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 익스프레스에 대한 잡설입니다.

보신분들은 모두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차이나 타운과 말타의 매와 같은 클래식 느와르 구조에 일본 유명 애니에 대한 헌사가
잔뜩 들어간 작품입니다만 독립된 작품으로도 전혀 손색없는 오묘하기까지한 영화입니다.

알콜중독의 주인공과 그가 속한 사회에서 배척받는 위치에 있는 주인공의 사이드카가 한 사건을
청부받는데 알고봤더니 이 모든게 의뢰인에서부터 시작된 거대한 음모였고 주인공은 끝까지 장기말에 불과했다는...
때문에 그걸 극복하기위해 열심히 발버둥치지만 결과적으로 주인공들이 할수 있는 일은 없다는것.
겉가지로 작품속 망할놈의 능력자 - 부자와 친분이 있다는것도 클래식 느와르에 흔하게 등장하는 클리셰입니다.

일애니를 이야기하자면 공각기동대의 '인간이 기억- 백업을 외부에 오롯이 저장할수 있게 되면서부터
인간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새롭게 정의 해야한다는 조금 진부해진 소재가 내내 등장하는데
사실 사상만이 아니라 공각기동대 빼박인 장면이 넘쳐나요. 브레인파머의 두뇌 복제는
공각기동대의 전뇌복사 장면이고 막 보스인 사족보행전차디자인은 말할것도 없죠. 원작과 반대로 막보스가
유기체로, 그에 대항하는 주인공은 무기체로 묘사된 점에서 감독의 위트가 느껴집니다.

로봇들의 행진은 로봇카니발을 떠올릴수도 있지만 꿈꾸듯 행진
한다는 느낌 때문에 곤 사토시의 파프리카와 좀더 가까워 보입니다. 현실세계가 엉망이 된다는것도 닮았습니다.
시각장치에 의한 허상이긴합니다만 대기조건과 풍경조차 모두 디자인된 세계는 아키라의 네오도쿄와 유사합니다.

그리고 감독이 유명해진 뮤비때부터 그의 작품에 늘 등장하는 러브크래프트적인
유기체 모델의 디자인들도 빼놓고 말할수 없습니다. 몇몇 평론가들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엑스페리먼트를
떠올리던데 전 크툴루가 생각났습니다. 아니면 데이빗린치의 듄에 등장하는 길드의 항법사가 어울리겠군요.
청부업자중 칼날손과 준의 합성체는 t-1000과 에일리언의 비숍일테구요.
무엇보다도 마지막 피날레는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그대로 빌려왔다해도 무방합니다.

사실 가장 좋았던건 반갈죽된 준의 합성인간이었습니다. 애니에서 머리가 반으로 쪼개진채 말과 행동을
멀쩡하게하는데 위화감이 없던 캐릭터는 처음 봤네요. 게다가 작품속에서 문제해결의 키로 활약까지합니다.
제레미페랭 진짜 너무 마음에 듭니다. 이거 시리즈물로 만들어도 좋지않을까요?
감독의 전작인 라스트맨 프리퀄처럼 같은 세계관의 오리지날 스토리로 장편 기획도 얼마든지 가능해보입니다.


몇몇 설정오류로 보이는 장면이 존재하는데요 노린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준의 암살장면에서 총격을 받은 차의 충격완화제가 터지지않은점,  카를로스가 전처의 집으로 찾아갈때 전처가 그의 방문을 모르고
문을 열어주는점, cctv 또는 감시장치에 알린과 카를로스가 자신들이 노출되어 있음을 알고 귓속말을 하는것- 차라리 대화방을 파는게
좀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싶긴한데 이야기 전개를 쉽게 받아들이도록 관객을 위해 마련한 영화적 장치로 생각하고싶네요.

다만 준의 아버지가 첫만남에서 뒤축을 붙이는 인사 장면은 느와르의 장치로 볼게 아니라 개그로 봐야 옳지 싶습니다.
아니면 이 강화인간도 전뇌 세뇌를 받았을까요?


다음은 궁금했던 점입니다.

몸이 해체된 카를로스는 백업으로 되살아났을때 자신의 죽음을 어떻게 떠올렸을까요?
사망순간이 생각나지 않는다는데 그것은 데이터상에서 삭제된 것일까요, 온전한 기억일까요?
심지어 이곳에선 의사의 의료행위조차도 기계의 업데이트에 의지하는데 그들이 백업해서
되살아난 존재는 자신을 사망 전의 자신으로 동일하게 받아드릴수 있을까요?
준과 이세계 사람들은 자신의 백업을 얼마나 가지고 있을까요?
알린은 어떤이유로 카를로스의 백업과 페어를 유지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그녀는 자신을 백업하는 유혹을 어떻게 이겨낼까요?
만일 자신의 백업이 죽는 모습을 또다른 백업이나 오리지날이 보게 된다면 그 모습은 어떻게 다가올까요?

이미 복제되어 합성인간에 깔기만하면 얼마든지 생명 유지가 가능하니 베릴의 대사처럼 결국엔
자원적인 문제만 남게 됩니다. 이런 유물론적 세계관에서 삶과 죽음은 무슨의미를 가질까요?

첫장면에서 가장 신났던 사람들은 퍼리들이지 않았을까요? 합성체의 피부를 벗겨 세탁이 가능하다니
포장변경(?)은 말이 필요없겠네요.

 



한가지가 추가입니다. 안드로이드의 탈옥은 걸스라는 아포칼립스물로 유명새를 떨친 조나단 루나의
알렉스앤 에이다란 그래픽 노블이 먼저 소재로 써먹었습니다. 다만 거기선 남녀간의 사랑에 방점을
두기때문에 영화 her처럼 사유의 확장성을 가진 제레미페렝쪽이 훨씬 좋습니다. 

마익스 진짜 강추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