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여름, 나는 다니던 회사를 관뒀다.

백수인 나는 무슨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던 것 같다.

무작정 고속버스터미널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로 향했고, 가장 빨리 탈 수 있는 버스편 중에,

아무도 모를 것 같은 곳인 황간행 버스표를 구입했다.

버스를 기다리며..

황간으로 달리는 버스 안에서.

아직까지는 마음이 설레이고 그랬다. 도착해서 버스에서 내리기 전까지는... 그랬다...

신나게 고속도로를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갓길로 빠지더니 정차했고, 나보러 내리라고 했다....

이곳, 황간에서 하차한 사람은 나 하나 밖에 없었다.

버스는 나를 고속도로에 덩그러니 내려놓더니 그냥 출발했다.

떠나간 버스를 바라보는데... ㅅㅂ... ㅈ됐다..... 싶었다.....

하지만 버스는 이미 떠났고... 일단 출구를 찾아 고속도로에서 나가기로 했다.

고속도로에서 나가는 출구

출구에서 마을로 이어진 계단

마을은 조용했다.

차가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 바로 아래 이런 곳이 있다니... 아마 고속버스를 타지 않았다면 평생 몰랐을 것 같다.

황간역이 있는 곳이 중심지인 것 같아 그곳으로 걸어가면서 찍은 사진들

황간역 근처에 있는 올뱅이 국밥집, 맛집이라고 하는 것 같다.

황간역 앞에 있는 기념비

대한의사 이건석선생의 기념비라고 한다. 

충북 영동 출신으로 을사조약에 항거하다 순국한 애국열사라는데, 

그 분의 기념비가 왜 황간역 앞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황간역에 도착, 역사 분위기가 독특했다.

다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 황간에 오게 된다면 기차를 타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황간역을 뒤로하고, 가학루라는 곳으로 걸어가면서 찍은 하늘

이 날 하늘이 정말 멋있었다 생각했는지 하늘 사진을 많이 찍었더라

가학루에 가려면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근데 입구가 잘 안보이는 것 같음.

한자로 가학루라고 써놨는데 모르겠으면 저 거북이를 찾으면 될 것 같다.

가학루 도착

영동 가학루는 조선 시대 때 만든 누각인데, 

가학루라는 이름은 위에 있으면 마치 학이 바람을 타고 떠다니는 것 같다고 해서 지은 것이라고 하는데.. 음....

근처에 황간향교에도 가봤다. 정숙이라니 조용히 해야 할 것 같다...

황간향교는 조선시대 때 세워졌다고 한다. 

유생을 가르치는 교육의 기능과 공자를 모시는 제사의 기능을 했는데, 

갑오개혁 이후에는 교육 기능은 사라지고 제사 기능만 남았다고 한다.

향간향교를 나와서 영동 한천정사라는 곳을 향해 걷는 중

뚜벅이는 차도도 그냥 막 걸어간다

영동 한천정사에 도착했다. 

이곳은 우암 송시열 선생이 한천팔경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근처에 서재를 짓고 글을 가르치던 곳이라고 한다.

이 한천 팔경 중에는 월류봉이 있다.

한천정사 안에 피어 있던 꽃

한천정사 근처에 있는 월류봉이다.

그 우암 송시열 선생이 반했다는 한천팔경 중 하나인 월류봉이다.

물론 그 당시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갔기 때문에 이게 뭔지도 모르고 그냥 찍었었다.

근데 알고 보니까 나름 사진 명소더라.. 

아무튼 멋있었던 하늘..

하늘 보면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하루 종일 걸어 다녔던 거 같다.

경운기랑 벽화

저녁은 황간역 근처에 있던 올뱅이 국밥을 먹었다.

된장 베이스였던 것 같다.

한 여름 땡볕 아래 하루 종일 걸어 다녀서 그런지 꿀맛이었다.

둘째 날은 다음 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