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이라 가독성 병신인거 이해좀

걍 멍때릴 때 든 생각들을 정리한거에 가까움

이게 유일한 해석이라는 건 아님

1. 작품은 기본적으로 정신분석학을 깔고 간다.

크라이시스 융의 주제가 정신분석학에 기대고 있음은 표면적인 레벨에서 드러난다.

- 크라이시스 융이라는 제목은 칼 융에서 따온 것으로 보임

- 주인공이 매화 마다 특정 적에게 패한 후, 정신상담을 받는 듯한 씬이 나오고, 파워 업 한다.

(누워 있는 환자, 상담하면서 노트 필기하는 의사 캐릭터)

2. 아니마와 아니무스

칼 융의 정신분석학에서는 아니마와 아니무스를 이야기한다.

아니마는 남성의 여성적인 면, 흔히 갬성이라 불리는 것이고 아니무스는 여성의 남성적인 면, 로고스(이성)이다.

작 중 주인공인 융이 남자다 보니 아니무스 보다는 아니마의 묘사가 집중적으로 나온다.

융(캐릭터 말고 정신분석학자)은 아니마가 남성안의 여성적인 측면이지만, 이것을 가진다고 남성성이 거세되는 것이라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남자가 자신의 남성성을 발전시키기 위해, 자신의 아니마를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여자도 아니무스를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여야 진정한 여성상이 된다고 한다.

즉 테크트리를 하나만 타는게 아니라 둘다 찍어야 완벽한 인간상이 된다는 것이다.

아니마는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가족관계 하에)자신의 어머니한테 영향을 받으며, 후에 자신의 연인한테 영향을 받는다.

융이 변신을 할때 슴가가 생기고, 젖이 분비되고, 매니큐어 칠해진 손톱이 자라나는 것은

남성이 자신의 아니마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을 표면적으로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작품의 시작과 함께, 건강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두 남녀가 소개된다.

시작한지 2분도 안 지나서 개뜬금 세상이 망하고, 남녀의 관계는 나락으로 치닫는다.

세상이 망하면서 나타난 작은예수는 남성적인 형태로, 주인공의 여친을 제일 먼저 표적으로 삼는다.

주인공 여친의 머가리만 취한 후, 해당 머가리를 신전으로 만들고, 육신은 내다 버린다.

아브라함 계통 종교 영향을 받은 유럽권에서 육신이 신전으로 묘사 되곤 하는 것을 고려하자

머리는 이성, 즉 로고스를 뜻한다. 이 머가리 신전에 거처하게 되는 것은 남성 형태인 작은 예수이다.

머릿속에 거처하는 작은 예수가 곧 주인공 여친의 아니무스이며, 버려진 육감적인 육신은 융(캐릭터)이 기억하고, 융이 여친에게 빠지게 된 여친의 여성성이다.

무슨 계기로 둘 사이에선 싸움이 생겼고, 그것으로 인해 융이 알던 여성적이기만 한 여친의 캐릭터성이 사라졌으며(머가리 뽑혀 죽음)

작은 예수의 외관이 흉측한 것은 남녀간의 싸움 후 서로에게 실망한 상태에서,

융의 입장에서 상대방이 사랑스러웠던 누군가가 아니라 괴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융은 절망하게 된다.

융(정신분석학자 캐릭터 말고)의 정신분석학에 등장하는 개념 중 "그림자"가 있다.

융은 모든 이야기엔 영웅과 빌런이 있다고 하는데,

인간의 자아에는 자기자신이 영웅이자 빌런이며

그 빌런은 자아의 그림자에 거주하며, 그림자에 속하는 마음 상태 중 하나가 폭력이다.

칼 융의 정신분석학에 기초한 세계관에서, 여친의 자아가 동시에 히로인이자 빌런 역할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융은 자신의 글에 직접 "대면하기 싫은 자아"라는 표현까지 사용한다.

작은 예수가 여친의 아니무스라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잠시 10화와 9화를 떠올려 보자

10 화에서 신체가 복구된 여친이 가장먼저 하는 일이,

작은 예수를 잡아먹는 것이고, 작은 예수는 이를 덤덤히 받아들인다. (작중 잡아먹는 행위는 해당 인물의 주요요소를 흡수 하는 것으로 이미 성립이 됨)

잡아먹기 전에는 여친의 눈에 동공이 없다가, 잡아먹고 동공이 생기는 것도 포인트다(이성, 로고스가 생김)

작은 예수는 여친이 완벽한 여성성+남성성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받아들여야 할, 그녀의 아니무스이다.

여친이 완벽한 여성이 된 모습은 마치 헬레니즘 조각에서 볼법한 백색의 거인으로 나타난다.

쁘띠 예수라는 작명도 결국 구원과 연결된 이름인 것이다.

9화에서는 작은 예수가 갑자기 거대한 혼약반지를 가지고 온다.

(융과 여친 둘 다 나중에 거대화 하는 것을 기억하자)

반지를 융에게 주고 갑자기 결혼식장 대사를 읊다가 (아직 완벽한 남성이 되지 못한 융을)마지막에 거절한다.

이 또한 작은 예수가 실은 여친의 내면 중 하나라는 것을 드러내는 장면이다.

세상이 망한 것은 연애중인 남자와 여자 둘만의 세계가 깨진것을 묘사한 것이고

그렇기에 융이 활보하게 되는 광활한 대지는 융의 심상이라고 생각된다.

작중 캐릭터가 아무리 여자라고 설명되어도 다들 하나같이 수염이 나고, 남자처럼 생겨 먹은 것은 이 때문이다.

융의 심상을 구성하는 일원들은 아니마에 너무 치우치면 여성형이 되어버리고,

너무 남성성에만 치우치면 남근이 전기톱이 되는 근육남이 된다.

심상 속 인물들, 즉 융의 내면에서 존재하는 성격들이기 때문에(유사 인사이드 아웃) 융이 잡아먹는 행위(해당 마음의 상태를 받아들이는 일)를 함으로서 해당 인물의 속성을 체득할 수 있다.

융이 무찌르던, 잡아먹던 해서 배우는 애정/관용/믿음 기타 등등의 마음의 상태가

융이 최후에 자신의 아니마를 내면화 하고, 여친과 화해하기 위해 필요한 마음의 상태들이다.

최후에 밝혀지기를, 융의 심리상담을 해주던 정체불명의 존재는 융 자신이었다.

융의 최후 상담을 받을 때, 융은 여성의 육체를 취하고 있고(아니마)

이를 남성의 육체를 한 심리상담사 융(융의 남성성)이 상담을 받던 여성적인 육체를 잡아 먹는다.

여친과 마찬가지로 백색의 거인인, 완벽한 남성상이 된다.

거인화가 되기 전의 융이 아무리 여친한테 달라붙어도 여친은 존재조차 느끼지 못했지만,

융이 거인화를 하고 나서(완벽한 남성상을 얻고 나서)

섹스를 하고, 둘은 화해를 하며 융의 심상은 다시 유토피아가 된다.

3. 폭력?

크라이시스 융에서 강조되는 마음의 상태 중 하나는 폭력이다. 폭력은 융이 최초로 의존하는 마음의 상태이자, 작은 예수도 여친에게 흡수되기 전까지 계속해서 사용한 마음의 상태이다.

폭력은 싸움이 벌어질 경우 남녀 모두 가장먼저 의존하게 되는 감정 표현의 수단이며,

폭력으로 사용하는 펀치 러쉬는(기술명 까먹음) 전기좆남들 상대로는 먹히지만

나중에 작은예수가 직접 보내는 적들은 기본적으로 분노 기술에 면역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매번 꿋꿋이 사용하는 게 러닝조크 수준이다.

즉 폭력은 답이 아니다. 이건 대사로도 나오니 놓치기 힘들었을 것이다.

마지막 화의 제목은 폭력을 넘어서이고, 마지막 화에서 여친과 포풍섹스를 하는 것이 나오니

답은 폭력이 아니라 사랑, 섹스이다.

최애캐랍시고 보전깨나 시키는 짤을 그리는게 아니라

농후한 사랑을 나누는 짤을 그리는게 모두에게 이롭다는 것이다.

암튼 쳐웃기도 좋고, 간만에 생각할만했던 애니였음

요약

남자랑 여자랑 싸웠다가 섹스로 화해했다는 좋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