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미국적인 색채 넣으려다+ 애매하게 철학적인 부분 넣으려다 개같이 실패한 느낌임. 

폴아웃 시리즈 전부가 아토믹펑크 시대, 미쳐 날뛰는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게임인데 뭔 개소리야 싶은데 개인적으론 위 생각을 벗어날 수가 없음.

폴아웃 4 이전의 다른 게임들은 전쟁전 미국은 그냥 배경설정일 뿐, 모든 게임은 "그 이후" 를 다루고 있음.

폴아웃 3: 전쟁 전 미국 정부가 살아남아서 물에 바이러스 풀어서 황무지인들을 모두 죽이려고 하니까 브오후가 엔클레이브 뚝빼기 깨고 모두들에게 신선한 물을 나눠줬습니다! 해피엔딩!

뉴베가스: 전쟁 전 신조차 모독하는 사상 최대의 천재가 핵을 대부분 요격해서 사람들이 덜죽어서 NCR이라는 새로운 민주주의 국가가 만들어짐. 근데 깡통놈들이 기술 약탈하려고 시비걸었다가 역관광당함. NCR이 기세를 몰아서 황무지로 진격하다가 점령지가 너무 넓어진 상황에서 왠 미치광이 로마빠들한테 털리고, 부활한 전쟁 전 천재놈이 제대로 삥 뜯으면서 힘에 굴복당하며 배달부 오기 전까지 울안한 대치가 이어짐.

그런데 폴아웃 4는 다르지. 폴아웃 4를 해보면 깨닫는거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굉장히 노골적으로 두가지 요소를 주제로 하고 있음.

첫번째로, 서로를 믿을 수 없는 내부의 적. 신스라는 초월적인 존재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경계하는 상황이 이어지며 아예 DLC 하나를 이걸로 해먹기까지 함.

두번째로 미국 독립전쟁. 미니트맨이야 당연히 그렇다고 쳐도 레일로드도 노예 해방론자들을 대변하는 세력인 셈. 깡통군단이랑 신스성애자들은 잘 안맞긴 한데 개인적으로 브오후는 침략군이라는 존재랑 거대한 군벌세력이라는 점에서 영국같다고 생각하긴 함.

어쨌든 이 때문에 폴아웃 4는 전통적인? 다른 폴아웃 시리즈와 굉장히 괴리되는 분위기를 낼 수 밖에 없음. 다른 것들은 전쟁 이후를 다루는데 얘 혼자 전쟁 이전의 전쟁을 오마주하려고 하고 있으니까.

거기에 더해 다른 폴아웃 시리즈들이 전쟁 이후의 아포칼립스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분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반해 여기는 살아남는건 쉬운데 신스라는 거의 초과학 수준의 무언가로 인해 서로가 서로를 못믿는다는, 80년대 SF 공포소설에나 나올법한 이야기를 주요 주제로 하니까 더더욱 다른 폴아웃 시리즈들과 이질감이 들 수 밖에 없다...

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함.