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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팬픽) 내 아내가 이상하다앱에서 작성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27 00:03:57
조회 254 추천 6 댓글 3
														

진부한 이야기지만 나는 아내를 처음 본 순간 첫 눈에 반했었다.


메인해튼에서 포니빌로 이사온 아내는 포니빌의 모든 것이 신기한 듯 만나는 모든 것들과 코로 인사를 나눴고,
산책나온 강아지처럼 천진난만한 성마의 모습에 이끌린 망아지들과 친해졌다.


물론 그것 뿐이었다면 나 또한 다른 포니들과 마찬가지로 매일 포니빌에서 일어나는 아름다운 장면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지나갔겠지만, 그녀의 눈동자와 미소가 내 눈길을 끌었다.


아내가 내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돌리자 그녀의 눈동자는 나비의 날개가 빛을 반사하는 것처럼 무지갯빛으로 반짝였고, 나방을 끌어모으는 가로등처럼 나를 끌어당겼다.

그리고 내가 가던 길을 멈추고 바보처럼 그녀를 바라보던 그 때 그녀가 지어주었던 미소가... 그 미소가 참으로 아름다웠다.


그 미소를 보자 나는 홀린 듯 망아지들과 놀아주고 있는 그녀에게 걸어가 영화라도 한 편 보자고 제안했고,
아내는 그녀에게 무슨 말을 건네야 할지 떠오르지 않아 안절부절해하는 내 모습이 우스웠었는지 쿡쿡 웃으며 수락했었다.


우리가 처음으로 본 영화가 무엇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나는 건 그저 어두운 영화관의 조명과 팝콘의 고소한 향기, 빨대로 음료수 대신 물과 공기를 빨아들이는 소리,
그리고 영화를 처음 보는 것처럼 눈을 반짝이는 아내의 옆모습 뿐이다.


연애에서 결혼까지의 과정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너무나도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었기에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면사포를 쓴 아내가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 내게 키스하고 있다고 착각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문제는 결혼하고 난 다음에 모습을 드러냈다.


내 아내는 어딘가 이상했다.

메인해튼 출신인 그녀가 나도 알고있는 가게를 모르는 듯 보였고,
건초를 씹은 후 내게 입맞춤을 해서 먹여 주거나,
가끔 내가 자고있는 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볼 때도 있었다.


그때마다 ‘메인해튼 출신이 아닌게 부끄러워서 거짓말 했나?’ 라고 생각하며 넘어갔지만
거짓말 한 것을 숨기기 위해 특이한 행동을 일삼는 포니라고 하기엔 무언가 이상했고,
한번 의심을 하기 시작하자 의심은 죄책감과 함께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


이대로라면 의심과 죄책감의 소용돌이 속에서 미쳐버릴 것 같아 아내를 미행해보기로 했고,
아내가 내가 일하러 나가면 학교로 가서 쉬는 시간마다 선생님과 수다를 떨거나 망아지들과 놀아주고 돌아온다는 귀여운 비밀 외에는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아내는 집으로 돌아왔고,
나는 아내가 들어간 후 창문을 통해 아내를 찾아보려다 창문에 비친 내 얼굴을 보았다.

의심으로 가득한 내 얼굴은 그 어느때보다 초췌해 보였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반성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될때까지 사랑하는 포니를 의심하다니... 그만두자, 사실대로 말하고 사과하는거야’
그렇게 다짐한 나는 문을 열었고, 생각지도 못한 것을 보게 되었다.


문을 열자 보인 건... 아내의 꼬리와 똑같은 색의 꼬리를 가진 체인질링의 엉덩이였다.


아내의 ‘진짜’ 모습을 보자 소란스러웠던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아내의 비밀을 지켜줘야 한다고 속삭이던 양심도
아내가 무엇을 숨기는지 궁금하지 않냐며 부추기던 호기심도
아내가 너를 속이고 있다며 옆구리를 콕콕 쑤셔오던 의심도
아내의 사랑을 믿지 않는 것이냐고 화를 내던 죄책감도
모두 입을 다물고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는 동안 기지개를 켜던 아내가 나를 발견했고,
그녀는 놀란 듯 투명한 날개를 활짝 펼쳤다가 녹색 불꽃과 함께 내가 아는 모습으로 변했다.


“여.. 여보! 보.. 본거야?”
아내의 목소리를 듣자 침묵했던 머릿속에서 제일 처음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건 배신감이었다.

오늘 아침 나를 껴안아주며 속삭여 주었던 사랑한다는 그 말이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함께하리라 다짐했던 그 맹세가
그리고... 그때의 그 미소가

모두 거짓이었다는 것에 배신감을 느꼈다.


그리고 배신감은 곧 증오가 되어 머릿속을 마비시켰고,
이성의 입에 재갈이 물려있는 동안 내 몸을 조종했다.

나는 장작을 팰때 쓰던 도끼를 입에 물고 열려있는 문으로 들어갔다.


“자.. 잠깐만!”
“...”
그녀의 말을 듣고 나는 도끼를 바닥에 꽂고 걸음을 멈췄다.
그래도 나름 살을 섞은 관계니 마지막 유언 정도는 들어주자는 생각 때문이었다.

... 물론 마음 속에서 울렁거리고 있는 말을 토해내고 싶은것도 있었다.


“당신, 지금까지 날 속인거야? 내 사랑이 맛있게 익기를 기다렸다가 수확하려고?”
말을 하면서도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다리를 떨리게 만드는 이 감정이 나를 속인 그녀를 향한 증오인지 아니면 그녀에게 속은 나를 향한 증오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당신의 사랑을 먹기 위해 접근한건 맞아...”
그녀의 말을 듣고 나는 심장이 썩어들어가는 느낌과 함께 주저앉아 엉엉 울고싶은 기분이 들었지만,
괴물을 마주한 자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도끼를 입에 물고 떨어지지 않는 다리를 움직여 눈 앞의 체인질링을 죽이기 위해 다가갔다.


‘죽일 수 있을까?’
도끼로 나무 외의 것을 찍어본 적은 없지만 해야만했다.
더이상 나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하지만... 단 한번도 당신의 사랑을 먹지 않았어”
아내의 말에 나는 다시한번 멈춰섰다.


“...?”
“당신을 사랑하게 됐으니까...”
내가 ‘어째서?’라고 물어보고 싶은 마음으로 아내를 바라보자 그녀는 이슬맺힌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미소를 지어주었다. 

... 내가 무슨 짓을 하려 했던거지?

순식간에 아내와의 추억을 무서운 속도로 태워가던 증오의 불길이 꺼졌고 남은 잿더미에서 일어난 죄책감이 내게 무정한 짐승이라 소리지르며 내 심장을 쥐어짜자
나는 입에 물고있던 도끼를 떨어뜨릴 수 밖에 없었다.


저 포니.. 아니, 저 체인질링은 내 아내다.

지금까지 배워왔던 ‘상식’이 내 눈 앞에 있는것이 사랑을 알지 못해 사랑을 훔치는 체인질링이라고, 그것을 죽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떨리는 목소리가, 나를 올려다보는 눈망울이, 흐르는 눈물이 그녀는 내 아내라는 당연한 사실을 깨닫게 만들었다.


“지금까지 속여서 미안해... 다시는 당신의 앞에 나타나지 않을게...”
그 말과 함께 아내는 밖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나는 그런 그녀의 발굽을 붙잡았다.


“... 미안한건 나야. 내가 당신을 믿지 못해서 이렇게 된거잖아”
“여보...”
내가 사과하자 아내는 마음이 복잡한 듯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고, 나는 그런 아내를 안아주었다.


갑작스럽게 포옹당하자 당황한 듯 몸을 꿈틀거리던 아내는 나를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나.. 나는 포니가 아닌데 괜찮아?”
“당신의 정체가 무엇이든 상관없어. 당신은 내 아내야”
내 대답을 듣고 아내는 붉어진 얼굴을 가리기 위해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었고,
나 또한 비슷한 이유로 고개를 돌려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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