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자친구랑은 고등학교 1 2학년때까지는 그냥 딱 일면식 정도였다
걔에 대한 나의 인식은 조용하고 예쁜 공부잘하는 애
나에 대한 걔의 인식은 장난기 많고 까불거리는 애
같은학교 이름하고 얼굴만 아는 같은반 된적 없던 친구
그러고 3학년 올라갔을때 같은반이 처음 된거다
알다시피 올해는 개학이 엄청 미뤄져서 단톡방만 있고
아 이런 이런 애가 같은반이구나 정도만 아는 수준이었다
근데 내가 다니던 독서실에 걔가 다닌거였다
이걸 처음 알았을때는 내가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려할때
어떤 여자애가 건물로 들어오길래 엘리베이터를 잡아줬을때였다
걔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감사합니다' 했을때
얼굴이 많이 익길래 '어! 너 3학년 O반 OOO맞지? 나 같은반 OOO야 안녕 ㅋㅋ' 했더니
'아.. 안녕 ㅎㅎ' 이러더라
이때 딱 엔팁 특 도져서는
'너 혹시 친구랑 같이다녀? 같이 밥먹을 사람 없으면 나랑 같이 먹을래? 나 혼밥 싫어' 라고 했고
걔가 엥? 같은 표정 지으면서 '아.. 음... 그...래?'
라고 해서 첫 데이트 성사됐다
그때 먹은 음식이 내가 먹자고 했던 청년다방 이었다
밥 먹으면서 많이 어색해하는것 같길래 내가 거의 리드 했다
학생 답게 공부얘기도 하고 노래얘기도 하고 하여튼 어색한거 깨고싶어서 별에 별 얘기를 다했음
밥을 다 먹고 나와서 내가 '너 노래 부르는거 좋아한다며 노래방 가자 ㅋㅋ' 라고 했고
얼떨결에 따라오게 됐고 그날은 그렇게 마무리 지었다
이때까지만해도 난 별생각 없이 친하게 지낼만한 애 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이렇게 거리낌 없는애 처음이라고 많이 당황했었는데 새로운 느낌이라 재밌었다더라
그 날이 있은 후로 우리는 거의 매번 저녁 같이 먹고
노래방도 자주 가면서 급속도로 친해지게 됐음
얘가 나를 좋아한다는걸 깨달았다는 사건은 이거임
나는 사실 잘 기억이 안나긴 하는데
내 앞에 걔가 있었는데 내가 뛰어와서는 자기 앞에 서서 자기랑 눈 마주치고는 '야 같이가 ㅋㅋ' 이랬을때
많이 설렜어서 '아 내가 얘를 좋아하는가보구나' 싶었다고 했다
나는 이 일보다 아마 몇 주 뒤에쯤 얘를 좋아한다는걸 알게 됐음
얘한테 직접 겪었던 사건은 아니고
친구랑 대화하다가 여자얘기가 나왔을때
친구가 '요즘엔 만나는 여자 없냐? 나는 쒸발 외로워 죽겠다' 이랬을때
갑자기 머릿속에 걔가 스쳐지나갔음
혼자 고뇌하면서 '엥 왜지? 좋아하나...?' 라고 생각하다가
친구한테 '그냥 한명 호감가는애 있어' 라고 말했었다
그날 밤 집에서 내가 그 여자애의 카톡 프로필, 페북을 찾아보고있더라
조금씩 히죽거리면서 말이지
그때 딱 '아 존나 좋아하는것같다' 싶었고
돌이켜보니 걔한테 장난치는게 유독 더 재밌었고
왠지 모를 설레임도 느껴졌었던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날 이후로는 나는 평소대로 행동하고 보이는것도 평소대로 보여줬는데
평소대로 행동하면서도 내 마음이 평소같지가 않아서
깨나 애를 많이 먹었다
그래도 내가 눈치는 빨라서 얘도 나를 좋게 생각하는거 이상이라고는 느꼈고
그때부터 조금씩 썸타기 시작했다
장난의 단계도 머리 쓰다듬어주기 볼 잡아당기기 손목잡고 뛰어가기 등등으로 올라갔다
장난의 단계가 올라가니까 매번 장난 칠때마다
얘의 얼굴이 은은하게 붉어지는게 그 반응이 참 좋았다
그렇게 썸을 한창 즐기다가
어느날 영화관에서 영화 한편을 보게 되었고
그날 밤에 공원에서 얘가 '아 좋다~' 라고 했고
나는 '내가 그렇게 좋아?' 라고 대답했다
이랬더니 얘가 몇초동안 망설이더니
'그냥 날씨가 좋다고 그런건데 ㅎㅎ 생각해보니까 그것도 그런것 같기도 하고?' 이렇게 받아치더라
난 좀 부끄러워할줄 알았는데 이렇게 받아치니까 오히려 내쪽에서 조금 당황했다
정신 부여잡고 '내가 왜 좋은데?' 이러니까 그제서야 얘가 불그스름 해지더니 부끄러워 하더라
그때 엄청 설렜다
얘가 얼마동안 망설이다가 '나한테 잘해주기도 하고... 말도 잘하고.. 아 몰라 짜증나ㅋㅋ 나빠' 라길래
아 오늘이 날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좋으면 고백을 하지 그랬어 ㅋㅋ' 이러니까
'... 야 고백은 남자가 해야지' 라길래
'그런게 어딨어 나는 아직 너 안좋아하는데~?' 라는 뭔 개똥같은 멘트 쳤었다
그랬더니 서운한 표정 지으면서 '그거 진심이야...?' 라길래
내가 '너가 먼저 고백하면 좋아할래' 라는 2차 개똥멘트 날렸음 ㅋㅋㅋㅋㅋ
그랬더니 '그래 그럼 나랑 사귀자 됐지? 이제 나 좋아하는거다' 이러더라
그때 표현이 처음 적극적이었던것 같다
이렇게 그날부터 사귀게 되었고
사귄 이후로부터는 매 시간마다 같이 있으면서 꽁냥대느라 바빴다
나중에 들은 얘긴데 나한테 고백할때 심장이 폭발할것 만큼 부끄럽고 민망했다더라 ㅋㅋ
나도 그때의 능글거림이 평소와는 많이 달랐으니까
그렇게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더래요~
흐어어어엉ㅇ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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