보단 뭐. 객관적으로 봤을 때 매력적이잖아요. 신사적이고, 위트있고. 물론 겉모습이 마음에 안 든다는 말은 아니지만요. 선글라스도 잘 어울리고, 붉은 셔츠도 마찬가지."

"객관적으로 봤을 때 매력적이라…."


하루히 양은 쪼그린 다리를 감싸안아 잠깐 시선으로 바닥을 긁었습니다.


"난… 매력은 언제나 주관적인 거라고 생각하는데. 매력에 객관적인 기준이라는 게 있다면 어떤 사람은 모두에게 사랑받고 어떤 사람은 그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할 거야. 그런 건… 너무 불공평하잖아…?"

"…으음."

"…미안, 쓸데없이 정색해버렸네. 나, 사람 사귀는 게 서툴러서. 그리고 외모, 조금 콤플렉스."

"아니에요. 말에 뼈가 있네요. 객관적이라기보단 보편적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좋겠어요. 고마워요. 그리고 하루히 양, 충분히 예뻐요."

"……지독하게 순한 사람. 토끼처럼 풀을 뜯어먹을 것 같아."


칭찬인지 욕인지 잘 가늠이 되지 않았기에 저는 그저 입을 꾹 다물고 미소로 화답해주었습니다. 제 미소를 곁눈질로 흘겨보던 갈색 단발머리의 하루히 양은 로브자락으로 수정구를 뽀득뽀득 소리가 나게 닦으며 중얼거리듯 작은 목소리로 읊조렸습니다.


"……독을 먹었대."

"네?"

"키리누키 군, 앞이 안 보이잖아? 펜싱 대회 중에 독약을 먹어서 불구가 된 거라고 들었어."

"그게 무슨… 독이라니요? 아직 고등학생인데?"

"…고등학생이 아니더라도 보통 독약은 먹을 일이 없는데…."

"그렇긴 하지만… 믿기 어려운 이야기인데요."

"자세한 이야기는 본인에게 듣는 게 좋지 않을까. 어차피 이틀 정도 지켜본 바로 그 사람도 입이 무거운 편은 아니니까… 지금처럼 붙어있기만 하면 금방 이야기해 줄 지도."

"……네, 그 말이 맞네요. 기회가 될 때 여쭤봐야겠어요."


바로 몇 걸음 떨어진 컨테이너 밖에 있는 키리누키 씨에 대한 짧은 대화가 끊기자 저희는 다시 쓸만한 코스튬을 찾아내는 데 열을 올렸습니다. 하루히 양의 선택을 받은 물건들에는 양, 토끼, 돼지, 곰 등 동물들을 모티브로 한 가면들, 디즈니랜드 인형탈 알바처럼 전신 사이즈의 더워보이는 코스튬 그리고 리얼리티 높은 좀비 분장 등이 있었습니다. 하루히 양의 관록과 나름대로 발휘해본 제 센스가 맞물려 꽤 괜찮은 물건들을 건져내는 데 성공한 느낌이었습니다.

평소의 기운빠지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땀까지 흘려가며 열심히 움직이는 하루히 양의 기운에 저는 대단한 열정이라며 박수라도 쳐 주고 싶어졌습니다.


"하루히 양은 코스튬을 정말 좋아하시네요."

"초고교급 오컬트부가 아니라 초고교급 코스플레이어냐고 묻고 싶은 거야…?"


하루히 양이 괜히 트집을 잡으며 찌릿 날카로운 눈빛을 쏘아보냈지만, 그런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저는 가벼이 웃어 넘겼습니다.


"아뇨, 오히려 이런 오컬트부라면 저도 가입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걸요. 오컬트라면 그저 으스스한 신전, 괴상망측한 악마상, 냄새나는 개구리 내장이나 포르말린 향, 우주적 존재에 대한 신앙…. 그런 걸 떠올렸는데."

"…은근히 오컬트에 대해 잘 아는 점이 더 기분나빠."

"후후, 사실 관심이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라 기본적인 입문서 정도는 몇 권 읽어봤거든요. 그래봤자 바쁘게 일하는 입장이다보니 깊이 있게 들어가기는 어려웠지만. 하루히 양만 괜찮다면 초고교급 오컬트부에게 오컬트 특강이라도 듣고 싶은데, 괜찮나요?"

"…됐어. 오컬트라는 거, 그렇게 대단한 것도 아니고…."

"에이, 부탁드려요."

"……."


하루히 양은 잠시 지긋이 제 얼굴과 가슴 사이의 어중간한 공간을 응시하더니 깊게 심호흡을 했습니다. 그러곤 또다시 창고 어딘가의 구석으로 시선을 내팽개치며, 마치 방언 터진 광신도나 저주를 퍼붓는 마녀처럼 속사포로 거친 말을 쏟아냈습니다.


"거짓인 게 뻔한 어떤 자연적, 인위적 현상을 진실이라고 굳게 믿는 얼간이들이 거짓이 거짓이라는 진실을 깨닫기 전까지 벌이는 바보짓을 오컬트라고 해. 혹은 거짓인 걸 알면서도 그 거짓에 심취해있는 자기 자신에게 심취한 얼간이들이 행하는 최악의 나르시시즘 행각도 오컬트라고 하지."


"…?"


"아무런 생산성도 방향성도 없으며 누구에게도 떳떳하지 못하는 게으른 괴짜 낙오자들의 전공이 오컬트야. 거짓으로 시작해서 거짓된 과정을 통해 거짓이라는 결론을 도출해내는 효율 최악의 열기관이 오컬트야. 자칭 오컬트 전문가라는 인간들도 스스로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 건지 알지 못해. 잘 되어가고 있다고, 연구에 진전이 있다고, 조금만 있으면 외계적 존재나 고대 인류의 증거를 밝혀낼 수 있다고, 체면을 세우기 위한 거짓말을 습관적으로 내뱉다보면 자기 스스로도 그 바닥을 모를 거짓의 아가리에 잡아먹혀 심연까지 가라앉을 뿐이지. 오컬트라는 보라색 괴물에겐 게걸스런 입만 달려있을 뿐 눈도 귀도 코도 뚫려있지가 않아."

"……저기."

"역겹기 짝이 없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거짓 미신들을 마구 찍어내는 사기꾼들…. 유령이 나오는 집, 괴생명체가 헤엄치는 항구, 소문을 듣고 찾아가 면밀하게 확인해보면 결국 그럴듯하게 꾸며낸 어트랙션에 불과했지. 사유는 가지각색이야. 취재비를 뜯어내서 돈을 벌기 위해. 유명인이 되고 싶어서. 지역의 관광객 유입을 위해서. 심심해서. 망할 새끼들, 허상 따윌 만드면서 히히덕거리겠지. 누구는 그 허상들을 좇느라 열정과 시간을 바친다고…!"

"저기, 하루히 양. 조금… 흥분하신 것 같아요."

"나는 '사기꾼 잡는 소녀' 따위가 되고싶지 않았단 말야…! 난, 난 그냥 오컬트가 좋아서, 신비학과 계보학과 설화와 신화와 도시괴담을 조사하는 게 재밌어서…!"

"……."

"……어라, 나, 방금 무슨…."

"……."

"……미안. 가끔 이래. 기억이 깜빡깜빡. 그리고 역시, 외모는 조금 컴플렉스."

"……전 하루히 양의 외모에 대한 얘기는 전혀 하지 않았는데요."


검은 마스카라가 피눈물처럼 턱 아래까지 흘러내리고서야 하루히 양은 발작에 가까운 신경질을 뚝 그치고 원래의 맹하고 기운없는 갈색머리 소녀로 돌아왔습니다. 단기 기억상실증이라도 온 것처럼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이 정신분열증을 연상시켰고 헝크러진 몰골과 그 불안한 증세가 어우러져 공포적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하루히 양에게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문 밖에 서 있던 키리누키 군을 불렀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 키리누키 군이 하루히 양의 몰골을 알아챌 수 있을 리가 없었습니다. 방금 벌어진 일을 아무리 설명해보아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릴 뿐이었고, 그에 하루히 양까지 모르쇠로 합세하니 벽에 대고 이야기하는 것만 못했습니다.

아무리 컨테이너 밖에 있었다지만, 남들보다 감각이 섬세하다는 키리누키 씨가 하루히 양의 발작하는 소리를 듣지 못했을 것 같진 않은데….

음독 사고를 겪은 초고교급 펜싱선수 키리누키 씨, 그리고 초고교급 오컬트부임에도 오컬트계에 대한 강한 환멸을 드러낸 하루히 양.

겉보기에 가장 다가가기 쉬울 것 같았던 두 사람과의 자유 행동은 시작부터 큰 난항을 맞은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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