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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ㄷㅇ소설) 천공호텔 단간론파 1-13화앱에서 작성

카즈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0.06 18:44:55
조회 513 추천 12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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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훗. 자 자, 그러면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저도 파이팅 넘치게 가야겠죠. 만담도 피차 나눌 만큼 나눴으니까…."

아야키치 슌: "뉘에, 뉘에… 잡아야죠, 범인…. 뭐,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겠지만…. 진지하게 하겠슴다."

아자부 이토리: "아, 언제 끝나나 했네. 그럼 타임어택으로 가볼까? 이 이토리 님께서 나서면 금방이지."




"후훗. 그럼, 게임 시작해볼까요?"





-

천공호텔 단간론파는 단간론파 본가 시리즈의 스토리와 인물에 대한 스포일러, 주관적 해석과 재창작 요소를 다수 포함하고 있으니 부디 이를 유념해주시길 바랍니다.

천공호텔 단간론파는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대화를 나누는 내용 특성상 발언자의 신원을 표기하기 위해 대본체 표기가 들어간 부분이 있습니다. 읽는데 불편함이 없길 바랍니다.

천공호텔 단간론파 ch.1 비일상편
<감이 좋아서 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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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노쿠마 파일 #1]
~피해자는 시무라 카리나, 후두부를 둔기로 가격당함, 직접적인 사인은 흉부의 자상~

2) <타치바나 츠나요시의 증언]
~흉기인 식칼은 매우 깨끗한 상태. 칼에 찔릴 당시, 피해자는 이미 행동 불능 상태였을 것이다.

3)<절개된 멧돼지 탈)
~시무라 카리나가 뒤집어쓰고 있던 탈. 이유는 불명이나 목 부분이 절개되어 착용과 탈의가 용이하다.~

4)<정체불명의 신내)
~피해자 시무라 카리나의 전신에서는 정체불명의 신 냄새가 풍긴다. 전신이 조금 젖어있는 게 그 원인으로 보이며, 특히나 양말 부분이 흠뻑 젖어있다.

5) <굴러다니는 피해자의 옷가지]
~어째서인지 피해자의 무대용 겉옷과 키높이 신발 등의 소품이 벗어져있다. 무대용 겉옷엔 안전장치 용도로 보이는 와이어가 천장까지 연결되어 있고, 키높이 신발은 꽤나 키가 높아 보인다.~

6) <다잉 메세지: hel]
~피해자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다잉 메세지. l 부분은 길게 질질 끌려간 흔적이다. 다 적은 걸까? 중간에 끊긴 걸까? 현재로선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다.~

7) <무대 뒤편의 핏자국]
~무대 뒤쪽 계단에는 작은 핏자국이 남아있다.~
"카리나 양이 여기서 살해당했다고 보기엔, 피가 너무 조금인 것 같기도?"

8)<데이터 칩?]
~용도를 알 수 없는 데이터 칩. 쓰레기통 안에서 발견.~

9)<구겨진 영수증]
~쓰레기통 안에서 발견. 구입한 물건은 야간투시경과 녹음기. 구입 시각은 3일차 오후. 뒷면에 "3번 피에로를 조심" 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10) <갈색 유리병]
~라벨이 뜯겨있어 무엇이 담겨있었는지는 유추할 수 없다.~

11) <남자 탈의실 앞 짐카트]
~공연용 소품이 들어간 박스가 잔뜩 쌓여 올려다볼 정도의 높이다.~

12) <최유력 용의자: 아야키치 슌]
~무대에서 사라진 다섯 번째 피에로, 아야키치 슌은 무대 뒤의 남자 탈의실에서 피에로 옷과 함께 발견되었다. 정황상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용의자 by 이시미네 칸.~

13) <벽판]
~무대 뒤편의 방들을 분리시키는 임시 벽. 남자 탈의실에서도 여분의 벽이 발견.~

14) <가려져있던 문]
~복도 쪽에선 카트에 가려져있던 문. 방 안쪽에서는 벽판에 덮여 있었다.~

15) <와이어 장치]
~시무라 카리나의 겉옷과 연결된 와이어 장치.~
"원격조작 방식으로 보이며, 사용한 흔적이 있다." by 이나모리 쿠키.

16) <조명 장치]
"사전 프로그램 방식이며, 최초 설정 시간은 사건 발생 다섯 시간 전, 사건 발생 한 시간 전에 수정 기록 있음." by 이나모리 쿠키.

17) <창문과 로프]
~무대 뒤편에서 카지노 뒤뜰이 내려다보이는 창문. 문틀에 로프가 묶여있으며 뜰 아래까지 길게 늘어져있다.~

18) <편의점 조사 결과]
~야간투시경은 단 하나 뿐이며, 품절.~

19) <절망 양의 증언]
"어떤 미친놈이 레일을 끊어놨어. 아까도 사람을 태우고 달려오던 레일카가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고. 절망이 아니라 좆망이다, 개좆망!"

-




타키모리 양의 따끔한 직언으로 어영부영한 태도를 제대로 고쳐먹은 저, 카미나기 한나.

아직 추리력을 내보인 적은 없지만 예사롭지 않은 자신감을 내뿜는 아자부 이토리 양.

그리고 허접 노름꾼 아야키치 슌.

이 세 사람이 동시에 심기일전을 선언하는 순간은 마치 앞으로 일어날 어떤 뻠한 전개를 암시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도원결의라고 이야기하면 너무 구닥다리같겠죠.



저와 슌이 서로의 목을 겨누며 벌였던 치킨게임이 미성년자들이 받아들이기엔 너무 자극적이었던 건지, 다소 어수선해진 학급재판을 본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제가 입을 열어야만 했습니다. 밝으면서도 상냥한 본래의 목소리로.


"NG 행동도 공개해버린 김에 확실하게 못박아두겠는데, 저는 이번 사건의 검정이 아니에요. 저와 카라스야마 씨는 카리나 양의 죽음에 어떠한 일조도 하지 않았답니다."


타키모리 유미코: "그렇겠지… 그런 말도 안되는 NG 행동이 있으면서 방금까지 아무런 티도 내지 않았다는 게 괘씸하지만."

키쇼: "무죄! 무죄! 역시 카미나기 양은 무죄였슴다~!"


키쇼 군이 낭랑하게 동의해주었습니다. 참 가벼운 사람.


아야키치 슌: "나도 거짓말이 들통난 김에 하나 말해두겠는데, 탈의실에서 괴한에게 습격당해서 기절해있었다는 말 만큼은 사실이야. 습격자의 모습은 보지 못했고."

아자부 이토리: "깽판쳐놓고 그런 말을 해봤자 설득력이 없잖아 멍청아!"

"우후후  슌의 추리도 재미있긴 했지만, 논리를 하나 하나 뜯어서 해부해보면 스펀지밥보다 더 구멍이 송송 뚫려있어요. 이미 제 무죄는 밝혀졌으니 굳이 짚고 넘어갈 필요도 없겠지만… 그래도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심각한 몇 가지 오류만 간단하게 고치고 시작하죠."

"카라스야마 씨가 현장에서 탈출할 때 사용했다는 방법부터 지적해볼게요. 카라스야마 류이치 씨는 두번째 암전 도중에 벽을 손으로 짚고 공연장을 빙 둘러 빠져나갔다는 게 슌의 주장이었죠. 이 추리가 틀렸다는 건 범인의 행동에 따른 결과를 생각해보면 아주 간단히 증명할 수 있을 거에요."


후네즈 신지: "에~ 시작하기 전에 잠깐 괜찮을까? 한나 쨩?"


"…?"


후네즈 신지: "짐작가는 게 있다고 해서 줄줄이 늘어놓기만 해선 이렇게 옹기종기 둘러 앉은 의미가 없잖아, 그치? 이래뵈도 나름 초고교급의 이름을 걸고 나온 사람들인데, 병풍 노릇만 하는 것도 좀 그렇고.

그래서 말인데, <논의>를 해보는 건 어떨까?"


아야키치 슌: "논의…?"


후네즈 신지: "우후후. 단순한 논의가 아니라 정해진 순서나 규율이 없는 집단 토의를 하는 거야.

다들 한마디씩이라도 논제에 대해 아무 말이나 내뱉다보면 그 중에서 정답에 가까워지는 힌트가 나올 지도 모르잖아?

정 그게 안되면, 패널들이 뱉는 헛소리를 <논파>해버리는 것도 괜찮을 지도?

병풍들은 병풍 취급 안받아도 되니까 좋고, 탐정역들은 설명할 수고를 덜어도 되니까 좋고. 상부상조네♤"


아야키치 슌: "흠…."

아자부 이토리: "뭣하러 귀찮게. 몰라. 그냥 빨리 끝내버려."


"아뇨, 아자부 양. 후네즈 군의 말처럼 하는 게 좋을지도 몰라요. 이건 학급재판이고 어디까지나 다수결의 투표로 승패가 결정되는 게임이니까요. 유권자들이 제대로 사건의 경위를 파악하고 결과를 납득할 수 있으려면 직접 논의에 참여시키는 편이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자부 이토리: "…칫. 결국 수준에 맞춰줘야 한다는 거지. 답답하네."

아야키치 슌: "아하하… 너무 급할 필요도 없잖아요.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니고."


키쇼: "…어째선지 벌써 바보취급 당하고 있슴다, 저희들…."

시가라토 유즈: "그 지분 90퍼센트는 네놈 때문이야."

타치바나 츠나요시: "오오오오오옷! 단체 논의라니, 뭔가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 같소!"

시가라토 유즈: "…그리고 저 녀석이랑."



"자, 그러면 후네즈 군의 말대로 논의를 시작해보죠. 주제는… '범인은 공연장의 문을 열고 빠져나갈 수 있었는가?' 라는 걸로."

후네즈 신지: "후훗."


-



​<논스톱 논의> 개시!

'~공연장의 출입구로 빠져나갈 수 있었는가~'​



-



1) 타키모리 유미코: "음… 여기서 범인이라는 건 <​카라스야마 류이치​>를 말하는 거겠지? 그게 아야키치 군의 추리였고, 그걸 반박하려는 거니까."

2) 토미하레 소루: "글쎄요, 딱히 카라스야마 류이치든 아니든 이번 논제와는 별 <​관계 없을 것 같습니다만​.>"

3) 타키모리 유미코: "뭐래.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바보주제에."

4) 키리누키 켄마: "요호홋, 다투지들 마세요."

5) 키리누키 켄마: "그보다 이번 논의는 카미나기 아씨의 추리를 저희가 쫓아가는 느낌이니,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해보는 건 어떨까요?"

6) 레이몬 하루히: "출제자의 의도…?"

7) 키리누키 켄마: "범인이 공연장을 빠져나갈 수 있었나 없었나를 따지지 말고, 일단 공연장을 빠져나가지 못했다고 가정한 뒤에 그 이유를 생각해보자는 거죠. 요호홋, 너무 속물스러웠나요?"

8) 타치바나 츠나요시: "우하하하핫! 공연장의 문은 따로 <​잠겨 있진 않았을 것이오!​> 그러니 범인이 출입하는 데도 큰 문제는 없었을 테요."

9) 후네즈 신지: "글쎄에. 그런 1차원적인 이유 말고도, 생각해볼 여지가 있지 않을런지."

10) 후네즈 신지: "이를테면… 범인이 공연장의 문을 열면 <​정체가 드러나게 되어버린다​>라던지? 우후훗."

11) 쇼코라 치에: "우웅, 하지만 사건 현장은 <​완전한 정전​>이었는걸. 누가 들락날락 한다고 해서 볼 수 있을 리가 없잖아?"

12) 유키야마 카무이: "……모르겠다."


-




<​조명 장치​] 로 <​완전한 정전​]을 논파!


"사전 프로그램 방식이며, 최초 설정 시간은 사건 발생 다섯 시간 전, 사건 발생 한 시간 전에 수정 기록 있음." by 이나모리 쿠키.)




-


"​다시 생각하세요​."


-



"쇼코라 양, 아마 후네즈 군의 주장이 옳을 거에요."

쇼코라 치에: "핏. 꼭 보면 언니는 내 편을 들어줄 때가 없더라."


허점을 지적받은 쇼코라 양은 입을 삐죽 내밀며 팔짱을 꽉 꼈습니다만, 삐진 모습도 쇼코라 양의 은근한 챠밍 포인트라 그리 보기 싫진 않았습니다.


후네즈 신지: "동조는 고맙지만 한나 쨩,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


"설명할게요. 쇼코라 양, 당시 공연장 내부는 분명히 암전 상태였지만, 카지노 건물 전체가 정전된 건 아니었어요. 암전의 원인은 단순히 공연장 내부 조명 장치의 설정이었을 뿐이거든요."


유키야마 카무이: "조명 장치의 설정이었다…?"


"네. 2부 공연 도중에 공연장 내부의 불빛만 모두 차단되도록. 차단된 전원이 다시 돌아올 시간도 마찬가지죠. 이나모리 쿠키 양이 혼자 공연 무대 2층을 조사해서 알아낸 정보에요."


아야키치 슌: "공연장 내부의 불빛이 꺼지도록 시스템되어 있었다. 그걸 다르게 말하면… 공연장에서 단 한발짝만 밖으로 나가도 그곳은 전깃불이 환하게 들어오는 상황이었다는 거지.

만약 카라스야마 류이치가 섣불리 출입문을 열었다면, 복도의 눈부신 조명이 공연장에 들어오는 바람에 금방 범행을 들통나고 말았을 걸."


후네즈 신지: "오호. 확실히…."


토미하레 소루: "결국 카라스야마가 아니라 그 누구라고 해도 암전 도중에 공연장의 출입구를 통해 빠져나가는 건 불가능했을 거라는 뜻이군요. 잘 알았습니까, 당근머리 씨?"

타키모리 유미코: "으윽."


아자부 이토리: "어디 그뿐이냐. 무대에서 출입구까지의 직선거리만 고려해도 몰래 이동하기엔 너무 멀어. 하물며 암전 상태에서 벽을 더듬어가면서 세월아 네월아 기어갔다고 가정하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아자부 이토리: "그리고…… 바보키치, 내가 너한테 깜빡하고 말을 안 해뒀는데, 토끼녀와 다른 피에로가 도중에 뒤바뀌었다는 가정은 애초부터 불가능해."


아야키치 슌: "깜빡하다뇨? 뭘?"


아자부 이토리: "이건 무대 위에 있던 사람들, 그러니까 피에로들과 아직 누군지 모를 범인만이 알 수 있는 사실인데…. 토끼녀의 피에로 코스튬은 등 부분에 야광 페인트가 살짝 묻어있었거든. 그래서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게 보였지."


아야키치 슌: "엥."


"?"


이시미네 칸: "음. 확실히 그랬죠."


"???"


아리스 윈터우즈: "네에. 맞아요. 불이 꺼져서 어두운데도 카미나기 양 혼자만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는데, 갑자기 무대 아래로 슝 하고 없어졌어요오…."


"으으으으으음…. 음? 잠깐만요… 정작 옷을 입고 있던 저는 전혀 몰랐는데요."


아자부 이토리: "그야 등짝에 발라져 있었으니까 몰랐겠지. 소량이라 약간 어두운 정도로는 티가 나지도 않았을테고…. 뭐, 그 야광 도료의 존재를 몰랐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바보키치의 무죄가 증명되네."

아자부 이토리: "그으리고…. 끄응. 이건 되도록이면 말하기 싫었는데. 양심이 찔려서 안되겠다."



아자부 양은 멋쩍게 뒤통수를 긁적이며 시선을 회피했습니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요.



아자부 이토리: "...암전 중에 토끼녀를 밀어서 넘어뜨린 사람, 그게 바로 나야."

"?"

아야키치 슌: "엑. 이건 또 무슨…."

"…흠. 일단 설명을 들어볼까요?"


아자부 이토리: "설명씩이나 필요할까. 내 상황을 잘 생각해보라고.

살인이 날 거라고 생각해서 무대 위에서 잠복해있던 중에 암전이 발생했어. 그리고 눈앞엔 형광 도료가 나를 보십쇼~하고서 둥둥 떠다니고 있었지. 난 당연히…."


"설마…. 제가 범인의 타겟이라고 생각하셨던 건가요?"


아자부 이토리: "…그래. 맞아. 형광 도료를 보자마자 든 불현듯 범인이 형광 도료를 과녁 삼아서 칼로 찌르던지 저격을 하던지 할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앞 뒤 잴 틈도 없이 몸을 날렸는데…."


시가라토 유즈: "살인을 막기는커녕 부상자만 더 만들어버린 거군. 지금껏 시치미나 떼고 앉았고."


아자부 이토리: "…흡연녀. 네가 보태준 거 있냐?"


시가라토 유즈: "틀린 말도 아닐텐데? 카미나기 양, 넘어진 충격 때문에 한동안 걷기도 어려워했다고?"


아자부 이토리: "이게…."


"시가라토 양, 괜히 시비 붙이지 마세요. 결과적으로 엇나가긴 했어도 좋은 뜻으로 한 일이잖아요. 저도 충분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시가라토 유즈: "이해가 안가서 그런다, 이해가 안가서. 형광 도료라는 중요한 단서를 왜 이제서야 공유하는 건데?
게다가 윈터우즈 양과 이시미네 군은… 형광도료의 존재를 알고 있으면서 무슨 생각으로 아야키치 슌의 엉터리 추리에 동조한 거야? 지금 나랑 장난하는 거지?"


아리스 윈터우즈: "아~ 하하하…. 그게…. 죄송합니다아…. 듣는 귀가 그렇게 유창하지 못해서요…."


이시미네 칸: "흥. 저는 동조따위 한 적 없습니다만. 그저 아야키치 씨가 훌륭하게 위기를 벗어났다고 했을 뿐이죠."


아자부 이토리: "아니, 뭐…. 무대 아래에서도 몇 놈 정도는 형광 도료를 봤을 줄 알았지. 생각해보니 보이지 않을만한 위치 같기도 한데…. 거 존나 까칠한 년일세."


시가라토 유즈: "쯧…. 어릴적부터 보디가드나 하다 보니 뇌가 딱딱하게 굳었나보군. 아니, 오히려 공부시키기엔 싹수가 노래서 보디가드 같은 3D 업종에 투입시킨 건가?"


아자부 이토리: "지랄. 그렇게 똑똑하시면 니가 조사하고 니가 추리하세요. 네년 머리카락으로 실뜨기 하기 전에."


아야키치 슌: "…말싸움 수위가 묘하게 유아적이야…."



저를 넘어뜨린 이야기에서 갑자기 시가라토 양과 아자부 양의 기싸움으로 흘러가버리는 이 상황은 학급재판을 진행시키는 데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싸움을 말리기는커녕 감탄이나 하고 있는 슌에게서 아무런 기대도 얻지 못한 채 저는 짝, 하고 손을 마주치며 주의를 끌었습니다.



"자 자, 영양가 없는 싸움은 나중에 따로 방 잡아서 하실까요? 지금은 문제 풀이에 집중하자고요.

그리고 제 생각엔… 아마 그게 범인의 노림수였을 거에요.

피에로가 입을 옷에 형광 도료를 발라둬서 아자부 양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거죠. 아자부 양은 초고교급 보디가드잖아요? 분명 계획에 있어 큰 걸림돌이 될 거라 느꼈을 거에요."


시가라토 유즈: "하지만… 그러려면 범인이 저 보디가드가 피에로 탈을 쓸 거라는 걸 알아채고 있어야 하는데? 보디가드는 분명 자기가 남들 몰래 숨어들었다고 말했다고."


"증거가 있어요. 범인이 아자부 양의 침입을 알아챘다는 증거."





-


<​구겨진 영수증​]
~쓰레기통 안에서 발견. 구입한 물건은 야간투시경과 녹음기. 구입 시각은 3일차 오후. 뒷면에 "3번 피에로를 조심" 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


"…이 사진은 무대 뒤 어느 방의 휴지통에서 발견한 영수증의 사본이에요. 조금 꾸깃꾸깃한 상태에서 찍었지만, 다들 한번 보시겠어요?"


모노쿠마 뱅글의 기능을 통해 저장해둔 증거를 모두에게 보였습니다.


키쇼: "어디보자~ 3번 피에로를 조심? 도당체 무슨 뜻임까?"

토미하레 소루: "뻔하지 않나요. 3번 피에로가 보디가드 양인 겁니다. 방법은 모르겠지만 범인은 피에로들을 구별할 수 있는 것 같고요."


"네, 아마 그럴 거에요. 아무래도 이 쪽지는 범인이 적었다고 추론하는 게 합당하겠죠."


토미하레 소루: "…하지만, 영수증이 발견된 장소가…. 흐음."


"후후. 이걸로 일단 제 주장은 입증된 거겠죠? 비록 다른 사람들에게 비밀로 했다고 한들, 범인은 아자부 양이 숨어들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어요. 아, 물론 아자부 양을 질책하는 건 아니고요."

아자부 이토리: "…흥."


시가라토 유즈: " …저 보디가드 성격이라면 확실히 다른 사람들에게 비밀로 했겠지. 단 한 사람… 타키모리 양을 제외하면 말이야."


타키모리 유미코: "에?"


시가라토 유즈: "원래 피에로 코스튬을 입기로 되어있던 타키모리 유미코. 당신만은 알고 있었을 거 아냐. 아자부 이토리가 무대에 오를 거라는 걸. 당연한 거 아니야?"


키쇼: "어?"

쇼코라 치에: "어어?"

키리누키 켄마: "요호홋?"

타치바나 츠나요시: "오오오옷? 타키모리 소녀, 이게 어떻게 된 일이요!"



갑작스런 스포트라이트에 그 타겟이 자신임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던 타키 양은 약간의 버퍼링 이후 질겁하며 두 손을 내저었습니다.



타키모리 유미코: "에, 에엣? 나 아냐. 나 범인 아냐! 오해하지 마!"


시가라토 유즈: "딱히 범인으로 몰려던 건 아니지만…. 이건 오해할 수밖에 없게 되었는 걸."


타키모리 유미코: "나 아냐! 난 정말로 카지노 1층에 짱박혀 있었다고! 살인 트릭 같은 거 짤 줄도 모른단 말야! 휴지통 털어서 저 영수증 찾아낸 것도 나야! 진짜로! 진짜야 진짜, 믿어줘!"


아자부 이토리: "아, 씨 좀. 진정해봐. 내가 무슨 투명인간도 아니고, 내가 무대 뒤로 향하는 걸 본 사람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잖냐. 까놓고 말해서 피해자 시무라 카리나도 나를 봤을 거야. 그리고 만약 범인이 범행 준비 차 무대 뒤를 돌아다니고 있었다면 나를 목격했을 가능성이 높지."


시가라토 유즈: "…견제하는 거야?"


아자부 이토리: "흥, 견제는 무슨? 그냥 섣불리 헛다리 짚지 말라 이거야. 범인이 무대 뒤를 돌아다녔을 거라는 가능성은… 아마 다음 논의로 충분히 입증할 수 있을 테고. 어이. 토끼녀. 진행. 빨리빨리."


"자, 그럼 곧바로 두번째 논제를 던져드릴게요. 슌이 습격을 당한 장소는 무대 뒤의 남자 탈의실이었어요. 그러니까, 슌의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가정 하에요.

하지만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이시미네 군도 피에로 옷으로 갈아입고 있었죠. 괴한은 대체 어떻게 이시미네 군의 시선을 따돌리고 슌을 기절시킬 수 있었을까요?"


후네즈 신지: "흐음…. 수수께끼 같은 일이네. 좋아, 좋아. 타키 쨩의 혐의는 조금 있다가 다루기로 하고… 논의 개시♤"


-


<논스톱 논의> 개시


'~어떻게 아야키치 슌을 기절시킬 수 있었는가~'


-


1) 토미하레 소루: "제일 단순하게 생각하면 이시미네가 아야키치를 탈의실에서 공격한 거겠죠? 그 피에로 코스튬을 착용한 채로 말이에요."

2) 이시미네 칸: "무슨 바보같은 소릴…. 반박할 가치도 없군요."

3) 후네즈 신지: "토미 쨩, 이시미네 군에게는 <​마땅한 동기​>가 없어. 이미 피에로로서 무대에 오르는 게 확정된 이시미네 군의 입장에선 굳이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4) 토미하레 소루: "어디까지나 단순하게 생각해서라는 겁니다. 오해는 금물이라구요?"

5) 이시미네 칸: "흥. 뻔뻔하긴…."

6) 타키모리 유미코: "…어쨌든 지금은 습격자가 누구일지보단 습격 방법만 생각하자. 같은 장소, 같은 공간에서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해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을 지도 몰라."

7) 쇼코라 치에: "가까운 곳이라면… <탈의실 내부?​>"

8) 타치바나 츠나요시: "<무대 뒤의 복도​>일지도?"

9) 키리누키 켄마: "<무대 위​>는 어떨까요?"
10) 레이몬 하루히: "그건 이미 가까운 곳이 아니잖아…."

11) 키쇼: "그렇담 다른 의미로 이 <학급재판장>은 어떻슴까?"

12) 타키모리 유미코: "…다들, 제대로 추리 할 마음은 있는 거지. 가까운 곳이라고 해서 장소만 짚어대다니…."

13) 쇼코라 치에: "아~ 몰라. 그냥 노름꾼 오라비가 거짓말 한 거 아냐??"

-




<​벽판​] 으로 <​탈의실 내부​>에 찬론!

~무대 뒤편의 방들을 분리시키는 임시 벽. 남자 탈의실에서도 여분의 벽이 발견.~


<가려져있던 문​] 으로 <​무대 뒤의 복도​>에 더블 찬론!

~복도 쪽에선 카트에 가려져있던 문. 방 안쪽에서는 벽판에 덮여 있었다.~


<​남자 탈의실 앞 짐카트​] 으로 <​무대 뒤의 복도​>에 트리플 찬론!

~공연용 소품이 들어간 박스가 잔뜩 쌓여 올려다볼 정도의 높이다.~



-




아야키치 슌: "쇼코라 1.5점. 타치바나 1.5점. 나머지 0점. 우승자들, 축하해."


쇼코라 치에: "얏호~! 역시 초고교급 JK 쇼코라 쨩~ …이 아니라. 왜 내가 츠나 아재 따위랑 동점이야?! 기분나빠! 이유가 마땅치 않으면 벌칙이야, 벌칙!"

타치바나 츠나요시: "아, 아재라니…?!"

아야키치 슌: "아, 아하하하하……. 열심히 해야겠네…."


쇼코라 양의 질풍같은 매도에 슌은 식은땀을 흘리며 볼을 긁었습니다.


아야키치 슌: "내가 한나 범인설을 주장했을 때, 이 사건의 키워드는 눈속임이라고 말했었지. 남자 탈의실의 수수께끼도 그 일환이야. 아주 간단한 눈속임을 한꺼풀만 해결하면 곧바로 진실이 드러나.

자세히 조사하지 않았거나 기억력이 남달리 뛰어나지 않다면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는 부분인데… 남자 탈의실의 벽면에 놓여져있던 <​간이 벽판​], 기억나?"


타키모리 유미코: "분명 있었지. 마치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자연스럽게 내팽개쳐져 있었지만."

쇼코라 치에: "그게 뭐 어쨌는데."


아야키치 슌: "그게 뭘 어쨌냐면… 날 습격한 범인은 그 간이 벽판을 사용해서 남자 탈의실을 두 개로 나눠버린 게 아닌가 싶어."


후네즈 신지: "두 개로 나눴다…?"


아야키치 슌: "응. 그러니까…."


아자부 이토리: "아 거참. 말솜씨 드럽게 없네! 좀 조리있게 말 못하냐? 답답하니까 그냥 내가 설명한다."


아야키치 슌: "엑."


아자부 이토리: "귀 쫑긋 세우고 잘 들어, 저능아들. 바보키치와 이시미네가 들어간 탈의실은 사실은 한 공간이지만 그 당시에는 두 개의 방으로 쪼개져 있었던 거야.

남자 탈의실이라는 하나의 큰 방을 임시 벽을 사용해서 남자 탈의실 1과 남자 탈의실 2로 나눠버린 거지. 바보키치가 들어간 건 탈의실 1, 이시미네가 들어간 건 탈의실 2라고 하자.

탈의실 1에서 바보키치를 기절시킨 범인은 이시미네가 탈의실 2를 떠난 뒤에 임시 벽을 해체. 사건이 벌어진 뒤에 조사를 위해 찾아온 사람들은 통합된 탈의실에서 낑낑대고 았는 슌을 발견하게 된다는 허술한 트릭이야.

그걸 뒷받침하는 또다른 증거가 <​가려져있던 문​]과 <​짐 카트​].

무대 뒤쪽을 조금이라도 살펴봤다면야 남자 탈의실 앞에 웬 커다란 짐 카트가 길을 막고 있었던 건 기억나겠지. 그 짐 카트는 범인이 바보키치와 이시미네를 다른 방으로 유도하는 데 사용된 도구일 거야.

범인은 무대 뒤쪽에 출입하는 인원을 감시하고 있다가, 먼저 탈의실에 찾아온 이시미네가 탈의실에 들어가자 짐카트의 위치를 옮겼어.

남자 탈의실의 한쪽 문을 막고 있던 짐카트로 다른 한쪽 문을 가리면(이시미네는 잠깐이지만 감금당한 상태가 되겠지), 이시미네보다 조금 늦게 찾아온 아야키치는 벽판으로 가로막힌 남자 탈의실의 반대쪽 절반에 들어가게 돼.

기절시킨 아야키치에게 피에로 코스튬을 대충 입혀둔 범인은 재빨리 복도로 나가 짐카트를 원래 위치로 옮겨놓고, 이시미네가 탈의실을 빠져나오면 슬쩍 다시 탈의실에 들어가 간이 벽판을 제거하는 거야.

마지막으로 짐카트를 처음 자리로 밀어놓은 뒤 무대 쪽의 사인에 따라 다른 피에로들과 합류하면 간단하게 아야키치 슌 범인 만들기 완료."


키쇼: "오호, '러시아워'라는 간단한 퍼즐 게임이 생각남다. 카트를 밀었다가, 당겼다가. 들어갔다, 나갔다가."

시가라토 유즈: "…전혀 관계 없거든."


"저도 아자부 양의 추리에 동의해요. 똑똑하시네요, 역시. 거짓말 할 때만 청산유수가 되는 슌보다 훨씬 나아요."

아자부 아토리: "그걸 말이라고 하냐. 당연한 걸."

아야키치 슌: "……내 이미지가 점점 더 나락으로 가고 있어…."

"슌과 아자부 양의 명추리에 조금 첨언을 하자면, 범인은 공연 준비를 도운 관계자 중 한 명일 가능성이 커요. 1부 공연과 2부 공연 사이에 무대 뒤쪽을 의심 사지 않고 돌아다니면서 무거운 짐카트를 옮기려면 카리나 양도 범인의 존재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아야 하니까요."


타키모리 유미코: "범인이 무대 뒤를 돌아다녔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니까, 일단 내 혐의도 반쯤 벗은 셈이지? 그렇지…?"

시가라토 유즈: "흥. 아직 용의자 리스트에 타키모리 양이 올라있단 건 변하지 않았어. 시무라 양은 당신이 피에로 중 한명일 거라 생각했을테니 자연스레 무대 뒤를 돌아다닐 수도 있었을테고."

타키모리 유미코: "으, 으윽…."

후네즈 신지: "저기. 나 이의 있어."



타키 양의 혐의가 벗겨질 듯 말 듯 하던 그 상황에 홀연히 손을 들어 주의를 끄는 건 초고교급 타투이스트 후네즈 군.

까맣고 커다란 눈동자에 뱀 같은 웃음을 짓는 그는 어쩐지 외계인처럼 보이기까지 해서, 어쩐지 그가 발언권을 얻을 때마다 사고를 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후네즈 신지: "저기… 범인도 범인인데, 그보단 짐카트 자체도 너무 이질적인 거 아냐? 공연 요소에 민감한 카리나 쨩이라면 분명 그런 커다란 물건이 복도를 막고 있는 걸 불편하게 생각해서 치워버리려고 했을 걸."

아리스 윈터우즈: "그렇네요…. 확실히 이상해요. 사건이 일어날 때까지 남자 탈의실 앞에만 짐카트가 있어야 한다는 점도 그렇고…. 범인 입장에서 확신을 가지기엔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요…?"

키리누키 켄마: "저도, 가만히 듣다보니 거슬리는 점이 있네요. 아자부 아씨의 추리대로라면 분명 범인은 피에로 코스튬을 입고서 복도에서 짐카트를 최소 두 번은 움직였을 겁니다. 그것도 한쪽 문을 막았다가, 다시 다른쪽 문을 막았다가 하면서요.

아무리 공연의 준비를 돕던 사람이라고 해도 그런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카리나 양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요호홋. 저 같은 장님이었다면 아무것도 몰랐겠지만."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라고 했던가요?

후네즈 군이 쏘아올린 작은 공은 커다란 눈덩이가 되어 도원결의 멤버의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짐카트의 존재 자체가 말이 안된다…라는 반박이죠.

하지만 실제로 짐카트가 그곳에 있었는데, 더이상 뭘 설명하라는 건지?


"흐으음…. 그렇네요. 충분히, 이상하게 생각하실 수도 있는 부분이네요. 어쩌죠? 슌? 우리의 추리가 또 스펀지밥이 되어버릴 것 같은데요."

아야키치 슌: "아, 그놈의 스펀지밥. 난 징징이를 더 좋아하는 편이야! 잘 들어, 클래스메이트들. 설명해줄테ㄴ…."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실례지만, 아야키치 씨. 잠시 끼어들어도 되겠습니까."

아야키치 슌: "…?"



묵직하고도 차가운 목소리로, 한참을 입을 닫고 관망만 하던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씨가 말을 자르고 들어왔습니다.

칠흑같이 검은 하오리. 날카로운 눈매에 조명을 받아 반짝이는 둥근 안경알.

재판이 시작하고 30분이 지나도록 한마디 숨소리도 내지 않은 건 물론이고, 일상생활에서도 조용히 존재감을 감추고 있던 그가 처음으로 마이크를 잡자 학급재판장의 분위기가 술렁였습니다.



'뭐야, 저 녀석.'

'잠깐만, 저런 녀석도 있었던가?'

'그 녀석이잖아. 시무라 카리나의 파트너.'

'재능이… 초고교급... 뭐였더라?'

'아아. 나 기억나는 것 같아. 그… 초고교급….'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이 학급재판이라는 흥미진진한 게임에 진정으로 몰두한 사람이라면 과연 그의 재능을 잊을 수가 있을까요?

<초고교급 변호사>라는, 마치 단간론파를 위해 만들어진 듯한 그 인상적인 명함을 말이죠.


불꽃같이 맹렬한 눈빛과 대비되는 마음 한쪽이 차갑게 식어버리는 듯한 목소리.

초고교급 변호사가 출사표를 던집니다.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저는 사정이 있어 이번 재판에서 되도록 말수를 아끼려고 했습니다만…. 더이상 잠자코 앉아서 들어줄 수는 없는 이야기로 흘러가는군요."


"네?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시침떼지 마시죠, 카미나기 씨. 나쁜 버릇입니다.

지금까지 당신들의 추리에 기대어 범인에 대한 몽타주를 그려보면, 대략 이런 실루엣이 나옵니다.

범인은 공연 계획과 시설에 대해서 잘 알고있는 사람…

2부 공연이 준비되는 동안 무대 뒤에 머물렀던 사람…

타키모리 유미코 씨 이외에 아자부 이토리 씨가 피에로 옷을 입는다는 걸 알고있던 사람…

짐카트의 위치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었던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도, '3번 피에로를 조심하라'라는 쪽지가 버려져있던 '분장실'에 머물고 있던 사람.

제 머릿속엔 이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사람이 딱 하나 스쳐지나가는군요."



탁.

무라마사 씨는 손에 쥔 부채를 착 펼치며, 마치 중국 사극에 나오는 책사처럼 얼굴 아래를 살짝 가리었습니다.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카미나기 씨와 아야키치 씨, 그리고 아자부 씨가 주장하신 사실들을 종합해서는 마치…."

"……."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당신들은 설마…."



무라츠바키 마사오미: "설마 죽은 시무라 카리나 씨를 시무라 카리나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하려는 겁니까?"





-



다음 화에 계속



-


​늦어서 미안해

범인의 윤곽이 보이신다면 언제든지 마음껏 댓글로 뽐내주

윤곽이 안보여도 댓글로 뽐내주

뭐든간에 댓글이 최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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