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썼던 글을 다듬어 올린다.

나는 2015 여시대란에 대한 글을, 2년 뒤에 10주년이 될 때를 맞이하여 정리를 잘 해서 글을 써 볼 생각을 갖고 있었고, 이 글이 그 목적으로 쓴 첫 번째 글이다.

원제목 : 여시를 2015년에 공영방송에서 고로시할 수 있었던 기회에 대하여

2015년 여시 대란의 일부분에 대해서 다시 remind하는 의미에서 내 기억을 더듬어서 글을 써 본다. 한국의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을 많이 돌아다닌 사람이라면, 아래 방송 캡쳐본을 본 기억이 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방송은 MBC에서 2015년 6월에 방송한 경찰청 사람들 2015라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이다.

보통 유명한 프로그램은 가끔 사람들이 특정 에피소드를 캡처하여 게시판에 올려놓곤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위 짤은 '경찰청 사람들 2015' 방송에서 몇 안되는, 캡쳐까지 된 데다가 사람들에게 알려진 에피소드다.

마지막에 "인생은 끝이 아니에요" 짤로 말이다.

그런데, 이 방송 제목을 지금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심지어 이 '경찰청 사람들 2015'라는 방송은 6개월만에 폐지되었다.

처음에는 오랜만에 부활한다면서 기대를 모았지만 각종 문제로 시청률이 바닥을 기어갔다.

인기 없는 방송인데도 불구하고 왜 유일하게 저 에피소드 캡처본만 남아 있었던 것일까?

그것은 이 에피소드가 방영되는 날짜의 방송을 지켜보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왜, 무슨 이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방송을 지켜봐야만 했느냐면, 2015년 한국인터넷판에서 시끄러웠던 여시대란의 한가운데 시점에서 여시년들이 다른 사이트(SLR클럽)에 소모임 게시판을 파서 그곳에 성인 정보 자료실을 만들어 지들끼리 활동한 사건을, 공중파에서 공론화를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SLR클럽 소모임 성인 정보 자료실화 사건, 나무 위키나 아래 웹 아카이브를 참고하길 바란다.)

https://namu.wiki/w/SLR%ED%81%B4%EB%9F%BD%20%EC%86%8C%EB%AA%A8%EC%9E%84%20%EC%84%B1%EC%9D%B8%20%EC%A0%95%EB%B3%B4%20%EC%9E%90%EB%A3%8C%EC%8B%A4%ED%99%94%20%EC%82%AC%EA%B1%B4

다른 사이트 게시판을 테라포밍하여 지들끼리 돌려먹는다는 충격적 발상은 인터넷을 크게 달궜고,

여/시년들과 척을 지던 수많은 게시판에서 사이버수사대, 고발장, 아카이브 및 나무위키 박제, 언론 제보를 통해 온갖 수를 써 서라도 박살을 내려고 했다.

위의 활동 덕분에 트래픽이 몰려 나무위키가 한국에서 가장 큰 위키가 될 수 있었고,

지금은 일상이 되버린 아카이브 웹, PDF 박제 등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한 시점이기도 했고,

수많은 고발 및 국민신문고 민원 인증 글에서 첫 문장으로 "불철주야 ~을 위해 수고하시는 ~에게 감사드립니다"는 불철주야 드립도 이때 크게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무도갤, 주갤 등에서 페미를 조기에 진압해보려고 했던 사람들은 최선을 다했다.

뭐 어떻게 이렇게 저렇게 하다 보면 답은 나오겠지 했고 기자들에게 전달한 결과 지상파 방송에서 이 일을 실제로 공론화한다고 하자 당시 사람들은 좋아했다.

MBC 경찰청사람들, 3일 여성시대 ‘탑씨’ 사태 방송 : MLBPARK (donga.com)

경찰청 사람들 방영 확정으로 확실해진 것. - 무한도전 갤러리 (dcinside.com)

달라진 경찰청 사람들 포맷 소개해 드림-이번주 경찰청 사람들 - 무한도전 갤러리 (dcinside.com)

근데 이 방송 전에 어떤 내용이 나올까 기사도 나왔지만 방송하기 전에 내용이 급히 변경되었고, 이건 아는 사람만 알려진 사이트에서만 공유되었다.

오늘 탑씨 관련 건은 방송에서 제외 되었습니다. - 무한도전 갤러리 (dcinside.com)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일어난 음란물 공유에 대해 고발된 배경과 진행에 대해서 다루고 싶었으나, 사안에 비해 너무 가볍게 보일 우려가 있고 그냥 훑고 지나갈 문제는 아닌 것 같으니, 심도 있게 다루지 못할 것이라면 빼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는 이유였다.

여시 관련 내용이어야 했을 당일 방송은, 다시 처음으로 아래 사진의 '아동음란물 소탕 작전' 내용 으로 대체되었던 것.

하지만 방송 내용이 바뀐다는 걸 모르는 사람도 많았었고, 글 맨 처음의 방송 사진 캡쳐를 하면서까지 방송을 기다리던 사람들은 실망에 빠졌던 것이다. 봤던 사람들이 많았으니까 이 짤이 돌아다녔던 것이다.

그리고 이 방송은 폐지될 때까지 단 한 번도 다시 여시의 소모임 자료실화 사건에 대해서 다루지 않았다.

나는 이걸 직접 목격했고 한국 언론도 와 존나 답 없다, 여자랑 한 편이라고 생각한 계기가 되었다.

만약에 이 방송을 했다면 일말의 희망이라도 가졌을 텐데, 오히려 안 해서 머리가 빨리 봉합된 것 같다.

여시는 그렇게 쳐맞다가 메르스 사태로 메르스 갤러리가 개설 된 후, 여시 떨거지와 온갖 사람들이 메르스갤러리로 모이고 온갖 용어를 만들어내면서 고농축되다가 흔히 말하는 메갈로 독립했다.

이때 조용히 트위터 하던 페미도 모이게 되면서 트페미가 생겼다.

그들은 악명을 떨쳤고, 2016년에 강남역 사건을 기회로 만들어 시위를 주도했는데, 이들의 행동력을 보고 표가 될 거라고 생각한 좆팔육 정치권과 손잡게 되었으니 말 해 뭐하겠냐.

솔직히 나는 쟤들이 정치권과 손잡는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언론부터 썩어나는 걸 알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