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악이란 무엇인가, 내가 알기론 두 부류가 있었다.

불가피한 사정로 악을 기장해 선행을 하는 이와,

나는 익이 맞는데 너는 위선이니 난 너보다 낫다고 하는 자가 있다.

전자의 위악은 그 어느 시대에서도 찾기 힘들다.

왜냐하면 세상의 비난을 들으면서 선행을 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세상은 많이 이상해졌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착각이라고 하기엔 후자의 위악을 소위 '언더도그마'라 칭하며 찬양하는 이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당장 민희진 건의 경우도 그녀가 사무적인 복징으로 단상에서 조용히 말했다면 절대다수의 사람들로부터 질타를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민희진은 자신의 옹졸한 본질을 위악이라는 껍질로 감쌌다. 예전이라면 이 후자의 위악은 그냥 악보다도 더 추하다고 욕을 먹었겠지만, 이상하게도 대중은 그녀를 시원시원하다며 극찬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에는 한 가지 이유가 있다.

바로 선을 향한 혐오. 몇몇 소수의 뒤틀린 사람들로부터 시작한 '피카레스크'사랑은 곧 나머지 대중들도 기존의 권선징악형 메타포를 어린아이의 망상으로 여기게 하여 한반도 전역에 퍼진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조금 모자르더라도 선을 추구하는 불완전한 성자들보다, 본인의 야만적이고 치졸한 본성을 자제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하나의 멋이라 포장하려 드는 쓰레기들을 좋아하게 만든 것이다.

세줄요약

1. 치졸함을 위악이라 주장하는 병신

2. 그걸 '나쁜 남자'처럼 하나의 매력 요소로 보는 병신같은 분위기의 확산

3. 결국 세상은 정의로부터 한발짝 멀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