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잠도 안 오고또 오늘 날씨가 하필 가을 날씨라 오늘따라 많이 센치해져서 자기 전에 끄적이고 가려고.

내가 원래 대사 겔에디사겔에 100s 사용 후기 보러왔었는데, 이젠 가끔 들어와서 똥들만 싸고 갈 거니 듣고 싶은 거만 듣고 아닌 거 같은 건 걸러 들어~~
오늘은 내가 (개인적으로) 사진 읽는 법에 대해서 조금 적어보려고 해.

일단, 내가 다른 사람이 찍은 렌즈 기반 사진을 볼 때, 사진이란, 단어인 거 같아.


렌즈 기반 사진이란 매개체 자체가, 카메라를 현실에 있는 사물을 향하게 한 다음, 눈으로 본 이미지를 렌즈를 통해서 센서나 필름 안에 담는 행위잖아. 그래서 네가 무엇을 찍든 간에, 센서나 필름에 맺힌 이미지는 현실에 있는 무언가를 언급하게 되어있어.



사진 찍을 때 촬영자는 현장 안에 있기 때문에, 그때 느낀 감정, 환경, 사진 찍기 전에 있었던 일 등등에 영향을 받아서, 사진작가는 찍힌 사물에 대해 매우 감정적으로 돼.


그래서 같은 이미지를 보고 작가는 “야 이거 아주 쩔지 않냐?” 라는 태도로 관객한테 말을 하는데사진작가가 당시에 느낀 감정은 관객은 느낄 수가 없어. 그래서 사진 자체만 보고, 사진 안에 비추어진 사물들을 보고 이 사람이 이걸 왜 찍었는지, 그리고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아내기가 되게 힘들어.



너희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사진을 봐봐. 그 작가에 대한 감정을 다 제거하고 사진 한 장에 있는 이미지만 들여다본다면 대부분 더 그냥 구도 좋은 사진에 조금 남다른 피사체 정도일걸?사진을 보는 사람 입장에서 이미지 한 장이 말하는 건 다도, 덜도 아닌, “내가 눈으로 본 이것 좀 보소” 이거야.



온 세상이 이미지로 도배되어있고, 모든 세대 통틀어서 이미지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시대에 사진 딱 한 장으로 많은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기엔 진짜 로또 당첨되는 것보다 어렵지않을까? 사진이 희귀한 것도 아니고 이제 뭐 찍을 만큼 찍었고 볼 만큼 봤잖아?

내가 이 말을 하는 이유는, 디 붙이듯이 사진 평가받으려고 사진 올릴 때, 보통 그날 밖에서 나가서 찍은 마음에 드는 사진 몇 장 올려놓고 평가받으려고 하기 때문이야.



내가 아까 위에서 말했지? 사진은 단어라고. 서로 딱히 관계없는 단어들, 예를 들어태양도시나무꽃이런 거 보고 네가 유추할 수 있는 거 말해보라고 하면 얼마나 말을 할 수 있겠어? 작가는 혼자서 감성에 빠져서 크… 이거 완전 서울의 본모습을 담은 거 같지 않냐,? 이러는데 보는 사람은 느끼기 힘들거든.


사진을 평가받기 위해선 보는사람의 시선도 생각해야 된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런 감정을 저런 유의 사진에서 느끼려면 일단 사진의 수가 많아야 해. 10장 올리는거론 택도 없다 이거지.



그래서 내가 크리티가 할 때 의도를 갖고 사진을 찍으라고 ㅇㅈㄹ 했던 거야.그렇다고 밖에 나가서 의도 갖고 사진 찍는답시고 난 오늘부터 고독이 있는 사물만 찍을래! 이러면… 나 같은 경우 밖에서 한 석 찍고 집에 와서 현타 와서 카메라 손에 안 잡았어.재미도 없고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겠고 해보지도 않아서 어려워.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데 이 좆문가새꺄!! 라고 쓰기 전에하나만 더 들어줘.



사진에 의도를 갖기위해서 찍기 전에 생각하는 거도 있는데찍은 후에 생각하는 것도 있어.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방법인데찍고 생각해봐
네가 지금까지 좋다고 생각한 사진들을 쭈르륵 나열해놓고너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봐.사진 한 장은 단어지만 사진 두 장이 붙어있으면 문장이돼



유치한 거라도 괜찮아. 예를 들어 자전거를 도시 안에서 타고 가는 아줌마가 한 사진에 있고다른 사진에는 도시 사진이 있어. 그러면 보는 사람 입장에선, 아 이 아눔마가 이 복잡한 도시를 지나가는구나~ 정도의 스토리를 상상할 수 있겠지? 그러면 보는 사람 입장에서 보는 맛이나.


내가 봤을 때 많은 디붕이들의 문제가, 사진을 테크니컬하게만 바라보고 평가하는 거 같아.
이 점은 온라인 카메라 커뮤니티의 공통점인데… 이렇게 자극적인 이미지 자체에만 집중하다 보면 사진이 무엇인지 잊어버리게 되고 찍는 재미도 없어진다고 생각해.
그리고 계속 이런 유의 사진만 보고 있으면 사진을 소비하는 태도도 instant? 하게 바뀐다고 해야 하나…해서, 자기만의 색을 넣기위해 자극적이고 특별한 피사체를 꼭 넣을 필요는 없어. 일반적인 사진들 이라도 오히려 이런 사진 에디팅을 통해 뷰어랑 소통하는게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라는걸 알려주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