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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팬픽] 번역/ 에반게리온 제노사이드 13-3

ㅇㅇ(14.6) 2021.10.15 21:48:29
조회 589 추천 20 댓글 15
														

오늘건 살짝 짧음. 다음 에피소드가 꽤 길어서 분량 조절하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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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화)








15분 후, 나카지마 준이치가 제3 신동경시행 주도로로 이어지는 다리에 서있었다. 미사토는 근처 길가에 차를 세우고 내렸다. 그는 굳은 얼굴로 난간에 팔을 괴고 있었다. 입고 있는 검은 제복이 음산하고 위협적인 분위기를 풍겼지만 미사토는 그가 별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걸 알고 있었다.


사실 저번 만남이 그렇게 끝난터라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도 확신이 없었다. 그의 제안을 너무 철저하게 거절해버렸으니 그가 똑같이 나와도 이상할게 없었다. 그가 원한을 품는 성격이라면 미사토에겐 별 기회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카츠라기 소령님." 나카지마가 난간에서 팔을 떼고 허리를 펴며 말했다. "급한 일이 뭡니까?"


"이렇게 만나줘서 고마워요." 미사토는 저번 일에 느끼고 있는 미안함이 목소리에 묻어나지 않게 주의했다. 나카지마의 옆으로 걸어가 난간에 기대선다. "저번에는 제가 좀 심하게 굴었죠."


"신경 안쓰셔도 됩니다. 오늘은 무슨 일이시죠?"


"제가 실수한 것 같아요." 미사토가 운을 뗐다. "당신 제안 최소한 들어보긴 했어야 했는데."


나카지마는 미사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고개를 젓고 있었다. "아니요. 제가 주제넘은 짓 한거였습니다. 그런걸 요구할 자격은 없었으니까요. 그저 ... 제가 하는 일이 다 그렇습니다. 제 목적을 위해 남들에게 호의를 요구하는 것. 아버지 닮아서 그런가봅니다."


미사토는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었다. 미사토 본인도 자신의 목적을 위해 남들에게 총을 들이대봤으니까. "당신이 말했던 거래, 세부사항은 어때요?"


"진심이십니까?" 나카지마의 눈이 살짝 커졌다.


미사토는 손을 들어올려보였다. "아무것도 확정된건 없어요. 내게 정보가 없으니까. 그래서 물어보는거에요."


"알겠습니다." 나카지마의 목소리엔 숨기지 못한 실망감이 묻어났다. 새롭게 솟아난 기대감이 냉정한 현실 앞에 꺾인 것이리라.


"당신 발상 자체는 옳을지도 몰라요. 방식이 조금 잘못됐지. 나도 들을 준비는 안됐던것 같고요. 저번 주에 있었던 일 이후론.. 얘기 들었어요?"


"본부 전체가 흔들리더군요. 왜 그랬는지는 소문만 조금 들었지 아는게 없습니다."


그럴만도 했다. 대부분의 정보는 공표되지 않았으니까. 그건 지금 중요한 일도 아니었다. 지금 중요한건, 미사토가 또 잘못된 선택을 했었다는 것, 불편한 질문을 하느니 편하게 있는 길을 따라가는 것을 선택했었다는 것, 정말 소중한 것들보다 무의미한 의무를 앞에 세웠다는 것이었다.


에메랄드 서판에 대해 설명해줌으로서 리츠코가 정말 확실히 해둔게 있었다. 이곳에서 아스카의 생명에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것. 아스카는 실험실 쥐 같은 존재라 사용 후 버려지는게 당연한 존재라는 것이었다.


몸이 떨려오려고 했다. 미사토는 아직도 리츠코가 아스카에게 그런 짓을 했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었다. 아스카의 안위에, 아스카에게 갈 영향에 대해서는 조금의 고려도 하지 않은 것 같았다. 아스카에게 혹시 지금도 손상이 남아있는건 아닐까? 서판과의 접촉이 영구적인 영향을 남겼을수도 있는걸까? 감정적인 영향은? 검사를 통해 알아볼 수도 없는 일 아닌가.


더 소름돋는 생각이 떠올랐다. 아스카가 요즘들어 보이는 행복한 모습도 사실 그런 정신적 손상의 결과라면? 아니다, 그정도 일은 신경 검사에서 걸러졌을 것이다. 뭔가 위화감이 있으면 아스카 본인도 말했을거고.


그래, 미사토 내면의 목소리가 치고 들어왔다. 아스카가 그렇게 쉽게 자기 감정 털어놓는 애긴 해.


아스카의 행복의 근원이 어딘지는 나중에 고민한다치고, 이번 끔찍한 사태로부터 미사토가 얻은 긍정적인 결과가 하나 있었다. 지금 하려는 결정을 강요받은 것.


"내겐 아이들에게 미래를 가져다줄 의무가 있어요. 언제나 잘해왔던건 아니에요. 시간을 되돌려서 바꾸고 싶은 일들도 너무 많아요. 지금 같은 상황이 되서는 안되는거였어요.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방기해선 안되는거였던거에요."


"제가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건 미사토도 이제 알고 있었다. 직설적으론 말하지 않았지만. 남자란 원래 그렇게 굴곤 했다. "제가 기대하고 있던 거래는 당신과의 접선을 대가로 미코와 게이코의 신변을 확보받는 것이었습니다."


그 부분은 미사토도 이미 생각해둔 부분이었다. "당신 사람들한테 연락해요. 내가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미코와 게이코를 데리고 도망가고 싶다고 했죠? 나도 똑같다고 전해요. 아이 둘 데리고 걔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곳으로 가고 싶어요. 그게 내 책임이니까."


미사토는 나카지마를 보지 않고 말했다. 대신 미사토는 먼 거리에 보이는 피라미드를 바라봤다. 센트럴 도그마를 처음 봤을때 얼마나 경외감에 사로잡혔었던지. 인류의 종말에 맞서는 마지막 보루로 우뚝 서있는 콘크리트와 강철의 피라미드. 이제는 이집트에 세워져 있는 원본들과 별 다름이 없게 느껴졌다. 무덤. 죽었고 텅 빈 무덤. 마치 미사토의 내면과 같이.


"에바는 어쩌고요?" 나카지마가 되물었다. "사도는 누가 막습니까?"


"그런건 다 거짓말이에요. 17 사도가 마지막 사도였어요. 뒤이은 사도들은 중국이 A호기를 기동시켰을때 뭔가가 잘못되서 생겨난 인공적인 창조물이에요. 확실한 정보니까 믿어요. 에메랄드 서판이 그 음모의 일부였어요. 일종의 무기화된 인터페이스 프로그램이었고, A호기를 오염시킨 것도 서판이었다고 해요. DNA의 재구성도 가능하다고 리츠코가 그랬으니 아마 그 비슷한 방법을 쓴거겠죠." 미사토는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파형 패턴으로 따질 것 같으면, A호기와 그 이후 사도들은 한번도 사도로 확인된적이 없어요. 패턴 분석이 불가능했으니까."


나카지마는 입을 쩍 벌리고 공포와 불신 사이의 어딘가에 위치한 표정으로 미사토를 바라봤다.


"그런 물건을 2호기에도 집어넣어놨어요." 미사토는 아직도 나카지마를 보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리츠코가 나쁜 짓 한게 한두번은 아닌거 알고 있지만 다른건 몰라도 이건 절대 용서할 수 없어요. 아스카가 게이코를 공격한 것도 서판 때문이었던게 확실해요. 도시 하나를 증발시킨적도 있으니-"


"잠깐만요, 지금, 네르프가 사도들을 만들어냈다고 말씀하시는겁니까?" 나카지마의 목소리에 분노가 묻어났다. 이해할만한 일이었다. "북경에서만 50만명이 죽었습니다!"


그가 미사토를 비난하려고 든다면 막을 방법도 없겠지만, 미사토 본인도 남의 악행에 책임을 지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누구 잘못인지 주저없이 손가락으로 가리켜줄 것이다. "네르프가 그런게 아니에요. 이카리 겐도가, 아카기 리츠코가 그런거지."


"게이코는..." 나카지마는 몸을 돌리고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이건, 정말..." 다시 미사토쪽으로 몸을 돌리자 눈에 눈물이 고여있는 것이 보였다. 미사토는 그를 외면했다. 그가 감정적으로 무너지는 것을 보면 자신도 그렇게되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게이코는 평생 불구로 살아야한단 말입니다!"


미사토는 그가 진정할때까지 기다렸다. 생각해보면, 신지와 아스카도 외양은 멀쩡할지언정 내면으로는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할 불구였다. 그렇다고해서 미사토의 애정이 변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소중함이 덜하단건가요?"


"네?" 나카지마는 손을 내리고 잔뜩 인상을 썼다. "아니요. 전혀 아닙니다."


"에바와 연관된 사람들은 모두 불구가 됐어요. 신지가 예전에 저한테 그런적이 있어요. 자신이 에바에 타면 언제나 누군가가 다친다고. 얼마나 정확한 말이었는지 스스로도 잘 모를거에요. 에바는 인류의 구원이지만 동시에 재앙이기도 해요. 그게 에반게리온의 비극이란거죠."


나카지마가 한걸음 다가와 미사토의 코앞에 섰다. "이것들, 증명할 수 있습니까? 인공 사도들, 그리고 중국 이야기?"


"방법이 있을거에요. 만약 방법이 마땅찮아도 증언은 할 수 있어요. 특정 집단에겐 그것만으로 충분할거에요. 방금 말한 것들만 있는 것도 아니고. 몇달동안 조사해둔게 있어요. 당신, 세컨드 임팩트의 진상에 대해 알아요?"


나카지마가 고개를 저었다. "소령님, 이정도 정보면 어떤 조직과도, 어떤 거래도 가능할겁니다. 하지만 그렇게하시면 네르프가 끝장납니다. 소령님이 여태 몸바쳐온 모든게 끝난단 말입니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네르프는 이미 끝났어요. 리츠코 말대로라면. 난 이 조직에 바친게 많으니 이제 좀 가져가도 된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은요? 아이들과는 대화 해보셨습니까?"


미사토는 입술을 깨물었다. 이 주제에 비하면 음모를 꾸미네마네 하는건 차라리 쉬운 부분이었다. "아직이요."


"소령님, 제가 거래 얘기를 꺼냈을때 미코에게 미리 상의했냐고, 게이코의 입장은 생각해봤냐고 물으셨지 않습니까. 제가 그러지 않았다고 하니 이기적이라고 하셨고요." 나카지마가 미사토의 앞으로 걸어와, 센트럴 도그마쪽 시야를 가로막았다. 그는 정색하고 있었지만 화난 기색은 없었다. "정말 아이들을 위해 내리신 결정입니까? 아니면 자신의 감정적 만족을 위해 이러시는겁니까?"


"만족감 같은건 아니에요." 미사토는 한숨을 내쉬었다. "신지의 얼굴을 볼때마다 속에서 뭔가가 비틀리는 것 같아요. 죄책감과 고통과 슬픔이 뭉쳐진 공이 뱃속에서 굴러다니는 그런 느낌. 게다가 신지는, 사랑에 빠졌어요. 그렇게 모진 일들을 겪고도, 그렇게 끔찍한 일들을 강요당하고도, 사랑에 빠진거에요. 아스카도 그렇고요. 그 아이들에겐 기회가 필요해요. 내가, 기회를 줘야하는거에요. 내 영혼을 팔아서라도 그렇게 하겠어요. 더는 이대로 보고 있을 수도 없으니까요."


그의 얼굴에 떠오른 동정심을 보니 더이상 아무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그도 같은 이유로 행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곧바로 연락해보겠습니다. 일정을 잡는데는 며칠 걸릴 수도 있을겁니다."


"고마워요." 미사토는 속으로 다시 한번 마음을 굳혔다. "누구든 상관은 없지만, 당신네 사람들이란게 구체적으로 누구에요?"


"사토 히데토시라고 합니다. 제 아버지 친구죠. 애셜론 휘하에서 교토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미사토는 이마를 찡그렸다. "애셜론? 미국인이에요? 영국? 캐나다?"


"미국인입니다." 나카지마는 미사토의 입가에 걸리는 비웃음에 놀란 얼굴이 됐다.


"웬지 그럴 것 같았어요." 미사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게 있었다. 예전에 개인 신상파일에서 읽어두고 잊었던 정보를 레버리지로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찾아볼게 있으니 가봐야겠어요. 사토한테서 연락 받으면 지체없이 곧바로 말해줘요. 시간 끌수록 노출될 위험만 커지니까." 미사토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이건 한번 시작하면 돌이킬 수 있는 종류의 일이 아니었다. 다시 한번 마음을 굳게 다진다. "우리 이제 한 배를 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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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플롯 큰거 하나 떨어졌다 ㅇㅇ


미사토가 생각하는 레버리지는 아스카의 신분임. 얘 아버지 랭리가 미국 시민권자였기 때문에 아스카한테도 미국 시민권이 있거든


내일은 좀 바빠서 핫산 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는데 만약 한다면 GOWR 갈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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