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거의 없음

오늘부로 둠 패트롤 시즌2가 끝났다

2019년 개인적 미드 베스트를 꼽으라면 둠 패트롤 시즌1을 1순위로 꼽았던만큼 이번 시즌을 정말정말 기대를 많이 했었음

먼저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가 컸던 만큼 너무너무 많이 실망했음

첫 시즌의 장점들이 모두 사라지고 뚝뚝 끊기는 연출에 전개 또한 너무 지루했다

같은 작가가 맞나 싶어서 제작진 목록을 샅샅이 뒤지기도 했음

이전 시즌과의 비교를 안 할수가 없는데 

1시즌에선 캐릭터들의 오리진을 설명해야한다는 큰 장애물이 있는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유쾌함과 진중한 분위기 사이 줄타기를 멋지게 해냈었음

그런데 이번은 캐릭터성이 다 잡혔는데도 분위기를 어느쪽도 살리지 못하고 아쉬운 점이 너무 많았다...

둠 패트롤의 매력은 팀 버튼을 연상케하는 기괴하지만 밉지 않은 캐릭터들에 있다

이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특유의 유쾌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점이 호평받았지만,

이를 이번 시즌에서는 전혀 살리지를 못한 것 같다

그럼 완전 개노답이냐?

그런건 아니고 시즌을 관통하는 플롯 자체는 좋음

그래서 더 아쉽다

캐릭터 오리진은 저번 시즌에 멋지게 완성했으므로 

이번에는 부모라는 테마에 집중을 하였다

주인공이자 빌런인 치프와 도로시의 부녀 관계를 메인으로 하여 각 멤버들 또한 이와 유사한 관계로 연결이 된다

치프-둠 패트롤 멤버들, 클리프 - 클라라, 클리프 - 제인, 래리 - 폴, 리타 엄마 - 리타 등등

아버지 역을 다들 해내고 싶어하지만 위와 같은 모든 부녀(부자) 관계는 어딘가 조금씩 어긋나있고

삐걱거리면서도 어떻게든 이를 짜맞춰가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생각보다 치밀하게 짜여져 있고 하나의 주제로 관통시킬 수 있는 감동적인 플롯인데,

한정된 에피 수에 담을라하다 보니까 뚝뚝 끊기고 연결되지 못하는 느낌이었음

사이보그의 경우에는 저번 시즌에서 아버지와의 관계는 다뤘다보니까 여친을 등장시키는데

뭐 제일 젊은 멤버고 해서 오히려 시도 자체는 괜찮았다

그런데 흑누나 파트가 젤 지루했고 연기도 좀 별로였음

또 둠 패트롤만의 톡톡 튀는 요소인 정신나간 빌런들이 이번 시즌에선 너무 낭비됐음

전 시즌의 미스터 노바디 같은 중심을 잡아주는 빌런이 없다보니까 그냥 빌런 쇼케이스 대회가 되어버렸다

와!!!샌즈!! 아시는구나!!!처럼 생각없이 그냥 한화에 나오고 와!!! 레드잭!! 섻스맨!!!하고 쓱쓱 지나간다

이런 어이없는 캐릭터 낭비는 시즌 내내 그러더라...

자꾸 전 시즌이랑 비교만 해서 좀 그렇긴 한데

이번 시즌엔 사운드트랙도 너무 별로임

진짜 시대를 아우르는 온갖 명곡들이 적재적소에 쓰였는데 다 어데가고 이렇게 평범해졌노?

해외에서도 젤 말 많은 클리프행어 그자체 엔딩의 경우에는 시발 소리 나오지만

뭐...코로나 때메 10화 거의 다 찍어놓고 급하게 취소하고 단축했으니 정상참작의 여지는 있다

비판만 한거 같아서 장점들을 꼽아보자면

더 예뻐진 제인(Nicer-Jane 머꼴)과 더 커여워진 리타가 매력적이고

스틸 앤 스톤같은 장면들은 시즌1의 유머 감각이 떠오르는 개꿀잼 요소였음

그리고 뭐 내가 기대를 많이 해서 그렇지 요새 같은 양산형 드라마만 찍어내는 시기임을 생각하면 괜찮은 드라마다

피날레 보고 바로 쓴 거라 너무 주절거리게 썼는데 솔직히 할 말은 더 많음

그래도 정리하자면 이번 시즌은 이렇게 좋은 캐릭터들과 아이디어들이 있지만 이걸 세련되게 보여주는데 실패한 것 같음

예산을 늘려줄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시즌은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진행했으면 좋겠다

어쨌든 아쉽지만 재밌게 봤고 좋아하는 드라마인 만큼 리뉴 소식을 기대함

제인 좀 행복하게 해주세요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